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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morgen Sep 13. 2022

낙선전에 걸린 <삶의 미술관>

출간 소식

살롱전 Salon, 낙선전Salon des Refusés

살롱은 17세기, 18세기 큰 홀에서 이루어진 프랑스 귀족들이나 부르주아들의 문화 사교 모임을 일컫는다. 프랑스 뿐 아니라 유럽 여러 나라에서 살롱은 문화의 꽃을 피웠다. 그 후, ‘salon’을 대문자 ‘Salon’으로 써서 전람회, 전시회를 뜻하게 되었다.

1667년 프랑스 왕실 예술 아카데미(Académie Royale de Peinture et de Sculpture)가 왕실의 위촉을 받을 만한 학생들의 작품을 전시하기 위해 최초의 반 공개 전시회를 개최했다. 1725년 루브르 박물관의 살롱 카레(Salon Carre)에서 열린 전시회는 전면 공개되었다. 이를 통해 “그룹 전시회”, 이후 “파리 살롱Salon de Paris” 혹은 “살롱 Salon”으로 명명되었다. 살롱은 학술 예술 전시의 공식적인 수단이 되었고 현대미술 평가에서 그 역할은 살롱 이후 200년동안 꾸준히 성장했다. 19세기는 한 해 걸러 정기적으로 열기는 사교행사가 되었다.

아카데미의 예술가와 학생들은 살롱 이후 예술 비평가, 미술품 딜러, 수집가, 후원자의 관심을 끌기 위해 자신의 작품을 전시했다. 전시회를 관에서 주최하고 관리하므로 전시 출품작들은 왕궁(베르사유궁)을 장식하고 왕을 신격화하는 웅장한 그림들이었다. 아카데미에서는 거장들의 그림을 따라 기술을 익히는 형식이 되었는데 이에 반기를 든 사람이 바로 <풀밭 위의 점심식사> <올랭피아>의 화가 마네였다.

마네는 신성하고 격조높은 살롱전을 모욕한 화가로 찍히고 낙선됐다. 프랑스 미술계에서 가장 중요한 행사인 연례 공식 미술 살롱에는 많은 예술가들의 참여가 허용되지 않아 대중의 항의가 이어졌다.

1859년에는 공식 선발대회에서 거부된 예술가들을 위한 최초의 개인 살롱이 열렸다.

1861년에는 화가 테오도르 베론(Theodore Vernon)이 나폴레옹 3세에게 살롱 거절에 대한 탄원서를 보냈다. 항상 자유주의적이었던 황제는 1863년에 살롱이 열리기 일주일 전 대중이 승인되지 않은 작품들을 볼 수 있도록 “낙선전Salon des Refusés”을 만들라고 명령했다. 프랑스는 전쟁중이었고(카메론, 베트남, 멕시코), 살롱전 심사에 의문을 제기하는 시위가 일어났는데 민심 동요를 막기 위하여 낙선전을 연 것이다. 1863년 5월 첫 낙선전이 개최됐고 인상주의에 불길이 일어났다. 학문적 취향에서 벗어난 1863년 파리 낙선전은 현대미술 발전의 중추적 사건이자 중대한 의미를 지닌다. 400명 이상의 예술가의 800여점의 작품이 전시된 대규모 전시회였다.


 

경험

첫 아이는 유치원 시절 미술학원 사생대회에 입선을 하였다. 그 아이가 미술천재인 줄 알았다. 크면 화가가 되도록 계속 후원해야겠다고 다짐했었다. 첫 아이는 피아노 학원 발표회에서 멋진 연주를 하여 내 가슴을 설레게 했다. 피아니스트로 태어난 줄 알았다. 피아니스트가 되도록 적극 지원하려고 마음 먹었었다. 둘째, 셋째 아이를 키우면서 사생대회나 음악콩쿠르에 대한 나의 인식이 바뀌었다. 뛰어난 천재가 아니어도 입상할 수 있는 걸 알았다. 시상은 곧 응원의 메세지였다. 입상보다는 참여에 비중을 두는 쪽으로 정리했다. 아이들이 수상을 하지 못하여도 참여하기 위해 한 작품을 완전히 익히고 그것에 대해 자신감을 갖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을, 부모로서 나이를 먹으며 깨닫게 되었다.

각종 스포츠 경기에서 우승자는 트로피를 받고 스포트 라이트를 받는다. 특히 기록경기에서는 자신의 기록으로는 참가해도 당연히 선두에 서지 못할 것을 알면서도 참가한다. 지는데 뭐하러 참가하느냐는 질문 앞에서 그들은 무어라 답을 할까? 분명히 질테지만 국제 대회에 참여하는 것이 도약의 기회가 될 수도 있다고 하려나… 결국 기록경기에서 금은동 메달 우승자들은 질 것을 알면서 참여한 선수들 때문에 메달을 획득하는 것이다. 기록 순으로 금은동 메달이 확실한 3명만 참여한 경기라면 메달의 의미도 흐려지고 관중들의 관심도 시들할 것이다.

