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시대 유물이라 말하지 마요...
따뜻한 햇살이 비치는 창가에 커피 한잔과 오늘의 신문을 펴 놓은 그림.
이 풍경은 정말 구시대의 사진 속에서만 발견되는 장면일까.
매일 아침 눈을 뜨면 비가 오나 눈이 오나 바람이 불어도 정확하고 뽀송하게 집 앞으로 배달된 신문을 들고 들어오며 오늘의 헤드라인을 스르륵 훑으며 혼잣말도 한 번씩 섞어주는 일은 내게 일상적인 일이다. 바쁜 아침 출근과 등교를 하는 모든 이들을 집 밖으로 내 보내고 큰 숨을 들이키며 신문에 눈길을 보낸다. 오전 시간이 허락한다면 따뜻한 커피와 함께 지면의 여기저기를 훑어보며 세상을 읽는 일이 내겐 꿀 같은 시간이다.
며칠 전에도 이렇게 신문을 읽다가 어느 칼럼을 보고 깜짝 놀랐다. 필자는 매주 이십 대의 대학생들과 함께 수업을 하는데 그들에게 집에서 신문을 구독하는지를 질문했다고 한다. 열명 중 두 명 정도는 신문을 구독하지 않을까 기대했는데 아무도 손을 들지 않았단다. 정말 종이 신문을 구독해서 읽는 일이 현실에 이렇게 합당하지 않은 행위였을까. 그 글을 쓴 필자만큼이나 나도 충격적이었다.
2019년 신문 열독률이 12.5% 라고 한다. 2016년 25% 대에 이르던 비율이 매 해 급감하고 있다는 말이다. 바쁜 젊은이들이야 핸드폰과 탭에 익숙한 세상이니 종이신문을 잘 읽지 않겠구나 예상은 했지만 이 정도의 비율이라면 중장년 혹은 노년층도 종이신문에 등을 돌리고 있다는 의미가 아닌가. 그렇게까지 종이신문은 매력이 떨어지는 구시대 유물이었던 걸까. 나의 신문에 대한 애정은 한참 유행이 지난 나팔바지에 목을 매는 그런 시대에 뒤떨어진 빛바랜 사랑이었던 것이다.
나 역시 컴퓨터 작업을 할 때나 뭔가를 기다리며 핸드폰을 만지작거릴 때 인터넷 뉴스를 흘끔 거리는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그 행위가 종이신문을 포기하게 하는 일은 될 수 없다는 게 나의 생각이었다. 정보성 신속한 뉴스 외에도 신문에는 내가 애정 하는 필자들의 칼럼과 다양한 의견들과 그리고 문화적인 호기심을 채울만한 기사들이 존재했다. 물론 이것들도 신문사 홈피에 버젓이 자리를 잡고 있기는 하다.
그럼 그 외에 종이신문의 그만의 유니크한 매력은 정말 없는 것일까. 만화 만평도 더 뛰어난 화질로 손바닥 위에서 볼 수 있다... 종이신문은 매일 아침을 기다려야 하지만 인터넷 뉴스는 실시간 바로 정보전달을 해준다... 이렇게 적다 보니 정말 종이신문의 장점은커녕 이것을 포기 못하는 나 자신이 너무 구차해진다.
그래도 구독을 끊을 수는 없다. 신문을 읽기 위해 확보하는 아침의 여유와 종이 신문을 넘길 때 차르륵 나는 소리, 크게 팔을 휘두르며 넘기는 그 맛, 게다가 다 읽은 후 휘리릭 미련 없이 재활용 쓰레기통으로 날리는 그 가벼움까지 나는 애정 한다. 부디 신문 열독률이 10% 미만으로 떨어지는 날이 오더라도 신문이 이 세상에서 사라지지 않기를 바라는 심정이다.
앗 또 한 가지 더... 야채를 신선하게 보관할 때 신문지로 한 번 싸서 비닐에 넣어 냉장고에 보관하는 유용한 장점도 있었다는 점도 말하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