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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안기석 Jan 10. 2016

통번역사?

1. 통번역이란 무엇인가

안녕하세요.


현재 통번역사로 활동하고 있는 안기석이라고 합니다.


통번역사라고 하면, 딱히 무엇을 하는지 궁금하기도 하고

어떤 일을 하는지 잘 모르는 경우가 많이 있기도 합니다.


아니면 단순히 외국어만 잘 하는 사람들이 하는 직업이라 생각하고

외국어 잘하면 통번역도 잘 한다고 생각하는 경우가 허다하죠.


그러면 굳이 외국어전문가라고 하면 되지 왜 통번역이란 게 생겼을까요

그리고 왜 지금 통번역사라고 이야기하는 제가 일을 하고

이렇게 글을 남기고 있는걸까요...


뭔가 다른 게 있기 때문에 통번역이란 분야가 있고

게다가 통역과 번역을 따로 나누어 생각해보는 거 아닐까란 생각이 듭니다.


각설하고 이번 글에서는

통번역이 무엇인지, 어떤 공통점과 차이점이 있는지에 대해

맛보기로 훑어보도록 하겠습니다.


1. 통번역의 공통점

통번역이란 쉽게 말하면 하나의 언어 (출발어)를 다른 언어 (도착어)로 옮기는

과정이라고 보면 됩니다. 즉 한영통번역이라고 하면 출발어는 한국어

도착어는 영어가 되는 거겠죠.


여기에서 중요한 건 문자 그대로 옮기는 게 아니라 출발어가 갖고 있는 의미를

도착어의 문법, 어법, 의미에 맞게 전달하는 과정을 통번역이라 하면 됩니다.

그렇기 때문에 출발어 실력도 중요하지만 도착어 실력도 못지 않게 중요하죠.

그래서 통번역사들은 전공 외국어 공부는 물론 모국어 공부도 병행합니다.


한 언어를 해당 언어로만, 머릿 속에서 이해하는 과정에서 끝나는 게 아니라

다른 언어로 제대로 표현할 수 있는 능력이 중요한 겁니다.


여기에서 중요한 건 문법, 어법, 의미에 맞게 전달하는 것인데

듣는 사람이 제대로 이해할 수 있도록 말하고 표현하는 게 중요합니다.

예를 들어, 한국사람들끼리는 무한도전하면 아...하고 바로 이해하지만

외국 사람에게 무한도전 이야기를 하면 대부분은 뭔가...라는 느낌을 받겠죠.

이 경우 상대방이 알아들을 수 있는, 그리고 유사한 의미를 갖는 표현을 사용하는 게 중요합니다.


그래서 단순히 언어만 공부하는 게 아니라 그 언어권의 정치, 사회, 경제, 문화 전반에 걸친

폭 넓은 지식이 필요합니다. 늘 공부하는 그런 직업인거죠...


2. 통번역의 차이점

통역이란 다른 언어를 사용하는 누군가의 이야기를 듣는 사람의 언어에 맞게 전달하는 과정입니다.

외국어를 모국어로, 모국어를 외국어로 '이야기'하는 과정이 개입됩니다.


그러나 굳이 입을 열어 말을 해야하는 건 아닙니다.


예를 들어, 뉴스 등을 보면 우측 하단에 수화통역사의 모습이 나오는데

이처럼 입에서 나오는 말이 아니더라도 다른 방식으로 의미를 전달할 수 있는 거죠.


그러나 번역은 문자로 된 출발어 텍스트를 도착어 텍스트로의 전달을 의미합니다.

그렇기 때문에 번역은 활자가 반드시 있어야 하고, 결과물도 활자로 작성해야 합니다.

영상번역의 경우 어떻게 보면 통역과 가까울 수 있지만

결과물이 문자로 나온다는 점에서 번역으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


요약하면

통역이란 출발어를 도착어로 전달하는 과정에서 말이나 행위로

번역은 이 과정을 문자로 전달한다고 보면 됩니다.


