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건한 몸짓의 그녀들
어느새 시간은 나를 관통해서 지금 여기 이 공간, 이 시기에 머물게 만들었다. 햇살이 주는 자연의 아름다움과 존재 그 자체가 주는 숭고함 속의 아름다움이 나의 세계를 하염없이 상승시킨다. 오늘은 팥죽 가게에서 팥죽을 먹는 나이 지긋한 두 아주머니를 보며 아름다움을 느꼈다. 뜨거운 팥죽을 호호 불며 먹는 그들의 입김과 정성스레 한 숟가락 떠먹는 그녀들의 경건한 태도에서 삶에 대한 의지가 느껴졌다. 자신이 누구인지, 무엇을 사랑했는지 조차 잊어버린 이 욕망의 세계에서 그녀들의 그 꼿꼿한 허리와 저벅저벅 걸어가는 굳건한 한 걸음이 누군가를 사랑하고, 지켜주며 보듬고 살아왔지 않았을까란 희망의 순간들로 떠올랐다. 분명히 그녀들은 그 작은 몸짓으로 과거부터 현재, 미래까지 자신의 가족들을 지키며 살아갈 것이다. 마치 나의 작은 영웅 어머니처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