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애라 Nov 12. 2020

여름과 겨울 중 난 여름!

여름이 좋은 10가지 이유

 나는 어렸을 때부터 여름과 겨울 중에 여름을 좋아했다. 처음엔 겨울이 싫어서 여름이 좋았는데, 어느새 여름이 좋아서 여름을 기다린다. 겨울을 더 좋아하는 사람들에게 내가 여름을 좋아할 수밖에 없게 된 이유를 설명해보려 한다. 무려 10가지나!


1. 수박의 계절이다.

 제철과일을 맘껏 먹을 수 있다는 게 얼마나 신나는 일인가! 중국에서 생긴 버릇이지만, 미니수박 수박 반통을 잘라서 수저로 퍼먹으면 세상 제일 행복해질 수 있다. 물론 내가 제일 좋아하는 과일이 수박이긴 하다. 냉장고를 열면 언제든 수박이 들어있는 계절은 여름이 유일하다.


2. 따가운 햇빛이 기분 좋게 한다.

땀이 많은 편임에도 불구하고, 따스한 햇빛 아래 있는 걸 좋아한다. 여름에는 따스한 걸 넘어 따갑긴 하지만, 그마저 좋아한다. 따가운 햇빛이 몸을 포근하게 해주는 그 온화함을 즐기는 편이다. 뭔가 그 햇빛들이 온몸에 흡수되는 듯한 느낌이 좋다. 표현력이 부족한 게 아쉬울 지경.


3. 슬리퍼를 마음껏 신을 수 있다.

평소에도 양말 신고, 운동화 신는 걸 답답해하는 편이다. 그래서 정말 날씨가 추워서 발가락이 뜯어지는 것 같은 날씨가 오기 전까지는 슬리퍼나 발가락이 나오는 구두를 신는다. 그래서 날씨 연연하지 않고, 신고 나갈 수 있는 여름이 나에겐 최고의 날씨다.


4. 물놀이를 해도 안 춥다.

물놀이를 좋아하는데, 이상하게 물에 오래 있으면 입술이 금방 퍼레진다. 그래서 물놀이를 오래 하고 싶어도 주변 사람들이 넌 좀 쉬어야 한다며, 물밖로 나를 내보냈다. 그런데 여름엔 상대적으로 더 오래 즐길 수 있다. 햇빛이 덜 춥게 해 주니까! 그리고 사실 물놀이를 제대로 즐기려면 여름이 제격이다. 추위에 떨면서 하는 물놀이는 기분이 덜 난다.


5. 푸릇푸릇한 풍경을 맘껏 즐길 수 있다.

온 생명들이 살아있음을 느끼게 해주는 계절이다. 어디로 시선을 돌려도 푸릇푸릇, 파릇파릇하고, 신선한 느낌이 난다. 그런 분위기에서 나는 풀내음은 더욱더 기분을 좋게 한다. 계속 들숨을 쉬게 하는 매력 있는 계절이다.


6. 어깨 아플 일이 없다.

사실 이건 겨울을 싫어하는 이유와 관련이 있다. 겨울만 되면 추워서 움츠리고 다니는 버릇 때문에 항상 어깨가 아프다. 거기에다 옷 무게도 늘어나고, 목도리에 어휴. 운동 시작 전에도 훨씬 오래 풀어줘야 하고, 여러모로 내 어깨를 힘들게 하는 요소가 많다. 여름엔 워밍업이 시간을 짧게 가져도 되고, 어깨가 덜 아프니까 운동 가동범위도 잘 나온다.

 

7. 여행 다닐 때 짐에 대한 신경을 적게 쓸 수 있다.

여름엔 옷을 매일 갈아입긴 하지만, 부피가 작고, 금방 마르는 옷들이 대부분이라 여행 다닐 때 옷 챙기기가 쉽다. 그리고 설사 옷을 사야 할 일이 오더라도, 겨울 옷보다 단가가 훨씬 저렴해서 부담감도 적다. 개인적으로 겨울보다는 여행하기도 좋은 계절인 것 같다. 짐도, 날씨도!


8. 하루가 길다.

물론 하루는 24시간으로 같다. 겨울이던, 여름이던. 하지만 해가 빨리 지는 겨울엔 하루가 더 짧게 느껴지기 마련. 아직 6시밖에 안되었는데, 해가 져있으면 맥 빠지는 건 나뿐일까?


9. 날씨에 대해 신경 쓰지 않아도 된다.

여름엔 대부분 날씨가 좋은 편이다. 미세먼지도 없고. 날씨에 따라 감정 기복이 심한 나는 여름에 컨디션이 훨씬 좋은 편이다. 체력도 여름이 더 좋은 편이고. 아침에 항상 햇빛이 나를 반겨주니까 우울해질 틈을 주지 않는다. 우울하다가도 햇빛을 받으면서 기분이 나아지기도 하고. 물론 장마가 있긴 하지만, 장마철 빗소리도 좋아한다. 그리고 비가 온 후 선선해지면서 나는 냄새를 좋아한다. 겨울엔 비가 오면 더 추워져서 나가기 힘든데, 여름엔 냄새 맡으러 나가기도 한다. 그리고 야외 테라스를 즐길 수 있는 계절이다. 해가 지고, 살살 바람 불 때 테라스에 앉아서 보는 야경의 매력은 겨울에선 찾기 힘들다. 얼른 테라스에서 남산타워를 볼 수 있는 날씨가 오기를.


10. 차가운 음료를 제대로 즐길 수 있다.

여름에 아이스 아메리카노를 마시고 나서의 기분을 잊을 수 없다. 물론 얼죽아라, 겨울에도 아이스음료를 즐겨 마시지만, 느낌이 많이 다르다. 여름이 후우~라면 겨울은 으으~같은 느낌?! 확실히 아이스 음료의 매력은 여름에 최고치가 된다.


쓰고 보니, 누가 봐도 내 취향을 잔뜩 반영한 10가지 이유다. 물론 나도 겨울에 먹는 국밥을 좋아하고, 전기장판에 누워 몸이 노곤해지는 기분을 좋아한다. 아침에 창문 열면 코가 찡하게 추운 바람도 가끔은 즐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10가지의 이유들이 돌아올 여름을 애타게 기다리게 한다.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