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에레모스 Jun 12. 2021

우리 모두는 피드백이 필요하다.

'숨겨진 포스트잇' = 피드백

저는 컨설턴트라는 직업 특성상 기업에서 일하는 다양한 사람들을 만나고 그들의 이야기를 들을 기회가 비교적 많았습니다. 1년이면 미팅과 강의만으로 만나는 사람이 1,000명이 넘을 때도 있는데 몇년이 지나도 기억에 남는 사람이나 대화가 있습니다. 오늘은 그 중에서도 피드백에 대한 이야기를 나눴던 사례를 소개해 볼까 합니다.


한 증권회사의 팀장 리더십 강의를 준비할 때였습니다. 리더십 향상의 대상은 팀원이었기에 강의 전에 되도록 많은 팀원들과의 인터뷰를 통해 팀장의 어떤 점들이 개선되고 변화하길 기대하는지 목소리를 듣는 현장이었습니다. IT 부서에 이 회사로 이직한지 1년 정도 되는 한 과장님과의 대화로 기억합니다. "이전 회사는 나름 대기업이어서 연말이면 성과평가를 해서 입력해야 하는 시스템이 있었습니다. 그렇다보니 내가 1년 동안 했던 일에 대해 어쨌든 점수를 받게 되고 그것에 대한 짧은 설명이라도 들을 수 있었습니다. 여기서는 성과평가를 하는 시스템도 갖추어져 있지 않지만, 설령 관련된 대화를 나누더라도 그냥 형식적일뿐 내가 했던 1년에 대한 반응을 알 수가 없어요. 1년 동안 나름 고생해서 일을 했는데 그에 대한 피드백을 들을 수가 없으니 내가 일을 잘 하고 있는 건지 이걸 왜 해야 하는지 이런 생각이 듭니다."


한 가지 예를 더 들어 보겠습니다. 이번에는 명품을 유통하는 회사에서 마찬가지로 리더십 강의를 준비하며 만났던 팀장님 이야기입니다. 이 분은 누구나 들으면 알만한 명품의 브랜드 매니저로 일하고 있었습니다. 어느날 급여에 평소보다 더 많은 돈이 들어왔고 확인해보니 그 돈은 인센티브로 지급된 것이었다고 합니다. 하지만 그게 끝이었습니다. 무슨 말인가 하면, 무엇에 대한 인센티브인지 설명이나 언급은 없이 급여만 더 들어왔다는거죠. 물론 어떤 직장인이 급여가 더 들어오는 걸 싫어할까요? 돈을 받는 그 자체는 기쁘고 좋았을 겁니다. 다만, 흔히 말하는 것처럼 더 들어온 그 급여가 정말 직원에 대한 ‘동기부여’로서의 incentive였는지에 대해서는 생각해 봐야 합니다. 이 매니저님은 돈이 들어온 건 좋지만 그다지 동기부여가 되진 않았다고 말합니다.  어떻게 보면 당연하죠. 내가 한 노력과 성과를 조직과 사람들이 알아봐주고 그것에 대해 때로는 ‘언급’하고 때로는 칭찬하며 구체적으로 잘된 점을 말해주는 과정이 없어 내가 뭘 잘했는지도 모르는채 그저 통장에 꽂히는 돈은 그것의 의미 자체가 다르다는 걸 단적으로 보여주는 사례라고 생각합니다.


기업의 몇 가지 예를 들었습니다만, 이것들이 주는 의미는 명확합니다. 아래와 같이 정리해 표현해 볼까요?  

A가 한 B에 대해 C라고 피드백을 한다.


C가 없을 경우: A는 B가 잘 되고 있는지 그렇지 않은지 알 수 없기 때문에 B에 대한 좋은 성과를 내기 어려울 뿐 아니라 조직과 리더가 자신에게 무관심 하다고 느끼며 스스로도 업무에 대한 주도성과 열정이 떨어질 수 있다.


C가 있는 경우: C가 없는 경우보다는 B의 성과가 좋아진다. A는 피드백을 바탕으로 개선점을 찾아내어 성과 향상까지도 만들어낼 수 있다. 피드백을 통해 자기 성장의 기회를 삼으며 이후 업무에 더 나은 적용 또한가능할 것이다. 물론 이 경우에도 병폐는 있다. (지나치게 긍정적인 피드백만 전달하거나, 피드백은 했으나구체성이 결여된 경우 혹은 지나친 부정적 피드백으로 인해 동기부여가 급격하게 저하되거나 인격모독성 발언 등을 피드백이라고 착각하는 경우 등 잘못된 예시는 너무 많으니 별개의 글을 통해 다루는게 좋겠다.)


저 역시도 2번째 회사에서 제 리더로부터 매우 구체적인 피드백을 통해 저의 장점과 개선점을 깨닫고 성장했던 경험이 있습니다. 나아가 만일 상대방이 알아서 피드백을 주지 않는 경우에는 상사, 고객을 막론하고 당당하게 피드백을 요청하고 개선점을 찾아 갔습니다. 문제를 해결하고 성과를 이루기 위해 하는 수많은 고민의 Aha 모멘텀은 때로 이 "피드백"들이었습니다. 생각이 멈출 때, 책상 앞에 앉아는 있는데 능률이 안 오를 때 책상 앞에 붙여둔 포스트잇 한 장에 적힌 메모가 보고서 작성의 첫 문장이 되는 실마리가 되는 경험을 해보셨나요? 일이 고된 날 책상 위에 올려진 초콜릿과 함께 붙어 있는 포스트잇의 메모 하나로 힘나서 아자를 외쳐본 적 있으시죠? 피드백은 내가 볼 수 없는 나를 보게 해주는‘숨겨진 포스트잇’과도 같습니다. 그 한마디 피드백 덕분에 힘이 나서 더 열심히 할 수 있는 원동력이 되어 주기도 하고요.


이 글을 통해 피드백의 중요성을 어느 정도 인지했다면 이제는 아래의 질문을 통해 피드백을 나에게 적용하기 위한 한 걸음을 더 나가 보시죠.


“당신은 함께 일하는 사람들에게 피드백을 주고 있나요?”

“당신이 전달하고 있는 피드백은 대상과 상황에 맞게 잘 표현되고 있나요?”

“당신의 피드백이 누군가의 개선과 성장에 도움이 되게 하려면 지금부터 무엇을 다르게 해야 할까요?”

“당신은 어떻게 피드백을 해야 하는지 알고 있나요?”


저는 많은 변화가 작은 ‘고민’ 하나로부터 시작된다고 믿습니다. 위 질문 중 하나를 고민하고 실행해 보세요. 아니, 내일 누군가와 함께 일한 후 그 사람에게 말을 건넬 때 잠깐 ‘고민’해 보세요. 그러면

그 사람에게 전달해야 할 피드백이 무엇인지 발견할 수 있을 겁니다. 그리고 그 피드백을 받은 사람이 어떻게 달라져 가는지 보게 될 수 있을 겁니다.


우리 모두는 피드백을 받고 싶어 합니다.

그러니 당신이 먼저 피드백을 전해 보는 건 어떨까요?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