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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안기석 Feb 25. 2017

4. 사카사카 오사카 (2일)

관광객 놀이를 해보...긴 개뿔

게스트하우스 네코네코인 이유를 알겠어요

온통 고양이 데코에 심지어 고양이도 살고 있...

吾輩は猫である。名前はエンペだ。(엔뻬라는 이름의 고양이)

19살이에요...어이쿠...어르신...

귀가 잘 안 들려서 울음 소리가 크다고...그런데 진짜 컸다...꺄울~

지금도 잘 계시려나....お元気ですか。。。

전형적인 일본집을 개조한 게스트하우스

아랫층은 부엌, 도미토리, 2인실 두 개, リビング (리빙구, 리빙룸, 公用スペース, 공용공간 등 이름은 여럿)

샤워실도 있고, 비데도 있고

11시 이후에는 조용조용~

대부분 게스트하우스가 그렇듯 10시나 11시가 넘어가면 조용조용

어 난 이제부터 시작인데...술 마셔야 하는데...

샤 샤 샤샤샤 에불바디~

(le chat - 프랑스어로 고양이)

누가 금각사 다녀왔나?

통금따윈 없다...지켜보고 있다..키키

슬리퍼도 고양이다...이거 신으면 고양이처럼 소리 안 나려나?

일광욕 고양이...

널부러진 고양이...

앙트완의 정글

이 집 부부는 남자가 프랑스 사람, 여자가 일본 사람

앙트완의 정글은 있는데 카오루의 정글은 왜 없냐

카오루에게도 정글을 달라~

동네 천변...강을 따라 슬렁슬렁~

한강처럼 자전거 도로도 있고, 주택가라 조용하니...관광객이 아닌 그냥 동네 주민된 듯한 느낌...

자전거 타고 쭐래쭐래 놀러가고 싶어요

우리가 정월에 떡국을 먹듯 일본은 소바를 먹습니다

입식 소바집이라고 해서 의자도 없이 그냥 서서 먹는 소바집인데 이 날은 섣달 그믐이라

매장에선 안 팔고 테이크아웃 (お待ち帰り오마치카에리)으로만 팔더랬습니다

사람들이 많이 기다리고, 난 관광객 놀이 할 거니까 그냥 패스~

우메다역에 있는 키노쿠니야 (紀伊国屋)서점

우리로 치면 교보문고급? 엄청 크고 많고...재밌는 곳

게다가 이 때 스맙 은퇴한다고 해서 난리...

국민적 아이돌의 집대성, 초회분 재고 있어요~

망가진 자전거...ㅠㅠ

그래도 보던 거니까 그대로 봐야겠다 해서 굳이 산 겁쟁이페달

실컷 읽고 요코하마에 투척~

47권 나온 거 같던데...

다마코로? 맞나?

우메다역 안에 있는 라면집...

이 때부터 마주치는 자판기...이 놈의 자판기는 어딜 가도 있고...카드 따위 안 받고

おつり(오츠리, 잔돈) 꼭 챙기시라는 친절한 멘트를 빨간색으로...

미소버터라면...어우...저건 아니겠다 싶었다...그래서 그냥 추천 (おすすめ 오스스메) 라면으로~

배가 고프니까 뭐라도 막 시키고 본다

그래 난 일본에 있고, 일본에선 낮술도 좋고, 라멘은 꼭 맥주와 함께니까...

삿포로 ガン (간, 캔, 깡통) ビール 하나 땡기면서 チャーシュー (차슈)도 한 접시~


특제 라멘에 멘마 (メンマ) 한 접시

이렇게 먹으니 배가 부를 수 밖에...거의 2천엔은 쓴 거 같다...끄어어...

이 때부터 하루에 최소 두 세 차례 음주각...

우메다역에 떡하니 있는 요도바시 카메라

물론 개인적으로 비쿠를 더 좋아하지만 난바까지 가기 귀찮고 그냥 오늘은 우메다에서만 버팅기기로...

상당히 크고 볼 것도 많고...품목에 따라 비쿠보다 싼 것도 있고...그래 어차피 며칠 더 있는데

오늘은 탐색전만 하자꾸나...

