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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morgen Oct 06. 2021

프랑수아 밀레 - 괭이를 든 남자

그림으로 본 요람에서 무덤까지 12

종이책 <삶의 미술관> 출간으로 이 브런치 북에는 도슨트 설명만 남겨둡니다.


https://www.wikiart.org/en/jean-francois-millet/the-man-with-the-hoe-1862 

Jean François Millet < The Man with Hoe>  1860-1862, oil on canvas.  81.9 × 100.3 cm

The Getty Center, LosAngeles


도슨트 설명

프랑수아 밀레가 가장 좋아하는 주제인 농업 노동자에 대한 그림입니다.

죽어가는 어머니를 방문할 돈이 없는 상황에서, 그는 평소의 객관성에서 벗어나 절망의 쓰라린 마음을 괭이를 든 사나이로 표현했습니다. 들판에서 고된 일을 하고 잠시 멈춰서 굳어진 허리를 펴려고 애쓰는 모습의 이 그림은 거센 비난과 찬사를 동시에 받았습니다. 고전주의적으로 미화된 표현에 익숙했던 비평가들은 이 작품의 고통스러운 리얼리즘에 몸서리를 치며 격분했습니다. 삶에 찌든 남자의 얼굴에 배어있는 고통은 진실된 표현이기 때문에 마음이 불편해 진 것이지요. 그림 속 농부를 향하여 허수아비처럼 들판 한가운데 뒤틀려 서있는 괴물이라고 비하했습니다.

그림 속 남자는 파리 부르주아 계급에게 야만적이고 무서운 사람으로 여겨졌어요. 남자와 괭이를 합쳐서 삼각형 구도로 그렸는데요, 땅에 닿은 괭이와 남자의 두 발이 수평선을 유지하여 삼각형 구도의 안정성을 더 확실히 합니다. 열린 공간인 배경에 남자보다 큰 물체는 없어요. 남자는 화면에서 더 높고 크게 부각되고, 도시인들이 평하는 것처럼 위협적인 느낌을 줍니다. 밀레는 인간의 노동에 대한 존엄성을 전달하기 위해 그의 그림에서 여러 가지 전략을 사용하는데 바로 이런 식이죠.

<괭이를 든 남자>는 농민의 곤경에 대한 사회주의적 항의로 해석되었습니다. 그러나 밀레는 자신이 사회주의자도 선동가도 아니라고 선언했습니다. 있는 그대로 그릴 뿐이라고요.

밭갈이를 할 때는 쟁기를 사용하는데요, 쟁기질을 하려면 먼저 잡초와 돌맹이와 그루터기를 제거해야겠죠. 1850년대 프랑스에서는 괭이를 사용하여 이 정리 작업을 했답니다. 칼날이 삽만큼 넓은 이 무거운 도구는 사용하기가 매우 힘들고 엄청난 체력이 필요합니다. 그림 속 남자도 고된 일에 지쳐보입니다. 표정은 공허해 보이고, 사보(sabots 나무신발)를 신은 발이 비스듬히 돌려있는 모습은 그가 두 발로 힘있게 서있지 못한다는 거에요. 괭이 자루에 자신의 무게를 의지하고 있습니다. 그림을 잘 보면 남자의 얼굴이 그가 파내고 있는 흙과 같은 색이에요. 뒤쪽으로 멀리에는 밭갈이가 끝난 들판이 살짝 보입니다. 오랜 노동의 징표입니다.

<괭이를 든 남자>는 10세기 동안 프랑스 들판에서 아무 소리도 내지 않고 수고한 수많은 농업 노동자들의 전형이었습니다.

잠시 허리를 펴고 쉬려고 합니다. 괭이 위에 얹은 손을 보세요. 힘줄이 튀어나왔지요? 괭이를 쥔 것이 아니라, 손만 얹은 것이 아니라, 온 몸을 괭이 자루에 의지해 버티고 있는 것 같습니다. 한참을 굽히고 있던 허리가 쉽게 펴지지 않는 것 같아요. 노동의 강도를 표현했습니다.

1860-1862. Black chalk and white chalk heightening on buff paper. 28.1 × 34.9 cm

 <괭이를 든 남자> 그림을 위한 준비일 것입니다. 완성된 그림보다 덜 잔인하고 덜 지쳐 보입니다. 흰색 분필로 하늘의 구름과 농부의 셔츠에 하이라이트를 표했습니다. 강한 햇빛이 내리쬐고 있다는 것을 알려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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