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는 것이 시소와 같다면

by 소록소록

토요일 점심, 여느 때라면 국수라도 한 그릇 사 먹을까 하는 마음으로 퇴근하는 남편과 함께 집을 나섰을 텐데 그날은 작은 티브에 앞에서 고민을 하고 있었다. 유퀴즈의 유재석이 뮤지션이자 효리의 남편 이상순을 소개하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우리 저거 보고 나갈까?"

"그냥 시켜 먹으면서 보자!"

오랜만에 마음이 일치했다. 남편과 나는 동상이몽으로 티브이 앞에 앉는다.

나는 어쩌면 저렇게 달콤하고 바다 같은 마음의 남편이 있을까 하는 경외의 마음으로, 남편은 아마... 모르긴 몰라도 어떻게 효리의 남편이 되었을까에 방점이 찍혀있었을지도 모르겠다.


얼굴도 잘 알려지지 않았던 음악계에서만 알려진 이상순이 효리의 남편이 된 것은 그당시 큰 뉴스거리였다. 효리의 팬으로부터 시기와 욕을 바가지로 들어가며 결혼생활을 시작했다는 그가 이젠 여성들의 이상적인 남편상으로 인정을 받는 것은 '효리네 민박'에서 보여준 그의 일상의 모습 때문이었을 것이다. 말은 별로 없지만 늘 아내를 향해 있는 마음, 배려하는 미소, 그리고 평생 싫은 소리 한 번 하지 않았을 것 같은 그의 선한 태도는 서서히 마음을 열게 만든다.

"오빠!" 하고 부르면 "응?... 왜 효리야~" 하고 스윗하게 답해주는 국민 남편이었다.


제목조차 <국민 남편 탑 3>라고 했다. 모든 걸 다 받아주며 살 것 같은 이상순은 말한다. 효리도 엄청나게 노력한다고. 혼자서만 노력해서 살 수 없는 게 결혼생활이라고 말하는데 나는 인정할 수밖에 없었다. 결혼 생활을 해 본 이라면 알 것이다. 한 명의 희생으로 결혼생활이 행복할 수 없다는 것을. 밖에서 보이는 것은 둘 중 한 명이 유순해서, 혹은 다 받아줘서 등등의 이야기를 쉽게 할 수 있어도 결혼 생활은 결코 그럴 수 없다.


결혼은 시소와 같다고 말하는 이상순을 보니 그 역시 결혼 생활의 기쁨과 힘듦을 아는 사람이구나 생각했다. 좋을 때도 있고 나쁠 때도 있어 오락가락하긴 하지만 결국 제자리에 있는 삶. 감정의 오르락 내리락을 함께 조절하며 사는 삶을 그는 이야기한다. 상대를 이해하려고 하지 않고 그냥 그대로도 괜찮다고 생각한다는 그의 말에 나는 작게 감탄했다. 나 같으면 그렇게 하지 않겠지만 그녀가 그렇게 하는 걸 가만히 두면 결국 좋은 방향으로 가게 되더라는 그의 말엔 오랜 경험이 느껴진다.


상대를 그냥 받아들이고 분별하지 않기는 최근 내가 생각하고 있던 중요한 포인트였다. 결혼생활의 불행의 씨앗은 바로 그 분별감 때문이었다.

"도대체 왜 그러는 걸까.. 나라면 이렇게 할 텐데..."

그 마음이 꼬리에 꼬리를 물다 보면 불만은 쌓여갔고 그 불만을 말로 하면 싸움이, 말로 하지 않고 가슴에 담으면 그 불만은 국물에 불린 짬뽕처럼 뚱뚱해졌다. 그러다 한 번에 빵하고 터지거나 아니면 오해로 번져가니 그 씨앗은 애당초 없애버려야만 하는 것이었다.


맛있게 자장면을 먹으며 흐뭇한 마음으로 이상순을 지켜보았다. 옆에서 짬뽕을 후루룩 넘기는 남편을 바라보니 그 역시 감동받은 눈치다. 아무나 효리의 남편이 될 수 없구나를 느꼈을까? 어디 보자. 국민 남편 이상순과 우리 남편이 닮은 구석이 어딘가 있을까... 가만히 보니 세월로 깊이 패인 팔자주름이 닮았다. 그래! 분별하지 말자. 그냥 그대로 괜찮다. 좋은 방향으로 흘러가겠지. 자장면으로 불러진 배에 마음도 느긋해지는 오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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