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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튼 시작

#가족독서모임 #달러구트꿈백화점 #호르몬이그랬어 #동급생

by Eric

아빠: 첫 번째 독서 모임을 시작해요. 우리가 같은 책을 읽고 서로의 느낌, 소감, 이런 것들 나누면 훨씬 좋을텐데 우리에겐 시간이 많지 않아서 그럴 수가 없으니까 각자 2주동안 한권의 책을 읽고 이렇게 함께 이야기하는 시간을 갖고 2주뒤에 책을 돌려보면서 계속 얘기하는 거야.

오늘이 첫 번째 날이니까. 오늘의 이야기는 추천사 같은게 될것 같아. "내가 이 책을 '이렇게' 읽었는데 엄마가 읽을 때는 '이런점'을 생각하면서 읽어보면 이 책의 의미를 더 잘 알 수 있을 것 같아." 이런식으로.

엄마: 그런 의미로는 나 정리를 너무 어설프게 한것 같은데. 어떻하지. ㅋ하지만 좋다.

랄라: 좋아요.

아빠: 그래서 자기가 읽은 감회도 좋고, 또 다른 사람이 이 책을 읽을 때 어떤 점을 보고, 어떤점을 생각하면서 읽으면 더 많이 책을 느낄 수 있을지 생각해서 이야기해보자.

: 나는 뭘 그렇게 많이 느끼지 않은것 같은데 어떻하지.

아빠: 자기가 하고 싶은 얘기 아무거라도 하면 되지. 괜찮아.

엄마: 음. 그럼 메모가 핸드폰에 있는데 배터리가 얼마 없는 관계로 먼저 하도록 하겠습니다.

뜨거운 백화점(꿈 백화점을 뜨거운 백화점이라고 말한 엄마 귀여워)은 백화점을 찾는 사람들이 각자가 원하는 다양한 꿈을 구매하고 후불로 지불하는 거예요. 손님들은 꿈을 꾼 후 잠에서 깨면 꿈 백화점을 방문했다는 사실을 잊어버려요. 하지만 그렇게 꾼 꿈을 통해서 상처를 치유하기도 하고 살아갈 용기를 얻기도 해요.

나는 이 꿈 백화점이 '내가 원하는 꿈을 구매'하고 '그 꿈을 후불로 지불'한다는 게 신기했어. 그리고 '후불'로 지불하는 수단이 '감정'인 거야.

그런데 우리 다혜는 악몽을 자주 꾸잖아. 악몽을 꾸면 두려움, 불안이 지불된데. 공포같은 감정이 지불되는 거지. 아. 그리고 연애 관련된 꿈을 꾸면 '설레임'.

랄라: 오~

엄마: ㅎㅎ~ 그래서 어떻게 보면 내가 꿈을 꾼다는건, 무의식 중에 내가 원하는 꿈을 샀다는 거잖아. 내가 알지 못하는 무의식 중에...

그래서 나는 '내가 사고 싶은 꿈은 뭘까.' '그 꿈을 통해서 나는 어떤 상처를 치유받고 용기를 얻을 수 있을까.' 이런 생각을 하고 "오늘 밤에는 무슨 꿈을 꿀까?" 그걸 골라보려고 했는데... ㅎ거기까지는 내가 못했어.

그래서 결론은 이걸 다른 친구들, 우리 용호 친구랑 혜인이 친구, 우리 다혜 친구가 읽을때 '내가 꿨으면 하는 꿈과 꿔서 도움이 될 만난 꿈은 무엇일까?' 이런 생각을 하며 읽어봤으면 좋겠다고 생각을 했습니다.

너무 두서없죠. 사람들이 각각의 꿈을 꿨을 때 각각 다른 치유받는 내용들이 있는데, 그걸 읽으면서 메모를 하기는 했는데, 나도 처음이라 정리를 잘 못했어. 이번 책은 잘 읽었다는 거에 감사하고, 다음엔 좀 더 정리가 된 상태에서 이야기 해보도록 하겠어요.

