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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morgen May 19. 2021

독후감, 리뷰, 서평, 비평

(이 글은 제가 개인적으로 책 리뷰를 좀 더 잘 쓰기 위해서 정리해본 내용입니다. 오류를 지적해주시면 저의 글쓰기에 많은 도움이 될 것입니다.)


책을 읽고 그 내용을 기록해두는 이유는 사람마다 다 다를 것이다.


왜 독후감을 쓰고 리뷰를 쓰는가?

나는 읽은 것을 다 기억할 수 없기 때문에, 잊는 것이 안타까워 기록으로 남겨둔다. 개인적으로 파일에 보관하지만, 타인과 나누고 싶은 이야기는 공개한다. 읽은 것은 지극히 개인적인 일이다. 그런데 왜 책읽은 것을 공개하는 것일까?

맛있는 것을 먹으면 누구누구에게 이걸 먹어보라고 권하고싶고, 멋진 곳엘 가면 이웃에게 거기 가보라고 권하게되고, 좋은 것이 생기면 가까운 사람들과 나누고싶은 것이 인지상정이다.

내가 읽은 책에서 많은 것을 배웠거나, 딱딱했던 마음이 부드러워졌거나, 전에 없던 새로운 시각이 생겼거나, 그 책에서 뭔가 느낀 것이 있으면 다른 사람에게도 권하고싶은 것도 인지상정일 것이다. 슬픈 이야기면 함께 눈물 흘릴 수 있는 사람이 생각나고, 웃기고 재미있는 이야기면 함께 깔깔거릴 친구가 생각하는 것이 당연하다. 내가 이 책을 읽었더니 이러저러하더라는 것을 공개하는 마음도 아마 그런 것이 아닐까 한다.


어떤 이유에선지 그 목적은 다 다르지만 사람들은 공개적인 독후감을 쓰고, 리뷰를 쓰고, 서평을 쓴다. 그 글을  다른 사람이 읽도록 노출시킨다. 지금껏 나도 두서없이 생각나는 대로, 그야말로 내 멋대로 써왔는데 갑자기 뭔가 제대로 알고나 쓰자는 생각이 들었다. 몇 가지 조사를 해봤다.


리뷰는 무엇인가?

국립국어원은 “리뷰”의 순화 대상어를 비평, 평론, 논평, 개관이라고 제시한다. 앞의 세 단어는 비평의 뜻을 다 아우르지만 “개관”은 약간 다르다. "개관 ; 전체를 대강 살펴봄. 또는 그런 것."

https://korean.go.kr/front/imprv/refineView.domn_id=158&imprv_refine_seq=17226&pageIndex=1


국립국어원의 뜻풀이외 다른 사전, “고려대 한국어 대사전”에는 북 리뷰(book review)를 이렇게 설명한다.

“새로 나온 책을 소개하거나 책 내용에 대하여 평가하고 논하는 글.”

리뷰에 “평”의 뜻이 포함되어있다.


우리나라 영한사전에서는 “review”를 논평, 비평으로 해석하고, 한영사전에는 “서평”이 review로 나와있다.


"리뷰"는 우리 한글이 아니다. 영어 원래의 뜻을 알아본다.

캠브리지 영어사전에서 review는 각 분야에 따라 몇 가지 설명이 있는데 이 글에 해당되는 book review를 살펴본다.

https://dictionary.cambridge.org/ko/사전/영어/review

"비평가들이 책, 연극, 영화 등을 리뷰하면 이에 대한 의견을 쓴다."고 풀이한다.

"opinion" 쓰는 사람의 의견이 들어간다는 것이다.


좀더 깊이 들어가보자. "다시 돌아본다"는 것과 "평을 한다"는 것에는 어떤 차이가 있는지 궁금하다. 아래 싸이트에서는 리뷰와 비평을 구분해서 설명하고 있다.

https://wikidiff.com/review/critique

review is (obsolete) to retrace; to go overagain while critique is (obsolete) a critic; one whocriticises.

https://wikidiff.com/critic/review

critic is a person who appraises the works ofothers while review is a second or subsequent reading of atext or artifact.

위 주소에 기록된 것에 의하면 리뷰와 비평은 서로 다른 글이다. 그러나 주의깊게 살펴보면 이 단어가 보인다. 괄호 속에 있는 단어 obsolete. 더 이상 사용하지 않는 구식이라는 것이다.

현재는 review를 쓸 때 작품에 대한 "opinion의견"을 쓰면서 "critique평"까지 포한한 글을 쓰는게 대중화되었다. 리뷰는 단순히 작품을 되돌아보는 것 뿐 아니라 작품평까지 포함되는 글이다.


내가 써왔던 리뷰는 단순히 다시 보는 역할에 해당한다. 내용중의 인용구를 나열하는것에 그 문구들을 끌어내게 된 나의 생각을 조금 덧붙이는 형식이다. 책을 읽은 나의 느낌(전적으로 주관적인)이 약간은 포함되어 있으니 나의 리뷰는 책을 다시 살펴봄과 독후감의 혼합글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www.bbc.com에서 가져옴.


리뷰와 서평은 다른 것인가?

영어와 한글의 차이일 뿐, 그 내용은 같다고 보면 될 것이다. 위에서 언급했듯이 <고려대 한국어 대사전>에는 북 리뷰를 이렇게 설명한다.

