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포스팅 때 제다에 와서 오전, 오후 시내를 구경 한 뒤 이제 제다의 가장 핫플레이스 "알 발라드"로 가보기로 했다.
제다는 대중교통이 너무 불편해서 거의 우버가 아니면 이동이 쉽지가 않은데 주요 버스 노선 정도는 다녀야 하는 거 아닌가 싶다.
(이거 너무 한 거 아니냐고~)
겨울이야 뭐 선선 (영상 20도 내외) 해서 괜찮지만 한 여름에는 걸어 다니기도 쉽지 않으니까
알 발라드 (그 발라드 아니고요)
7세기 즈음부터 홍해를 거점으로 아라비아 상인들이 제다에서 다양한 무역 활동을 하면서 부흥하게 되었다.
그때가 아마 아라비아 상인들의 전성시대였겠지.
고려까지 와서 무역을 했다고 하니 그 상인들 덕분인지 몰라도 지금의 코리아라는 영어 이름이 붙여졌다.
주요 명소는 "라와신" 히자즈 스타일 목재 발코니로 외부로 돌출된 구조가 특징이다.
그러고 보니 밴치나 공원마다 이런 목재 스타일이 많이 보였는데 사우디 스타일이었구나.
거리를 걸으며 뭔가 로컬스러움이 묻어난다.
"베이프 나시프" 19세기에 지어진 전통 가옥으로 제다 관광청에서 가장 강조하는 관광 명소 중 하나이다.
마침 안에도 잠시 들어가 볼 수 있었는데 특별한 거 말고는 별건 없네.
이곳을 중심으로 많은 사람들이 지나다니고 있었고 특히 연인들끼리 만나는 장소로 쓰이는 것 같았다.
마치 우리네 "강남역 타워 레코드 앞에서 만나" 뭐 이런 건가?
"알 알라위 전통 시장" 제다 알 발라드 지역의 핵심 핫플레이스이다.
사실 제다는 유명한 관광지라고 하기엔 임팩트는 부족할 수 있다. 사우디 아라비아의 랜드 마크 중 하나는
알울라나 리야드의 병따개 모양의 빌딩 정도겠지만 제다는 유명한 건축물 까지는 아니어도 가장 사우디스럽고 중동 문화를 느껴볼 수 있는 곳 중 하나이다.
나도 두바이, 도하, 이스탄불, 카이로 등 여러 전통 시장을 다녀봤지만 제다의 알라위 시장이 가장 인상 깊었다. 물론 그곳도 나름의 재미와 볼거리는 있지만 외국 관광객들을 위한 인위적인 시장 정도로 보였는데 알 알라위 시장은 정말 찐~ 로컬을 위한 사우디만의 독특한 거리였다.
시장을 중심으로 다양한 카페와 레스토랑, 서민들을 위한 길거리 음식, 샵, 상점가 등이 눈길을 사로잡는다.
시장 곳곳마다 사우디 커피를 파는 상점가와 거리.. 모스크
한국에서는 절대 느낄 수 없는 사우디 중동 문화만의 필링이 차오르기 시작한다.
상점가와 기념품 샵을 갈 때마다 아직은 낯선 동양의 아시아인이 오니까 반갑게 맞이해 주는 상인들
가격은 전통 시장답게 그렇게 비싼 편은 아니었다.
대부분의 중동 국가들이 그렇듯 보통 해가 지는 오후 7시는 넘어야 활기차지기 때문에 이곳은 낮보다는 무조건 밤에 와야 함.
시장 규모는 제법 컸다.
나 같은 관광객들 보다는 대부분 제다 시민들인 듯
지나가는 고양이에게도 반갑게 인사해 본다.
제다에 온다면 이곳 알 발라드는 꼭 한번 추천~
오래 걸어서 인지 조금 출출하기도 해서 뭐라도 좀 먹을까 하다가 구글 맵에 핫한 카페가 근처에 있네
사람들이 줄 서 있길래 웬만해서는 줄 서서 먹는 가계를 본 적이 없어서 뭔가 사우디 MZ들이 좋아하는 곳인가 보네.
나도 한번 커피 한잔 해보자.
10분 정도 기다려서 드디어 내부 입장
오~ 한국에서는 맛볼 수 없는 예맨 커피가 있다.
커피의 첫 원두 생산지는 아프리카 에티오피아인데 아라비아 상인들이 커피를 갖고 와서 예맨의 "모카"에서 우리가 현재까지 마시는 커피가 탄생하게 된 곳이다.
지금은 예맨 반군 등으로 방문은 어려운 곳이긴 하지만 예맨도 나라가 안정된다면 나름 커피 부심 뿜뿜 할 수 있겠지.
그 예맨 커피구나.. 한번 마셔보자. 어차피 이날 숙박은 하지 않고 그다음 날 새벽 4시에 이집트 룩소르로 가야 하니 밤에 커피를 마셔도 된다.
카페는 "MINAA"
줄 서 있는데 검은색 니캅 (전신을 가리는 차도르)으로 무장한 사우디 MZ 여성분들이 대부분이었다.
검은색 복장을 입은 분들이 많으니까 왠지 707 특임대 같은 느낌이..
(마침 이때가 12/3 계엄 해제가 막 된 상태라 더 와닿았음)
예맨 커피는 신맛이 강한 커피였다.
딱 내가 좋아하는 맛이네.. 원두 좀 사 갖고 싶다.
하지만 흙바닥의 이집트도 가야 하기 때문에 케리어는 못 끌고 오고 큰 배낭이라 무거운 짐은 사양합니다.
그렇게 알 발라드에서 시간을 보내고 이제 제다 공항으로 이동해 보자.
거의 노숙을 하다시피 기다렸다가 룩소르로 가야 하는데 휴~ 여행 유튜버가 되는 것 마냥 쉽지 않구나.
안녕 사우디~ 언제 또 와보겠냐만은.. 언젠가 인연이 있겠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