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는 게 공부
오후에 빵가게를 다녀오다가 앞서 가던 청년 둘이 나누는 이야기를 듣게 되었다. 올해가 지나면 삼십 대가 되는 것이 믿어지지 않는다는 남자의 푸념에 함께 걷는 친구도 동조하며 같은 푸념을 했다.
스물아홉에 서른이 된다는 것은 정말 믿을 수 없는 사건이 아니겠는가. 서른이 되면 책임 있는 어른이 되어야 한다는 생각이 들지만 막상 자신을 돌아보면 이뤄놓은 것이 하나도 없는 느낌. 그래서 불안하고 초초 해지는 나이가 그때인 것 같다.
남자들의 이야기가 흥미로워 귀를 더 쫑긋 세우고 적극적으로 이야기를 훔쳐 들었다. 한참 나이에 대한 푸념을 늘어놓던 이들은 문득 공부법에 대해 이야기를 했다. “근데 너 공부법 좀 알아?”라고 말을 꺼낸 청년은 공부법을 몰라 고생을 많이 한 것 같다면서 이제 조금 감이 오는 것 같다고 했다. 옆 친구 역시 공부법을 잘 모르겠다고 대답하면서 유튜브에서 본 공부의 달인들은 모르는 것이 있어도 그냥 전체적으로 파악하고 다음 단계로 넘어가라고 하는데 자신은 그게 잘 안된다고 했다. 어느 날을 막힌 문제 때문에 이틀을 꼬박 진을 뺀 적도 있다고 말하며 웃었다.
학교를 15년이나 다녔는데 공부법을 뒤늦게 배워야 한다는 것은 무엇을 뜻하는 것일까? 청년들이 게으르거나 아둔해서 공부법을 모르는 것은 절대 아닐 것 같은데.. 그러는 나는 공부법을 제대로 알고 있는 걸까? 단순히 시험에 빨리 붙는 법으로서의 공부 방법이 아니라 세상의 이치를 조금 더 잘 이해하는 공부법이라면 나도 좀 배우고 싶다.
걱정 말라고, 나는 오십인데도 아직 공부법을 모르겠다고, 그 청년들에게 말을 걸고 싶었지만, 공부법뿐 아니라 사회생활의 기본도 모르는 아줌마 취급을 받을 것 같아 서둘러 빵집 쪽으로 길을 틀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