아빠: 엄마가 요즘 너무 어려운 책들을 많이 봐서 그런지, 이렇게 나눠야 한다고 부담을 느껴서인지, 달러쿠트 꿈 백화점을 어렵게 생각하고 읽은 것 같아. 나는 앞쪽 조금밖에 안 보기는 했는데 시간의 마법사가 3명의 제자를 두고 있는 부분이 재밌더라.

엄마: 응. 처음에 나오지.

: 나도봤어. 나도 거기까지 읽었어요. ㅋ

아빠: 마법사가 가장 지혜로운 세 번째 제자한테 시간을 맡기려고 "너는 어떤 시간을 갖고 싶냐"고 물으니까 자기는 "남는 시간"을 갖겠다고 하니까 첫 번째 제자가 잽싸게 미래를 갖겠다고 하잖아. 두 번째 제자는 과거를 갖겠다고하고 현재는 모두 공평하게 나누지. 마지막으로 지혜로운 세 번째 제자는 밤을 가졌지.

그런데 그뒤가 인상 깊었어. 미래에만 쫓는 사람들은 자기가 잊어버린 과거 때문에 왜 내가 미래를 쫓는지도 모르고 안개에 갇혀버려. 과거 안 주어 있는 사람들은 늘 과거만 생각하기 때문에 어느새 깊은 동굴 같은 곳에 숨어서 잠들어버리지.

우리가 왜 미래를 생각하는가. 왜 과거를 생각해야 하는가. 현재는 어떤 역할을 하는가. 그런 것에 대해서 깊은 생각을 하게 된것 같아. 짤막한데 아주 깊이 생각하게 됐어. 그러면서 이 책에 대한 호감이 확 올라갔어. 그래서 좀더 읽게 됐지.

꿈을 파는 백화점이 있고 그곳에 사람들이 사는데 그 부분도 디게 웃겨. 아빠가 옷 벗고 자잖아. 옷을 벗고 자면 꿈속에서 그 도시를 벗고 돌아다니니까 무슨 짐승 같은 애가 다니면서 가운을 입혀줘. 옷벗고 다니는 사람들한테. 웃기지 않아. ㅎ 재밌어.

아직 한 3분의 1 정도밖에 못 봤는데 재미있더라고. 읽어봐. 추천.

엄마: 그래. 다혜는 꿈에 마음을 많이 쓰는편이니까 특히 다혜가 읽어보면 좋겠어.

아빠: 혜인이 얘기할래?

: 응. 호르몬이 그랬어는 하나의 글이 아니라 안에 짧은 소설 세 편과 에세이가 하나 있어요. 그리고 평론가가 쓴 글이 맨 끝에 몇 장 정도 있고요. 그런데 이야기를 설명할 만한 그런 느낌은 아닌 것 같아요. 작가가 실제로 겪었던 이야기들이나 경험, 상황 같은 걸 글로 나타냈어요.

아빠: 작가 한 명이 그 3개의 글을 다 썼다는 거지.

: 네. 아주 어렸을 때부터 글을 썼데요. 10대 때부터... 10대 때 썼던 소설과 20대 때 썼던 소설을 지금 다시 쓰는건데, 10대 때 썼던 소설을 20대에 다시 보고 처음 고쳐 썼고, 20대 때 고쳤던 글을 30대에 와서 또 다시 고쳐쓰면서 낸 소설들이래요. 아주 어렸을 때 썼던 걸 계속해서 고쳐왔고 그글을 이렇게 책으로 낸거죠.

아빠: 그래서?

: 그냥 그래요.

아빠: 책이 그냥 그래? ㅎ

엄마: 호르몬이 그냥 그렇다는거지. ㅎ

근데 뭘 많이 붙여놨네. 책의 내용에 대해서 더 얘기해주고 싶은 건 없어?