문학 공모전도 합격선에 들지 못하는 출품자들이 뒷받침하고 있는 것은 사실이다. 브런치 북 시상 작품이 10개일 때 10의 수십 수백 곱절되는 작가들이 응모함으로써 수상작가들은 더욱 빛나게 된다. “당선은 생각지도 않았어요.” “그런 거짓말 마세요. 당선을 기대하지도 않으면서 왜 응모해요?” 이런 문답이 나온다면 나는 당당히 답할 것이다. “당선되리라는 생각없이도 응모 자체가 중요하다.”고. 위에서 예를 들었듯이 기록경기에서 질 것을 알면서도 참여하는 운동선수의 상황을 이해한다면 ‘당선을 바라지도 않으면서 응모하는 작가’를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


여행과 글쓰기

2021년 9월. 외국 여행길에 있었다. 브런치 작가로서 종종 글을 올리기도 하였고, 브런치 북 공모에 응모하여 낙선도 여러 번 하였다. 2021년 브런치 북 응모 마감은 나의 여행이 끝나기 전 10월이었다. 우선 응모를 포기하고, 다시 마음이 변하여 응모를 결정하고를 반복하다가 결국 응모하기로 마음먹었다. 이유는 ‘당선’이 아니었다. 응모해야만 내가 쓰던 글이 한 권의 책으로 묶일 수 있을 거라는 실리 때문이었다. 게으른 내가 그냥 흐르듯이 내버려두면 그동안 써온 글은 한데 모으지도 못하고 다 흘러가 버릴 것을 스스로 잘 알고 있었기 때문이다.

“요람에서 무덤까지”라는 제목으로 미술관련 브런치 북을 발행하고 응모했다. 당연히 떨어졌다. 여행중에 틈틈이 시간날 때 썼고, 한 권을 엮은 것에 보람을 느끼며 발표는 기다리지도 않았다. 떨어진 것에 대하여도 전혀 무감각했다. 믿거나 말거나, 나는 정말 당선을 바라지도 않았고, 발표에 대한 설레임도 없었다.


경과

출판사에서 제안 메일이 왔다. 나의 브런치 북을 출판하고싶다는 내용이었다. 깜짝 놀라서 우선 몸을 움츠리고 뒤로 뺐다. 그 글은 대충 쓴 것이라 절대로 책이 되지 못한다고 답메일을 보냈다. 다시 출판사에서 연락이 왔고, 출간하기로 마음먹었다. 기획자는 이미 내 글을 읽었고, 그 글이 얼마나 부족한지도 알면서 출간제안을 한 것이리라. 결국은 나의 ‘기획’이 마음에 들어 출간 제안을 했을 것으로 여겨졌다. 사실이 그랬다. 일생의 통과의례와도 같은 길목 길목마다 어울리는 그림들을 모아서 긴 인생을 한 권의 그림책으로 묶은 기획이 좋다고 하였다.

기획자가 직접 편집의 실무를 맡으며 나와 여러 번 원고가 오고 간 후에 이 책은 완성되었다. 브런치 북 응모에 떨어진 작품이 출판사의 눈길을 끌어 한 권의 종이책으로 나오게 되었다. ‘출간 기획안’을 써보지도 못한 채 ‘출판 계약서’에 서명을 했고, ‘당선을 기대하지도 않은’ 나의 응모가 빛을 보게 되었다.

미술작품의 살롱전에 그림 한 점도 걸지 못하는 작가가 낙선전이라는 이름으로 그림을 걸었던 것처럼 나의 브런치 북 응모작은 <삶의 미술관>이라는 책으로 태어났다. 소셜미디어에 전혀 참여하지 않고, 그러니 당연히 팔로워들도 없는 나의 책을 어찌 홍보할지 나도 모르겠다. 계약때부터 이 점을 밝혔으니 출판사에서 알아서 해주겠지…

겨우 생각해낸 것이 브런치 구독자들이다. 리뷰 쓰실 나의 구독자들이 신청하시면 <삶의 미술관> 보내드릴 것이다.


 신청

1.저에게 ‘제안하기 있는 메일로 성명 주소 보내주세요. 저의 구독자님들 신청순으로 10명에게 <삶의 미술관> 책을 보내려 합니다.   글의 댓글로 메일보냈다고 써주세요. 1, 2번을  적어주세요.

2.리뷰를 쓰시는 10명에게는 저의 북아트 작품으로 보답하겠습니다. 성명과 주소를 메일로 보내주시고,  글에 메일 보냈다고 댓글 달아주세요. 1, 2번을  적어주세요.


낙선전 출품 화가들이 지금 우리들의 손가락에 우선 꼽힐 정도의 명망있는 화가가 되었듯이 내 책도 그리 빛나면 좋겠다는 엉뚱하고 망상적인 기대를 해본다.


<삶의 미술관>

https://www.aladin.co.kr/m/mproduct.aspx?ItemId=300470419


http://m.yes24.com/Goods/Detail/112251134


http://mobile.kyobobook.co.kr/showcase/book/KOR/9791186972953?orderClick=Ow4


아래는 yes24 채널에 올라온 인터뷰 기사에요.

http://m.ch.yes24.com/Article/View/516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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