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엄령이 시작되던 날 밤..
대한민국 국민이라면 잊을 수 없던 그날 밤 (10시 전에 일찍 주무신 분들이 진정한 승리자)
사실 그날은 오랫동안 정들었던 회사의 마지막 업무이자 퇴사날이기도 했다.
퇴사를 자주 할 정도로 한 회사에 적어도 5년 이상은 근무를 해왔기에 내 인생에 있어서도 중요한 날이기도 했다.
새로운 곳에 적응하여질 때쯤 전 회사의 소식을 SNS 등을 통해 짐작을 해볼 수 있었다.
회계팀에서 정말 궂은 일 도맡아 하며 항상 남을 챙기고 밟은 웃음을 보여주던 그 직원이 잘렸구나..
업무적으로는 아쉬움과 부족함은 있긴 했지만 누구보다도 회사를 사랑했고 거쳐간 모든 이들에게 친절하게 대해주었다.
그 직원이 입사하던 시기 당시 코로나가 한창일 때 회계 파트 담당자가 갑작스러운 퇴사로 인해 모든 업무가 내게로 밀려왔고 회계라곤 회사 내부 계좌나 조회할 줄 알던 그때 무척이나 당황스러웠었다.
그때 아직 경력은 없지만 나름 회계 부분으로 자격증 등을 갖춘 직원이 온다고 하기에 내심 기대를 했었는데 역시나 업무 파악이 쉽지는 않아 보였다.
입사한 지 일주일 정도 지났을까 아직도 헤매는 것 같아서 조용히 불러 어려움이 있을 때 언제든지 얘기를 해달라고.. 그리고 혼자 끙끙할 것 없다고 말해주었다.
대표님께도 지금 새로 들어온 회계 직원이 힘들어하는 것 같으니 도움이 필요하다고 보고 드렸고 대표님도 여러 방면으로 대책을 간구하였다.
그렇게 어렵지만 코로나의 긴 터널을 지나 여행업에도 희망의 빛줄기가 생기게 되었고 점차 안정화할 수 있었다.
내가 퇴사하는 날에 직원들이 각자 써준 롤링 페이퍼를 받아 보았는데 그 직원이 써준 문구 하나가 인상 깊었다.
"차장님 오늘 마지막으로 가실 때 얼마나 울컥했는지.. 차장님 안 계시는 사무실 분위기 상상이 안 가네요. 그동안 함께한 시간들이 참 소중했습니다"
나 역시 그 어리바리하던 그 모습 속에서 예전 나의 모습도 볼 수 있었다.
업무는 조금 둔하지만 그래도 참 착한 친구였는데~
회사 경영이 어려운지 결국 지난달에 퇴사를 통보받았나 보다.
그 친구의 SNS 에는 티는 안내지만 많이 우울해하는 것 같았다. 댓글로 "힘내"라고 하고 싶었지만
인생사 퇴사든 해고든 결과는 동일하다.
그저 "왜 이렇게 술 사진을 올리는 거야? 다이어트 한 데메? ㅋㅋ "라고 약 올리면서도 아무렇지 않은 듯 짧은 댓글만 남겨주었다.
그토록 SNS 에는 하늘 사진만 올리던 아이..
한편으론 그래~ 이 각박한 세상 속에서 그 회사만 바라보지 말고 자기 계발을 했었어야지~!
라고하고 싶지만.. 그것은 또 다른 폭력일지도 모른다.
스스로 이겨낼 수밖에..
10여 년 전 나처럼..
그저 지켜봐 줄 수밖에..
SNS 에는 손발 오그라 드는 문구와 사진으로 도배될 때마다 열정 파괴자 마냥 딴지를 걸어주고 싶지만
그래 그럴 수 있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