짧고 강렬했던 피렌체를 떠나 이제 로마로 가는 시간
2025년이 25년 마다 돌아오는 가톨릭 희년이라 무척 붐비는 한해인데 얼마전에 선종하신 교황님의 장례에 참석하기 위해 한바탕 로마는 더 정신이 없었다고 한다.
전체적인 일정을 구성하면서 로마로 가면서 어디 한 곳 들려볼까 하다가 시에나? 몬테 플치아노? 등을 살펴보던 중 슬로우푸드의 발상지 오르비에토는 어떨까 싶었다.
학생들에게 오르비에토를 갈 것이라고 하자 다들 거기는 왜 가요? 라는 반응
전혀 정보도 없었고 함께 동행한 과장님도 생소한 이탈리아 소도시.. 그러나 슬로우푸드 운동이 처음 시작한 곳이고 아기자기한 골목길로도 유명하다.
학생들에게는 다양한 경험을 제공해 주고 싶었다. 로마, 런던, 파리 같은 대도시만 봐도 시간이 모자르겠지만 잠시금 쉬어 가는 이런 소도시 투어는 어떠한가
오르비에토의 슬로우푸드는 빠르게 변해가는 세상 속에서 패스트 푸드로 점차 건강을 잃어가는 현대인을 위해 새로운 운동을 시작하였다.
로컬 푸드 , 지산지소, 신토불이 등 내가 살고 있는 지역 내에서 일정 반경 이내에서 재배하는 농산물을 먹고 초가공식품이 아닌 최대한 조리를 최소화 하면서 음식 본연의 맛을 지키고자 한다.
국내에서 대표적으로 남양주시가 슬로우푸드 시티로 첫 시작을 하였고 남양주 시와도 자매결연을 맺어서 정기적으로 모임을 갖고 있다.
학생들 중에 식품영양학과 전공이 있어서 탐방을 잘 해보라고 했는데 나중에 얘기 들어보니 걍 먹느라 바뻤다는...
그만큼 이곳은 물가가 다른 대도시에 비해 상대적으로 저렴했다.
스위스의 높은 물가를 경험하다가 이곳에 오면 거의 값싼 동남아 여행을 온 듯한 기분이 아닐까?
피렌체에서 출발하여 2시간 여를 달려 도착한 오르비에토
마침 날씨가 아주 쾌청해서 기분 좋게 둘러볼 수 있겠다.
버스에 내려 푸니쿨라를 타고 위로 올라가는데 이번에는 공사 중이라 탑승 하지 못하고 셔틀 버스를 타고 가야 한다.
올라가는 전경이 멋지네~ 토스카나 주는 아니지만 그래도 발도르차 대평원과 구릉 지대가 이탈리아 만의 감성
점심 시간 까지 포함해서 3시간 정도 충분한 자유 시간을 주었다. 처음에는 여길 왜 온거지? 이런 표정이었다가 골목길을 둘러보면서 점차 흥미로워진 학생들
어느 식당을 들어가도 값싼 가격에 맛있는 음식들이 너무 좋았다는 후문
슬로우푸드 발생지 답게 정성스럽게 요리를 하는 듯 했다. 어느 식당이든지 합당한 가격과 환대
오르비에토에서 바라보는 뷰 포인트까지 알려주고 각 골목길을 걸으면서 여유를 갖어 보자.
에스프레소 한잔과 빵 한 조각
바로 로마로 가서 투어를 시작할 수도 있었지만 2주간의 강행군 속에 잠시금 쉬어 가는 여유도 필요하다.
3시간 동안 천천히 걸으면서 골목길과 상점가 구경도 하고 커피 한잔도 하면서 휴식을 취하고 오니 학생들도 너무 좋았다며 또 오고 싶다고 한다.
사실 이탈리아의 매력은 이런 소도시들이 엄청 많다는 점이지. 각 영주들의 삶이 녹여져 있어서 각 도시별로 독특한 건출물과 문화가 남아 있고 그래서 이탈리아는 삼성, LG 같은 대기업 중심 보다 소규모 협동조합 형태의 기업들이 이탈리아 경제를 이끌어 가고 있다.
우리 자연 캠퍼스는 이렇게 여유롭게 다녔는데 나중에 일주일 후에 오르비에토를 방문한 인문캠퍼스 학생들 이야기를 들어보니 비도 엄청 왔었고 셔틀 버스가 밀리는 바람에 올라가기 넘 어려웠다고 한다.
2시간 정도 밖에 시간을 못줘서 오르비에토만의 매력을 충분히 즐기지 못한 듯 하여 아쉬어 했다.
역시 날씨 요정인 여기서도 빛을 발휘하는 구나
오르비에토를 떠나 이제 마지막 종착지 로마로 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