3. 적성

통역사와 번역사가 좀 다르긴 합니다만 일의 특성상

통역사는 순발력이 필요한 경우가 많습니다.

반면 번역사는 앉아서 시간을 두고 일을 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순발력보다는 끈기 있게 앉아서 일을 하죠.


일례로 프로젝트 들어갔을 때 다른 팀 통역사와 밥을 먹던 중

자기는 앉아서 차분하게 일해야하는데 통역은 그때 그때

상황에 따라 일을 해야하는 경우가 많아서 일하는 게 좀 힘들다

그리고 의미를 전달하다보면 어법이나 이런 부분이 틀어질 때가 있는데

그런 부분들이 자꾸 남는다는 이야기를 한 적이 있습니다.


그만큼 통역사는 순간순간 긴장감이 훨씬 큰 편이고

번역사는 앉아서 생각해야 할 시간이 많다는 차이가 있다고 보면 될 거 같습니다.


자신만의 전문분야를 갖는 경우도 있지만 대부분의 경우 프로젝트나 작업에 따라

사용하는 언어나 내용 등이 다르기 때문에 한 가지 분야만 고집하기보다는

여러 분야에 대한 관심과 지식이 있으면 좋습니다.

아무래도 일을 할 기회도 많고, 서로 동떨어진 게 아니라 엮여있다고 생각하면

여러가지로 일할 때 도움이 되는 경우가 많으니까요.


저같은 경우도 물리학과 출신인지라 어울리지 않다고 생각할 지 몰라도

이과를 전공한 흔치 않은 배경으로 나름 일할 때 많은 도움이 됩니다.

오히려 과학 관련한 내용은 다른 통역사에 비해 쉽게 이해할 수 있다는

장점이 존재하죠.


그리고 컴퓨터를 잘 다루면 좋습니다.

타이핑이 빠르면 그만큼 짧은 시간에 작업을 많이 할 수 있고

편집이나 이런 부분들도 보다 쉽게 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그리고 무엇보다 남의 이야기, 남의 글을 읽고 이해할 수 있어야합니다.

통번역사는 자신의 의견을 내는 사람이 아니라 타인의 입, 손이 되어야 하기 때문에

개인의 의견이 아닌, 상대방의 의견을 제대로 이해하고

그 내용을 제대로 전달하는 게 가장 중요합니다.


4. 어떻게 하면 될 수 있을까

보통 통번역사, 특히 국제회의통역사는 통번역대학원 과정을 졸업하고 진출합니다.

학부 전공은 상관없고, 대학원이기 때문에 4년제 (학사) 하위가 필요하죠.

학점을 보는 경우는 거의 없고, 입학시험 잘 보면 다 용서됩니다.


대학원을 졸업하지 않고 현장에서 일하는 분들도 많이 계시지만

아무래도 대학원을 다니면 보다 도움이 되죠.


5. 수입

아무래도 프리랜서로 일하다보니 수입이 들쑥날쑥합니다.

인하우스, 즉 상근직 통번역사의 경우 직장인들과 유사하다고 보시면 되고

프리랜서는 일의 양에 따라 달라지게 되죠.

그래서 농번기, 농한기 이런 식으로 이야기합니다.


농사처럼 봄-가을은 일이 상대적으로 많고 겨울은 없는 편이라 보면 되겠네요.


그래서 관리 등의 부분이 힘들 때가 많습니다.

특히 남자통번역사의 경우 고정수입이라는 측면이 필요하기 때문에

(가정을 꾸렸을 때 그런 부분들이 많죠)

상근직이나 다른 진로를 찾는 경우가 여성 통번역사에 비해 상대적으로 높습니다.


그래도 일정 조정 등이 가능하기 때문에 보통 직장인들보다는

상대적으로 자유로운 편이죠.

(그래서 집에 있다보면 백수 소리를 들을 때가 있습니다...)


간단히 (?) 통번역에 대한 내용이나

궁금해하실 거 같은 내용을 적어봤는데요.


다음 글에서는 통번역의 종류에 대해 이야기를 해보도록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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