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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사카사카 오사카 (2일)

관광객 놀이를 해보...긴 개뿔

by 안기석

게스트하우스 네코네코인 이유를 알겠어요

온통 고양이 데코에 심지어 고양이도 살고 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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吾輩は猫である。名前はエンペだ。(엔뻬라는 이름의 고양이)

19살이에요...어이쿠...어르신...

귀가 잘 안 들려서 울음 소리가 크다고...그런데 진짜 컸다...꺄울~

지금도 잘 계시려나....お元気です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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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형적인 일본집을 개조한 게스트하우스

아랫층은 부엌, 도미토리, 2인실 두 개, リビング (리빙구, 리빙룸, 公用スペース, 공용공간 등 이름은 여럿)

샤워실도 있고, 비데도 있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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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시 이후에는 조용조용~

대부분 게스트하우스가 그렇듯 10시나 11시가 넘어가면 조용조용

어 난 이제부터 시작인데...술 마셔야 하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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샤 샤 샤샤샤 에불바디~

(le chat - 프랑스어로 고양이)

누가 금각사 다녀왔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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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금따윈 없다...지켜보고 있다..키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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슬리퍼도 고양이다...이거 신으면 고양이처럼 소리 안 나려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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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광욕 고양이...

널부러진 고양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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앙트완의 정글

이 집 부부는 남자가 프랑스 사람, 여자가 일본 사람

앙트완의 정글은 있는데 카오루의 정글은 왜 없냐

카오루에게도 정글을 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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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네 천변...강을 따라 슬렁슬렁~

한강처럼 자전거 도로도 있고, 주택가라 조용하니...관광객이 아닌 그냥 동네 주민된 듯한 느낌...

자전거 타고 쭐래쭐래 놀러가고 싶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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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정월에 떡국을 먹듯 일본은 소바를 먹습니다

입식 소바집이라고 해서 의자도 없이 그냥 서서 먹는 소바집인데 이 날은 섣달 그믐이라

매장에선 안 팔고 테이크아웃 (お待ち帰り오마치카에리)으로만 팔더랬습니다

사람들이 많이 기다리고, 난 관광객 놀이 할 거니까 그냥 패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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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메다역에 있는 키노쿠니야 (紀伊国屋)서점

우리로 치면 교보문고급? 엄청 크고 많고...재밌는 곳

게다가 이 때 스맙 은퇴한다고 해서 난리...

국민적 아이돌의 집대성, 초회분 재고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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망가진 자전거...ㅠㅠ

그래도 보던 거니까 그대로 봐야겠다 해서 굳이 산 겁쟁이페달

실컷 읽고 요코하마에 투척~

47권 나온 거 같던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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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마코로? 맞나?

우메다역 안에 있는 라면집...

이 때부터 마주치는 자판기...이 놈의 자판기는 어딜 가도 있고...카드 따위 안 받고

おつり(오츠리, 잔돈) 꼭 챙기시라는 친절한 멘트를 빨간색으로...

미소버터라면...어우...저건 아니겠다 싶었다...그래서 그냥 추천 (おすすめ 오스스메) 라면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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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가 고프니까 뭐라도 막 시키고 본다

그래 난 일본에 있고, 일본에선 낮술도 좋고, 라멘은 꼭 맥주와 함께니까...

삿포로 ガン (간, 캔, 깡통) ビール 하나 땡기면서 チャーシュー (차슈)도 한 접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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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제 라멘에 멘마 (メンマ) 한 접시

이렇게 먹으니 배가 부를 수 밖에...거의 2천엔은 쓴 거 같다...끄어어...

이 때부터 하루에 최소 두 세 차례 음주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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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메다역에 떡하니 있는 요도바시 카메라

물론 개인적으로 비쿠를 더 좋아하지만 난바까지 가기 귀찮고 그냥 오늘은 우메다에서만 버팅기기로...