“새로 나온 책을 소개하거나 책 내용에 대하여 평가하고 논하는 글.”

국립 국어원 사전에는 "책의 내용에 대한 평"이라고 나와있다.

https://stdict.korean.go.kr/search/searchResult.do#none


참고가 될만한 위키페디아에도 서평의 뜻이 나와있다.

https://ko.wikipedia.org/wiki/서평

서평(書評, book review)은 일반적으로 간행된 책을 독자에게 소개할 목적으로 논평(論評, comment)이나 감상(感想, impression) 등을 쓰는 문예 평론의 한 형식이다.

결국 리뷰와 서평은 같은 형식이라 할 수 있다.

리뷰와 서평에는 평(評)이 포함되는데 그렇다면 "비평" "평론"과도 같은 것일까?

평한다는 점은 같지만 그 내용은 조금 다르다. 비평과 평론에는 구체적으로 판단하고 평가하는 전문적 지식에 바탕을 둔다. 책을 소개하는 것을 넘어 그 책의 가치를 말한다.

비평은 옳고 그름, 아름다움과 추함 등을 분석하여  가치를 논하는 것으로 각 분야에 대한 비평이 있다. 비평을 쓴 글은 비평문, 평론이라고 한다. 그 내용은 문학비평, 사회비평, 예술비평 등등 다양하다. 이러한 글에는 지적 논의와 해석과 평가가 포함된다.


독후감은 무엇인가?

독후감은 문자 그대로 책을 읽은 후 느낀 감상이다. 독서 감상문, 독후 감상문이다. 주관적일 수 밖에 없다. 독자마다 관점이 다르기 때문에 여러 사람이 쓴 독후감을 수합해서 읽어보면 서로서로 다른 이야기를 썼더라도 자연스러운 현상이다. 각자의 개인적인 추억이 책의 내용과 접목되는 경우가 많다.  독후감은 문학의 장르로 보자면 에세이에 속한다. 자기 감정이 표출되는 글이다. 그러니 사람의 감정을 이게 옳다 저게 옳다고 평할 수는 없지 않은가?

그러나 같은 책을 읽으면 그 느낌에도 어떤 공통분모가 있게 마련이다. 그것에서 벗어났어도 연결고리는 있을 것이다. 생각은 책에서 파생되었을 뿐, 근본은 텍스트임에 틀림없다.




그동안 내가 책 리뷰를 쓰면서 굳이 “서평”이라는 부제를 붙이지않는 이유는 간단하다. 그 책에 대해 평론(사회비평, 문학비평, 예술비평 등등)할 능력이 내게 없기 때문이다. 서평에는 반드시 호평만 있는 것이 아니라 비판하는 글 -반론도 제기할 수 있는데 그 반론한 근거에 대한 이론적 뒷받침이 너무 약하고, 대안으로 제시할 이론도 부족하기 때문이다. 더구나 이미 세계적인 베스트셀러나 세계문학사에 우뚝 선 작품들에 대해서 내가 감히 뭐라고 서평을 쓸 수 있겠는가. 리뷰에도 평이 포함된다는 것을 간과한 리뷰 쓰기였다.


내가 쓴 리뷰들을 둘러보며 많은 부족함 중에서도 특히 중요한 한 가지가 누락된 것을 깨달았다. 책의 저자 소개가 없거나 부실한 것이다. 리뷰를 쓸 당시는 그 문제를 대수롭지 않게 여겼었다. 저자는 너무나도 유명한 작가이기 때문에 누구나 다 알 것이라는 선입견이 있었다. 저자 소개를 빼먹은 첫 째 이유다. 혹시 저자에 대한 궁금증과 호기심이 있다면 그 흔한 구글링으로 해결할 것이라는 안일함이 두 번째 이유다.

그러나 이것은 나의 잘못이다. 책에 관한 글을 서평이나 독후감이나 리뷰를 쓰면서 저자소개를 뺐거나 소홀히 하면 안 된다.


리뷰, 서평, 독후감에는 모두 필수적으로 포함되어야 할 내용이 있다. 책의 제목, 저자, 출판사, 책의 내용 요약이 이에 해당한다. 더하여 당시 사회적 배경을 들춰보고, 작가의 집필 의도를 파악한다면 좀더 착실한 리뷰(서평)가 될 것이다.

그러나 이것만으로는 부족하다. 리뷰를 쓴 나의 의견도 발표해야 할 것이다. 독후감에는 나의 생각이 많이 담겨있지만, 리뷰에는 독후감 만큼은 아니더라도 나의 의견과 판단을 추가해야 잘 쓴 리뷰글이 될 것이다. 개인적인 독서기록장이 아니라 공적인 곳에 발표하는 리뷰 글이라면 최소한 포함시켜야 할 내용은 갖춰서 써야한다. 독자들에 대한 예의다.




생활중에 틈을 내서 글을 쓰거나 책을 읽는 일상인데 좀더 제대로 하고싶은 욕심이 크다. 좋은 글을 쓰는 것 못지않게 책을 바르게 읽고 이해하고싶고, 나의 창작이 아니더라도 책을 읽은 내용을 옮기는글이라도 제대로 하고싶다.


내일은 오늘보다 나아지기를!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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