그러다 도저히 지치고 힘들고 니코틴도 부족하여 지하에 있는 털리스로 털레털레

아이스커피 한 잔 시켜놓고 담배 태우기...

커피숍마다 다르지만 전체 금연 (스타벅스), 칸막이 분리 (털리스), 구역 분리 (키사텐, 喫茶店) 등

흡연자에게 여러 옵션을 줍니다...그래서 맘에 들었...

여기는 자동문으로 되어 있는 흡연구역

우리랑 달리 안에서 커피도 마실 수 있고 혼자 있는 사람들을 위해 팔걸이도 있어서

재떨이도 올려놓고, 커피도 마시고...흡연자에겐 딱이네 딱...

(물론 더 좋은 곳도 많습...)

이렇게 우메다 한 바퀴 돌고 미쿠니에 내려서 돌아오는 길에 아침에 갔던 소바집을 보니

아무도 없...재수!

안에서 먹고 싶었으나 연말이라 일찍 문 닫고 그건 안 된다하여 포장으로...

오스스메~했더니 덴푸라 소바를...400엔 언저리에 육수, 면, 덴푸라, 시치미 따로따로

육수에 면을 붓고 데워 드세요~

짜잔...이거 먹고 장수하겠다...라고 했는데

여권 잃어버려서 우울해하다 급기야 울기까지 한 사브리나양이

애처롭게 리빙구에서 우는 걸 보고...에구...새해인데 액땜하자

일본이니까 소바 먹으면 될 거다...라고 말하고 소바를 넘겨줌...

(역시 여성친화적 인간입니다...남자였으면 국물도 없어요...)

그랬더니 자기가 만든 떡이라고, 관광체험했다고 한 번 먹어보라길래...

떡에다가 술을 곁들여서...역시나 술...늘 술...

그러던 와중에 주인 부부가 마트에 갈 건데 같이 안 갈테냐고 물어서

이게 웬 떡이냐...땡큐~

마루나카 마트

한국 마트랑 별 차이 없겠지라고 생각했지만 안에 보니 이건 뭐...

일본이 좋은 이유는 좋은 양주를 싼 값에 판다는 것

미야기쿄 (宮城峡), 하쿠츠루 (白鶴 - 일본 최대의 사케 회사...산토리는 맥주랑 양주라면...)

히비키 (響), 야마자키 (山崎) 등등...종류도 다양하고, 맛도 있는데다 싸기까지...

(임페리얼, 윈저 따위 훗...)

우선 히비키는 면세점을 기약하며 안녕, 나머지는 어차피 하루이틀 있을 것도 아니니까 잠시 

생활응원 차원에서 싸게 파는 호로요이 (ほろよい)

한국에서는 3,500원을 받고, 게다가 맛도 몇 가지 없는데 반해 (복숭아, 포도, 시로사와 정도?)

일본에서 파는 호로요이는 가격부터가 이미 100엔 (세금 포함 108엔)인데다가

종류도 상상할 수 없을 정도로 많다. 종류별로 다 먹고 말테다

장을 보고 오니 마음이 한결 뿌듯해졌다

아침에 먹을 도시락에, 빵쪼가리에, 와사비맛 과자와 여러 가지 술

그런데 하필이면 맨 왼쪽에 있는 료마 (龍馬 - 아마 坂本龍馬를 본딴 듯한)는 무알콜...

일전에 샀다가 쫄딱 망한 알코올 프라이가 생각났다...하아...망했어요

그러던 와중 새해가 밝았다

일본도 우리랑 마찬가지로 새해가 되면 종을 치는데 유명한 곳은 사람들로 미어터진다고

그래서 괜한 곳에서 사람들에게 치이지 말고 티비로 종치는 거 보면서 새해맞이 하자는데 다들 동의하고 450엔짜리 와인을 잔에 채우며 あけましておめでとうございます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한국이었으면 한 살 더 먹었을 나이지만 일본은 그게 아니라 아직은 마흔 하나 (한국나이로는 셋)니까 라고 말도 안 되는 소리를 하면서 새벽까지 술술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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