상당히 크고 볼 것도 많고...품목에 따라 비쿠보다 싼 것도 있고...그래 어차피 며칠 더 있는데

오늘은 탐색전만 하자꾸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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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다 도저히 지치고 힘들고 니코틴도 부족하여 지하에 있는 털리스로 털레털레

아이스커피 한 잔 시켜놓고 담배 태우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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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피숍마다 다르지만 전체 금연 (스타벅스), 칸막이 분리 (털리스), 구역 분리 (키사텐, 喫茶店) 등

흡연자에게 여러 옵션을 줍니다...그래서 맘에 들었...

여기는 자동문으로 되어 있는 흡연구역

우리랑 달리 안에서 커피도 마실 수 있고 혼자 있는 사람들을 위해 팔걸이도 있어서

재떨이도 올려놓고, 커피도 마시고...흡연자에겐 딱이네 딱...

(물론 더 좋은 곳도 많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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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우메다 한 바퀴 돌고 미쿠니에 내려서 돌아오는 길에 아침에 갔던 소바집을 보니

아무도 없...재수!

안에서 먹고 싶었으나 연말이라 일찍 문 닫고 그건 안 된다하여 포장으로...

오스스메~했더니 덴푸라 소바를...400엔 언저리에 육수, 면, 덴푸라, 시치미 따로따로

육수에 면을 붓고 데워 드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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짜잔...이거 먹고 장수하겠다...라고 했는데

여권 잃어버려서 우울해하다 급기야 울기까지 한 사브리나양이

애처롭게 리빙구에서 우는 걸 보고...에구...새해인데 액땜하자

일본이니까 소바 먹으면 될 거다...라고 말하고 소바를 넘겨줌...

(역시 여성친화적 인간입니다...남자였으면 국물도 없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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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랬더니 자기가 만든 떡이라고, 관광체험했다고 한 번 먹어보라길래...

떡에다가 술을 곁들여서...역시나 술...늘 술...

그러던 와중에 주인 부부가 마트에 갈 건데 같이 안 갈테냐고 물어서

이게 웬 떡이냐...땡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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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루나카 마트

한국 마트랑 별 차이 없겠지라고 생각했지만 안에 보니 이건 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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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이 좋은 이유는 좋은 양주를 싼 값에 판다는 것

미야기쿄 (宮城峡), 하쿠츠루 (白鶴 - 일본 최대의 사케 회사...산토리는 맥주랑 양주라면...)

히비키 (響), 야마자키 (山崎) 등등...종류도 다양하고, 맛도 있는데다 싸기까지...

(임페리얼, 윈저 따위 훗...)

우선 히비키는 면세점을 기약하며 안녕, 나머지는 어차피 하루이틀 있을 것도 아니니까 잠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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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활응원 차원에서 싸게 파는 호로요이 (ほろよい)

한국에서는 3,500원을 받고, 게다가 맛도 몇 가지 없는데 반해 (복숭아, 포도, 시로사와 정도?)

일본에서 파는 호로요이는 가격부터가 이미 100엔 (세금 포함 108엔)인데다가

종류도 상상할 수 없을 정도로 많다. 종류별로 다 먹고 말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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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을 보고 오니 마음이 한결 뿌듯해졌다

아침에 먹을 도시락에, 빵쪼가리에, 와사비맛 과자와 여러 가지 술

그런데 하필이면 맨 왼쪽에 있는 료마 (龍馬 - 아마 坂本龍馬를 본딴 듯한)는 무알콜...

일전에 샀다가 쫄딱 망한 알코올 프라이가 생각났다...하아...망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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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던 와중 새해가 밝았다

일본도 우리랑 마찬가지로 새해가 되면 종을 치는데 유명한 곳은 사람들로 미어터진다고

그래서 괜한 곳에서 사람들에게 치이지 말고 티비로 종치는 거 보면서 새해맞이 하자는데 다들 동의하고 450엔짜리 와인을 잔에 채우며 あけましておめでとうございます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한국이었으면 한 살 더 먹었을 나이지만 일본은 그게 아니라 아직은 마흔 하나 (한국나이로는 셋)니까 라고 말도 안 되는 소리를 하면서 새벽까지 술술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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