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 사업자 등록
보통 프리랜서 통번역사로 일하는 경우라면 소속 없이 일하는 경우가 대부분이죠
(물론 가운데 낑겨 있는 에이전시와 일을 하지만 고용관계 그런 건 없습니다)
그렇다보니 직접 업무를 수주하는 경우 어떻게 해야 하는가에 대해
문제가 생길 수 있습니다.
회사, 특히 정부기관은 개인에게 직접 업무 수주를 하는 것에 대해
거리끼는 경향이 있습니다
(회계처리나 투명성 뭐 그런 부분에서 감사 나오면 문제가 생긴다더군요)
그렇다보니 사업자를 내야 하는 경우가 발생하는데요
사업자 개설에 대해서는 오케이인 경우도, 별로인 경우도 발생하기 때문에
일장일단이 있다고 봅니다만 나름 개인사업자로 2년 넘게 지내다보니
의외로 써먹을 일이 쏠쏠합니다
그럼 사업자 개설을 위해 필요한 몇 가지를 말씀드려볼게요~
1. 사업자 주소는 어느 곳이던 상관 없습니다. 살고 있는 집으로 해도 되고, 아니면 쉐어오피스와 같은 곳에서 사업자 주소를 제공해주는 경우도 있습니다. 자취방으로 해도 무관합니다만 집주인들이 주소 등록하는 걸 안 좋아하다보니 이 부분에 대해선 어느 정도 이야기가 돼야 합니다.
신분증 챙겨서 거주지 세무서에 가시면 사업자 등록 무료로 할 수 있구요. 그 전에 코드 확인해서 가시면 좋습니다. (자세한 내용은 https://www.nts.go.kr/info/info_01_01.asp 참고)
2. 업종 등록은 자신이 하고자 하는 일과 가장 가깝게. 제 예를 들면 번역으로 사업자를 냈으니 서비스, 번역으로 신청했습니다. 교육이나 이런 부분들이 필요하면 나중에 업종이랑 업태 추가하시면 되구요.
3. 면세 사업자 여부. 이 부분이 신경이 쓰일 수도 있습니다. 용역, 즉 따로 설비나 이런 거 없이 인적용역 (노가다...)으로 등록하는 경우 세무서 직원이 면세로 할래요라고 묻기도 하고...전 면세로 신청했습니다.
장점
부가세 안 내도 됩니다. 보통 일을 하다보면 부가세 포함해서 얼마로 하는 경우가 있는데요. 그럴 때 면세 사업자로 일을 하면 합한 금액 그대로 다 가져갑니다.
예를 들어볼게요. 업체에서 부가세 포함해서 110만원에 일해줘라고 말하면 내가 가질 수 있는 금액을 100만원입니다. 부가세는 10%이기 때문에 나머지 10만원은 부가세로 토해내야 하는 부분이죠. 그러나 면세 사업자라면 그냥 110만원으로 계산서 발급한 후 그 금액 그대로 가지면 됩니다. 부가세에 대한 부담도, 부가세 처리에 관한 번거로움도 없앨 수 있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단점
사업자 지출 부분에서 부가세 환급을 못 받습니다. 어차피 내지도 않는 부가세니 받을 게 뭐 있느냐라는 논리인데요...뭐 기브 앤 테이크 정도라고 치고 생각하면 편할 거 같습니다.
4. 사업자 등록증을 받은 후 가까운 은행에 가서 사업자 통장을 발급해달라고 합니다. 신분증과 사업자등록증 가져가시면 됩니다. 은행에 따라 사업자 공인인증서를 다시 사야 하는 경우도, 그냥 개인으로 처리해주는 경우도 있습니다 (전자는 국민은행, 후자는 우리은행). 원래 국민은행 쓰다가 인증서도 귀찮고 해서 그냥 우리은행으로 바꿨습니다. 이 때 OTP를 추가로 발급받는 경우도 있습니다 (사업자 OTP).
5. 사업자로 받은 경우 추가로 인증서를 구매해야 합니다. 1년에 4,400원인데요...매년 갱신해줘야 하는 불편함이 있지만 어차피 여깄는 모두가 공인인증서 트라우마에 시달리는 사람들이니 한 번 더 시달리면 어떠냐...라고 하기엔 짜증납니다 -_-
6. 세금계산서용 인증서를 또 구매합니다. 역시나 4,400원에 1년짜리입니다. 위의 인증서와는 다른 게 은행용 사업자 인증서는 말 그대로 은행 거래에만 사용하는 인증서고 계산서용은 홈택스에서 계산서 발급을 위해 필요한 인증서입니다. 졸지에 인증서가 석 장이 됩니다...관리할 게, 짜증날 일이 점점 늘어납니다...
7. 사업자 등록증과 사업자 통장 사본은 꼭 준비해둡니다. 스캔본은 필수입니다. 서류보내고 할 때 필요한 부분이니 깔끔하게 해두면 좋습니다. 사업자 도장이 필요한 경우도 있고, 도장을 종이에 찍어 스캔해두면 PDF로 서류 보낼 때 번거로움도 덜어낼 수 있습니다. 특히 기관에서는 요구하는 게 많아서 준비해두면 관공서의 떽떽거림으로부터 조금은 편해질 수 있습니다만...
8. 홈택스에 익숙해지세요. 특히 과세사업자 (부가세 납부하는)는 세금계산서, 면세사업자는 계산서를 선택해야 한다는 사실을 기억하세요. 안 그러면 계속 처리 안 된다는 메시지만 나옵니다.
9. 계산서 발급 후 담당자에게 사업자 통장과 등록증 스캔본을 보냅니다. 가끔 견적서나 납품서 달라는 경우도 있으니 양식 하나 만들어두시면 좋습니다 (아니면 엑셀로 된 파일 몇 개 구해두시는 것도 괜찮을 듯...)
10. 세무사를 고용하세요. 1년에 한 번, 매년 5월 종합과세 납부할 때 혼자 낑낑대는 방법도 있지만 세무사를 쓰면 최소한 세무사 금액보다는 이익을 보게 됩니다. 그게 세무사를 쓰는 이유이기도 하구요.
사업자라는 게 생기면 아무래도 손도 많이 가고, 성가신 일들이 있기 마련이지만 그만큼 운신의 폭이 넓어질 수 있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선택은 여러분의 몫!
사족
아...명함도 하나 만들어두면 좋습니다. 보통 졸업한 대학원 로고를 넣어 만들기도 하고, 사업자 이름을 넣어 만들기도 하고...그때 그때 취향에 따라 다릅니다. 홈페이지를 만드는 경우도 있습니다 (저도 그랬다가 그냥 접었습니다만...-_-)
그러고보니 제 사업자 통장은 어디에 숨어 있을까요...티비 장식장 아래에 있는지, 침대 밑에 있는지 알 길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