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최오도 Jun 05. 2022

첫 교정지를 받았습니다

등산과 퇴고

새벽 2시부터 시작한 설악산 등반은 무려 14시간 만에 마무리되었습니다. 생각보다(?) 무섭고, 힘들었습니다. 졸리면 어쩌나 했는데,  긴장 넘치는 산행 코스 덕분에  잠을 못 잤다는 사실은 쉽게 잊어버리게 되었습니다.


발끝 하나   디디면, 집채 만한 바위들 아래로 굴러 떨어져, 삽시간에 지상에서 사라져 버릴  같아, 집중  집중. 공룡능선의 비경은 제대로 즐기지도 못하고 등산화 끝만 보며 걸었습니다.  사서 고생이란 말이  어울리는 산행이었죠.


늦은 밤 집에 왔는데, 창비’ 출판사에서 보낸 교정지가 도착해 있었습니다. 지난달 탈고해서 보낸 원고가 마침내 교정교열 전문가와 창비 편집부의 1차 교정을 마치고 제게 돌아왔습니다.


운 좋게 브런치 대상을 받고, 창비에서 첫 책을 출판하게 되면서, 신나서 입이 헤 벌어지고 으쓱으쓱했었는데, 퇴고 시작하면서 어깨가 자꾸 움츠러들었습니다.

 

‘탈고’가 원고를 마치는 것이 아니라 고통에서 해방되는 과정임을 알았습니다. 원고를 쓸 때 장거리 산행의 기억이 큰 도움이 되었어요. 크고, 험한 산맥을 한발 한발 걸어서 올랐던 기억으로, 한 줄씩, 한 문장씩 쓰고, 고쳤습니다.


7월 8일 출판까지 교정 작업을 잘 마무리하고, 창비와 카카오 브런치 팀이 제안하는 홍보 활동에도 잘 참여할 수 있도록 응원해주세요. 책을 여러 권, 수십 권 내신 분들 도대체 왜 그러시는 건가요? 사서 고생 뻔히 알면서 무박 산행을 따라나서는 그런…. 마음과 비슷한 건가요? ^^

매거진의 이전글 견뎌야 하는 시간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