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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안기석 Oct 11. 2016

통번역사?

7. 출장

가끔 술자리에서 이야기를 하다보면

출장 많이 다녀 좋겠네...라는 말을 들을 때가 있습니다.


네...저 역마살이 있어서 그런가

출장 좋아합니다.

(그러니 제발 좀 보내주세요 ㅠㅠ)


통번역사의 출장은 어떻게 보면 재밌는 구석이 있습니다.


이동 거리가 길면 비행기 안에서 보내는 시간도 출장으로 간주되고

8시간 이상 비행이면 비즈니스로 가도록 되어 있습니다

(그런데 현실은 그냥 이코노미...직항 주는 것만 해도 감사할 나름...)


그래서 해외 출장을 가는 경우 꼭 대한항공으로 끊어달라고 합니다

(1등석이 아니라 마카다미아는 안 주더군요...)


국내 출장이면 출장비 산정할 때 비행기 값 산정해주니까 대한항공타고

(이것도 그 때 그 때 다릅니다만...주최측 입장에서 이해해주더군요)

KTX는 일반석 요금으로 합니다만 이야기해서 사비를 보태 특실 탄다고 합니다

(네 앉아서 자료라도 보...는 것보다는 좁아서 무릎 아픕니다...)


당일치기 출장이라면 복장 적당히 갖춰서 (앞의 TPO에 맞게) 가면 되는데

문제는 이틀 이상의 출장이 걸리는 경우...

아니면 회의가 일찍 시작하기 때문에 전날 내려가는 경우...


전 여유있게 움직이는 걸 좋아해서 전날 일찍 가는데요

그럴 때 꼭 세탁소를 찾습니다.

세탁소 가서 옷 다려서 갖고오면 기분이 조크든요

(네 좋습니다. 있어 보이잖아요)


마침 운이 좋아 아는 사람이라도 살면 저녁이라도 먹고 쉴 수도 있고

안 가본 곳이라면 뭔가 새롭기도 하고...

(그러나 저녁엔 꼭 늘 그렇듯 맥주라도 마시고 자는 게 함정...)


해외 출장이면 땡큐죠...

괜히 설렘에 그 나라 뭐 있는지 알아보기도 하고

출장 끝나면 뒤로 며칠 붙여서 여행을 할 수도 있고...

(한 번 그랬는데 출장비 만큼 여행경비로 다 썼습니다...똔똔...그래도 뿌듯)


이래저래 신경이 쓰이는 건 사실입니다.

여행도, 출장도 아닌 둘 다 섞여 있는 경우라면 옷도 잘 챙겨야 하고

행사 끝나고는 편하게 움직여야 하기도 하고...


그래서 옷은 최대한 가볍게 가져가고

그때 그때 필요한 것들 (양말이나 속옷)은 떨어지면 사면 되고


회의에 노트북 갖고 갈 경우도 많기 때문에 콘센트 여분으로 챙기는 건 기본이고

(여행용 어댑터에 맥북을 쓰기 때문에 트래블러 어댑터를 챙겨갑니다)

일하다가 머리 아플 때도 있으니까 두통약도 한 통 챙기고

향수도 가져가고 뭐 등등등...


여행과 일이 겹치게 되면 짐도 많아 지고 가방도 커집니다만

일하고 번 돈으로 똔똔이 되더라도 노는 건 좋으니까요

(요즘에는 놀기만 하는 게 함정...)


그리고 출장이기 때문에 경비 산정을 꼭 하시는 게 좋습니다.

보통 조식은 호텔에서 먹고

중식은 같이 일하는 사람들과 먹기 때문에

석식 정도를 경비로 처리하기도 하는데요

물가에 따라서 적절한 수준으로 이야기를 해두는 게 좋습니다


일례로, 이스라엘 출장 시 한 끼에 7천원을 준다고 했는데

웬걸 가보니 최소한 15,000원은 있어야 식사다운 식사를...

나중에 스텝 꼬일 수도 있으니 경비 부분은 확실히 이야기를 하는 게 좋습니다

(아니면 법인카드라도 달라고 해서 경비만 쓰시고 영수증 첨부하시는 것도...)


그리고 경비 부분은 미리 계산을 받는 것도 괜찮습니다만 잘 안 해줍니다

나중에 한꺼번에 준다고 하는 경우도 있는데 그렇게 되면 돈 탈탈 털린 다음에

놀고 싶을 때 못 놀게 되는 경우도 있으니까 미리 부탁을 해보세요

(안 된다고 하면 뭐 어쩌겠...)


그리고 퇴근 후에도 일을 할 때가 있습니다. 갑자기 회의 자료 준비하는 거 도와달라던가

일정이 늦어지던가, 일이 바빠지던가...

그럴 때는 일 하시면 됩니다.

네, 출장가면 생각보다 근무시간이 늘어날 때가 있죠?

그럼 하시면 됩니다. 단, 원래 근무 시간이 이만큼인데 늘었으니

반영을 해주십사...라고 나중에 말하면 됩니다


출장 간 사람들, 맞이하는 사람들 죄다 출장 때문에 힘든데

통역까지 와서 나도 힘들어 죽겠으니 이거저거 해달라고 그 자리에서 이야기하면

잘 안 먹힙니다...(이것도 TPO인가...)


출퇴근 할 때와 출장갈 때 업무 시간과 업무량이 달라지는 게 일반적인만큼

그럴 땐 나름 유연성을 발휘해주는 것도 좋습니다

(근로계약 위반 어쩌고 생각할 수도 있지만...말 그대로 case by case인 것도 있고 하니...)


확실히 일할 때는 일 하고

끝나고 다 털어버리고 놀아야겠다...라는 긍정적인 생각은 집어 치우고

그냥 욕할 땐 욕 하더라도...일 제대로 끝내고 놀면 기분이라도 좋겠죠 뭐...


그런데 제 캐리어는 언제 또 채우죠?

캐리어에 거미줄 생길 판이네요 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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