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들은 "안 돼"라는 말을 듣는 걸 좋아한다고?

by 틈 사이의 온기

지난 단원에서 아이에게 현실, 즉 외부세계를 차근차근 소개해 주는 것의 중요성에 대해 이야기했습니다. 위니코트에 따르면, 현실을 소개하는 방법 중 하나는 "안 돼"라고 말하는 것입니다.


위니코트는 "안 돼"에 대해 아이가 받아들일 수 있는 수준에 따라 발달을 세 단계로 구분하여 제시했습니다.


첫 번째 단계는 부모가 전적으로 책임지는 단계입니다. 이 시기에는 아이를 향해서가 아니라, 세상을 향해 "안 돼"라고 말하는 시기입니다. 다르게 표현하면, 아이 입장에서는 모든 것이 다 허용되고, 자기 뜻대로 모든 것이 다 이루어지는 시기라고도 볼 수 있습니다(하나의 거대한 "그래"의 시기). 부모가 세상으로부터 안전한 둥지를 만들고, 외부의 것들이 절대로 둥지의 벽을 넘어오지 못하도록 자신감을 가지고 방어하는 시기입니다. 즉, 동물들이 새끼를 낳고 극도로 예민한 상태에서 주인조차 자기 새끼들 근처에도 못 오게 경계 태세로 24시간을 지키는 모습과 비슷하다고 볼 수 있습니다. 이처럼 첫 번째 단계는 언어와 연관이 있다기보다는, 부모의 몸으로 나타나는 모든 행동과 분위기 전반에, 아이를 자신감 있게 지키고자 하는 정신적 태도가 반영되는 단계입니다. 아이는 부모의 몸을 통해 이루어지는 이런 보호에 안전함을 느끼고 부모의 자신감을 흡수합니다. 이 시기에 만약 부모가 자신감을 잃고 두려워한다면 아이는 즉시 영향을 받지만, 대부분 초기 몇 달에 해당하는 이 시기를 두려움 없이 보내게 됩니다.


두 번째 단계는 아이에게 현실의 원칙을 도입하는 단계입니다. 이 시기에는 세상을 향해서가 아니라, 아이를 향해 "안 돼"라고 말하기 시작하는 시기입니다. 이제 높은 보호의 장벽을 허물고 조금씩 아이를 세상에, 세상을 아이에게 소개하게 되는데, 이 과정에서 "그래"의 숫자가 많아지는 만큼, 필연적으로 "안 돼"의 숫자도 많아집니다. 즉, "안 돼"라고 말하는 것의 기초가 "그래"라는 것입니다. 이 세상에는 재미있고 좋고 멋진 것들이 정말 많은데, 아이가 "안 돼"를 통해 위험을 피하는 방식으로만 세상을 소개받는다면 너무나도 슬픈 일입니다. 따라서 재미있고 좋고 멋진 세상을 함께 누리기 위해서(엄마가 허용하는 대상의 숫자가 많아질수록) 어쩔 수 없이 "안 돼"가 점점 많이 따라오게 됨을 아이가 느낄 수 있도록 책임감을 가지고 부모는 아이를 이끌어야 합니다(즉, 부모는 절대로 아이와 친구가 될 수 없습니다). 사실 '아이가 느낄 수 있도록'이라는 설명이 실제로 아이를 키우는 엄마 입장에서는 너무나도 무책임하게 쉽게 이야기하는 것처럼 들릴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아이와 엄마의 수만큼 다양하고 복잡한 경우들에 대해서, 스스로와 아이를 믿고 여러 방식으로 조율하다 보면 아이는 어떻게든 뚫고 나와 다음 단계에 도달할 것이라고 위니코트는 이야기합니다. 또, 세상을 소개하는 과정에서 겪게 되는 어려움들에 대해서 엄마들끼리 정보를 공유하고 어려움을 나누는 것 또한 좋은 방법이라고 제안합니다.


마지막 세 번째 단계는 부모의 윤리와 삶의 방식으로부터 완전히 벗어나, 자신만의 삶의 방식과 윤리를 확립하게 되는 단계입니다. 이 시기가 되면 부모는 아이에게 안 되는 이유를 설명할 수 있고, 아이는 그 이유를 이해할 수 있습니다. 또, 아이는 우리가 제시하는 이유에 동의하지 않을 수도 있게 됩니다.


물론 이 세 단계는 늘 겹쳐 있으며, 변화의 비율과 변화하는 방식은 엄마뿐만 아니라 아이에 따라서도 모두 다릅니다.


정리해 보자면, 아이에게 "안 돼"라고 말하는 것은, 엄마와 일치된 아이가 점점 독립해 나가는 과정에서 세상에 소개되고, 세상을 소개받는 방식 중 하나라는 것입니다. 현실의 원칙을 소개받는 과정 중의 아이를 하루 종일 보고 있는 것은 물론 엄마에게는 매우 피로한 일이지만, 내 아이에게는 발달 단계에 맞게 조금씩 멋진 세상을 소개받는 일입니다. 세상을 소개받는 것을 우리 어린아이들이 좋아한다는 것을 이해하고 있다면, 매 순간 좀 더 지혜롭고 현명한 방법으로 아이를 대할 수 있지 않을까요?


여러분은 "안 돼"를 말해야 할 순간과 방법에 대해 고민하신 적이 있으신가요? 여러분의 경험과 생각을 댓글로 나눠주세요. 아이의 성장 과정에서 부모로서의 역할을 함께 고민하고 공감할 수 있는 이야기가 육아의 여정을 더욱 풍부하게 만들어 줄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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