나를 위한 짧은 메모 9#사랑 받아온 사람

by 난동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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몇 해 전, 우울증과 불안장애 진단을 받기 전까지.

아니,
진단을 받고 나서조차도
나는 여전히 '밝은 사람', '살면서 큰 어려움 없이 자라온 사람', '어느 누구에게나 사랑받는 사람'이라는 말을 들었다.


그 정도로 나는 어디에서든, 누구를 만나든 항상 밝게 웃었고, 친절했다.

어린 시절부터 지금까지, 나는 마치 티끌 하나 없이 분에 넘치는 사랑을 받으며 자란 아이처럼 행동했다.


그냥, 그렇게 살아왔다.
아마 그게 나를 지키는 방식이라고 믿었던 것 같다.


고등학생 때였나, 한 친구가 말했다.
"너는 진짜 사랑 많이 받고 자란 것 같아. 집도 잘 사는 것 같고."


그래서였나 보다.
그 후로도 나는 계속 그런 사람인 척,

그런 삶을 살아온 척 하며 지냈다.


어쩌면
나와 맞지 않는 옷을 입고 살아가느라
숨이 턱 끝까지 차오르고 있었던 것도 모른 채,


숨을 헐떡이면서도 그렇게 웃고 다녔나 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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