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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morgen Jul 26. 2020

혼자 차를 마시며

차를 마시면 이야기를 풀어놓고, 그이야기를 이어가게 되죠.

빈 찻잔에 다시 차를 따르며 하던 이야기를 계속하거나, 화재를 바꾸거나, 거듭 빈 찻잔을 채울수록 이야기는 무르익어 가고, 시간은 저만큼 도망가 있고, 꿈도 여물고, 정신도 맑아집니다.


술을 마시면 역시 이야기를 풀어놓을  있고,  차를 마실 때나 마찬가지로 이야기를 이어가게도 되죠. 술잔에 다시 술을 따르며 하던 이야기는 헛바퀴를 돌게 되고, 거듭  술잔을 채울수록 이야기는 방향을 잃고, 시간은 박제가 되어 멈추고, 꿈조차 잊고, 정신도 혼미해집니다.

 

가끔은 선비처럼, 가끔은 황제처럼

차를 마시거나, 술을 마시거나,

마주 앉아 함께 마시는 사람들은 서로 할 말이 있는 사람들입니다.

할 말이 있다는 것은 마음이 열려있다는 것이죠.

극과 극으로 다른 생각을 하고 있어도 마주앉은 사람들은 싸움을 통한 방법으로라도, 미워하는 방법을 통해서도 소통합니다.

그래서, 마주 앉아 차를 마시거나, 마주 앉아 술을 마시는 사람들은 외롭지 않은 사람들이죠.


혼자 차를 마시는 사람은 외로운 사람입니다.

그러나 혼자 차를 마시는 사람은 그 외로움을 즐기는 사람이죠.

혼자 차를 마시는 사람은 생각할 것이 많은 사람입니다.

꿈을 꾸고 설계할 것이 많은 사람입니다.

보물을 찾으러 지하탐험도 하고, 별을 따러 우주로 날아가기도 합니다.


혼자 술을 마시는 사람은 더더욱 외로운 사람이지요. 그러나 혼자 술을 마시는 사람은  외로움이  속까지 스며든 사람입니다.

혼자 술을 마시는 사람은 잊고 싶은 것이 많은 사람입니다.

꿈을 접고 잠들고 싶은 사람입니다.

하데스의 세계를 엿보러 지하로 침잠하고, 흔적없이 우주로 증발해버리기도 합니다.


당신은 마주앉아 차를 마시나요? 마주앉아술을 마시나요?

당신은 혼자 차를 마시나요? 혼자술을 마시나요?

나의 답- 나는 지금 혼자 차를 마시고있습니다.

내가 기대하는 당신의  - ???

 

여름이면 자주 마시는 아펠숄레와 라들러




<아펠 솔레>와 <라들러>

내가 여름에 자주 마시는 아펠숄레는 탄산수에 맑은 애플쥬스를 취향대로 섞어서 마시면 달지도 않고 시원하다. 숄레(Schorle)는 쥬스도 아니고, 탄산음료도 아니고, ㅇㅇ에이드도 아니다. 맛이 강하진 않지만 청량감은 일반 청량음료와 같고 끈적이는 달콤함이 아니라 시원한 맛이 더하다.  단 것을 좋아하는 사람은 탄산수 대신 사이다와 애플쥬스를 섞어도 괜찮을 것이다.
술이 약한 내가 마실 수 있는 라들러는 맥주 칵테일이다. 알콜없는 맥주는 맛이 없고, 라들러는 맛이 좋다. 라들러(Radler)는 알콜 도수가 약하여 마신 후에 자전거를 탈 수 있다고 자전거를 뜻하는 Rad로 이름을 붙였다고 한다. 맥주에 레몬에이드를 혼합하여 마시면 된다. 완제품 라들러도 판매하고 있지만, 집에서 편리하게 내 마음대로 만들어 먹으면 된다. 레몬에이드 + 맥주, 또는 맥주에 그냥 레몬즙을 짜 넣어도 좋고, 단 맛을 즐기는 사람은 사이다를 약간 넣은 후 레몬즙을 넣어도 될 것이다. 식음료는 거의 개인의 취향이니까 정통 방식이 아니어도 내 입에 맞으면 좋은 것 아닌가!



잠시 혼자 한 생각, 지극히 주관적인 생각입니다.

차를 좋아하는 독자들, 술을 좋아하는 독자들의 마음 상하라고 쓴 글은 아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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