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오년 2026년 새해가 밝아왔다.
나이가 들수록 새해맞이는 왜 이렇게 빨리 오는지..
익숙하지만 일몰과 일출을 보는 것은 생각보다 쉬운 일은 아니다.
해는 늘 지고 뜨니까 익숙하긴 하지만 막상 맘먹고 보려면 여러 가지 제약이 생기기 마련
서울이나 대도시에 살면 건물에 가려져 제대로 된 일출, 일몰을 보기가 어렵고 서해, 동해 바다를 가도 날씨가 좋지 못하면 해가 지고 뜨는 것 역시도 쉽지 않다.
여름에는 해가 길고 겨울에는 해가 짧고.. 제주도에 1년 가까이 살아보기도 했지만 아마 단 한 번에 일출을 보기 위해 성산포로 가본 적도 없었다.
기억에 남는 일몰, 일출이라면 이집트 룩소르였다.
고대 이집트인들에겐 태양은 농사에 매우 중요했으므로 신성시 여겨졌고 나일강을 기준으로 강 서쪽은 죽은 자의 땅 일명 서안, 동쪽은 산 사람의 땅 동안으로 구분한다.
그래서 카이로를 봐도 나일강 오른쪽에 주로 거주지역이 형성되었고 피라미드가 있는 기자 지구는 왼쪽에 위치해 있다.
사우디 제다에서 룩소르 도착하여 비몽사몽 시간 때우다가 겨우 호텔 체크인 해서 2시간 정도 낮잠을 잔 뒤 호텔 옥상에 위치한 식당에서 저녁노을을 바라보며 낙타 고기를 주문해 보았다.
김치찜? 같은 매콤함에 부드러운 낙타 고기 찜이라고 해야 하나 이집트 전통 음식이었는데 상당히 맛이 있었다.
망고 스무디도 하나 시켜서 혼밥 하는 저녁노을 전경
호텔 바로 앞에는 룩소르 신전이었고 4000년 전쯤 되는 작은 스핑크스들이 현대 건축물들과 함께 쭉 나열되어 있는 모습이 사뭇 신기하기까지 하다.
매일 지는 일몰을 바라보며 이집트인들은 서안은 해가 지는 죽은 자의 땅이라고 여겨졌구나..
일출은 룩소르 열기구 투어였다.
사실 첨부터 열기구는 별로 생각이 없었는데 우연찮게 어느 참여해 본 분의 블로그를 읽고 나서 한번 호기심에 신청했었는데 안 했다면 평생? 후회했을지도~
튀르키예 카파도키아 열기구를 보통 하는데 가격이 매우 비싸고 날씨 영향이 커서 하고 싶어도 못하는 열기구 투어인데 룩소르는 가격도 매우 저렴하고 날씨 영향이 상대적으로 덜 해서 괜찮다.
겟 유어 가이드를 통해 신청하면 호텔로 픽업을 나와 주는데 오전 6시쯤에는 출발해야 하고 당시 12월은 이집트 아침 날씨가 제법 쌀쌀해서 패딩 잠바를 입고 가야 할 정도로 춥다.
열기구가 올라가는 곳에 도착해서 각 팀별로 나눠서 체조 및 제자리 뛰기 등을 시킨다.
이거 유격 뛰기 전에 유격 체조 시키는 건가?
열기구들이 하나둘씩 떠 오르면서 뭔가 익숙한 장면? 이거 줌 미팅 때 뒷 배경 아닌가? ㅋㅋ
내가 타려던 열기구는 상대적으로 좀 늦게 뜨기 시작했다. 워낙 열기구가 크고 생각보다 뜨는데 시간이 걸리네. 아 이러다가 해뜨기 전에 못 떠오르는 게 아닌지 살짝 불안하기도 했지만 일단 뜨니까 금세 올라간다.
고소 공포증은 없는 편이긴 하지만 핸드폰 사진 찍다가 떨어뜨릴까 봐 그게 더 불안
열기구는 롯데월드 천장에 붙어 다니는 모형만 타봤는데 실제로 이렇게 높이 올라와본 적이 있었나 싶다.
10여분 기다리니까 저 멀리서 해가 떠오르기 시작한다.
우와~ 땅에서 지평선 너머로만 보던 일출을 이렇게 높은 곳에서 바라보다니
그간 코로나 시기도 견디고 회사서 맘 고생했던 노고를 보상받는 기분이었다.
카파도키아와는 조금 다른 느낌의 룩소르 열기구
끝없는 지평선에 왕가의 계곡과 신전들도 보이고 나름 저렴한 가격에 일출을 볼 수 있으니 강력 추천!!
새벽부터 일어나서 참여하길 잘했네.
10여분 정도 기다리면서 일출 전경을 바라보는데 열기구 파일럿 님도 오늘 같이 날씨와 일출이 멋지게 보이는 날도 흔치 않다고 한다. (진짜인지 알 길이 없으니 립 서비스 일수도)
높이 올라와 있으니 무척 쌀쌀했는데 반팔에 반바지 입고 온 어느 백인 청년은.. 역시 추위에 강한 민족인가
일출에 알록달록한 빛깔을 내는 기암괴석과 신전 그리고 룩소르 시내 전경 모습
30분 정도 떠 있다가 서서히 내려오는데 거기에 맞춰서 봉고차들이 와서 픽업을 해준다.
정말 이것을 위해 열심히 일하시는 분들.. 코로나 시기 때 관광객들이 안 와서 생계에 엄청 힘드셨을 듯
다시 숙소로 복귀하는데 나일강을 도하하는 배를 탄다.
보통 패키지를 하면 나일강 크루즈를 하기도 하는데 혼자 온 나로서는 사치겠지
나일강을 배 타고 가는 기분도 내면서 힘든 하루 일정을 마무리해본다.
룩소르의 일출과 일몰을 경험하고 이제는 카이로로 이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