: 빨리 약속 장소에 도착해야하는 사람들이 있잖아요. 그게 버릇인 사람. 이 사람이 그래요 작가가. 그래서 약속 시간에 맨날 일찍 가는데, 보통은 다들 그러려니 하고 넘겼데요. 빨리 오는구나 하고. 그런데 한 사람이 '그거 병이야. ADHD가 그런 증상이 있다'고 그래요. "병일 수도 있겠지. 특별히 해롭지는 않은 것 같지만 내게 더 새롭게 느껴진 것은 내 습관을 증상으로 만든 1의 말이었다." 근데 확실히 그냥 습관이고 버릇이라고 생각했는데. 누가 '그거 병이래', '티비에서 봤어', '그런 거 있다던데' 그러면 뭔가 잘못된 것 같은 느낌을 받잖아요. 나는 의외로 좋은 습관이라 생각하고 있었는데 누군가가 병이라고 얘기하는 순간 '아. 이거 병인가? 잘못된 건가?' 하는 순간들이 있잖아요. 이런식으로 좋게 느꼈던 부분들을 표시해놨어요.

"어쨌든 내가 누군가의 애인이라는 사실이 대단히 무심한 남자였던 그 누군가의 속성과는 별개로 꽤 큰 위로가 되어 주고 있었다." 왜 친구를 사귈 때 그 친구가 그렇게 좋은 사람은 아닌데, 그냥 얘가 막 지 멋대로 사는 사람인데 그사람이 누구의 친구로서 존재한다는 사실이 그 누군가에게는 위로가 되는 거잖아. 내가 좋은 사람은 아니지만 내가 누군가의 친구가 될 수 있고, 누군가의 가족으로 살아가고 있다는 거에 대해 '아. 나 잘하고 있는게 있구나' 하는 생각을 할때가 있어요.

"나는 누군가의 물음이 잘 지내니가 아닌 잘 지내지인 것에 고마움을 느낀다." 잘 지내. 그러면은 뭔가 나를 걱정하는 것 같고 동정하는 것 같을 때 있잖아. '나 잘 못 지내 보이나', '피부가 안 좋은가' 생각할 수 있는데 '뭐 살쪘나' 이런 생각 들 때 '잘 지내는 것 같다' 그러니까 '나 되게 잘 지내 보이나 보네', '오늘 옷을 좀 잘 입었나 보네' 약간 그런 생각들잖아요.

아빠: 난 그건 좀 반댄데. '잘 지내' 그러면 나에대해 궁금해하는것 같고 관심있는것 같은데, '잘 지내지' 그러면 '너의 대답은 궁금하지 않지만 그냥 잘 지내'라고 그냥 툭 던지 듯이 얘기하는것 같아서 나는 '잘 지내'가 더 좋더라. 질문으로 끝나는 말과 제안 같이 끝내는 말의 차이.

엄마: 나는 '잘 지내지' 그러니까 나도 오랜만에 만나 안부 물어볼 때 잘 쓰는말인데. '잘 지내지'는 넘겨 짚어서 얘기하는게 아니라 '네가 잘 지냈으면 좋겠는데 잘 지내고 있었지' 뭐 이런 느낌으로 나는 써왔어.

: 나도 '잘 지내지'가 나에 대해 질문해 주는 것 같고 대화를 이어갈 수 있을 것 같은 느낌이 좋은데.

아빠: 모두 같은듯 다른 말인가. 아무튼 나는 질문으로 끝나는 게 더 좋더라고.

: 이야기나 대화를 이어가는 데 좋죠.

얘기할거 또 있어요. 굉장히 많이 해놨어요. 보통은 글 하나하나 따로 색인을 해놔요. 그런데 이소설 이름이 <총>이에요. 앞부분에 작가가 말하는 느낌이나 단어 선택이 되게 좋더라고요. 단어를 좀 어렵게 쓰는 경향이 있어요. 그래서 여러 번 생각을 해 봐야 하는데 그래도 너무 좋았던 게 많아서. 이건 그냥 이거 전체예요. 내용을 좀 보면 "기술적인 면에서 훨씬 부족했던 습작들보다 성인으로서 쓰는 작품이라는 사실을 분명히 의식하며 쓴 이글들이 더 꼴보기 싫었다. 쓴 사람의 자의식이 고스란히 드러나 있는데. 그 자의식이 몹시 익숙한 한편 기를 쓰고 어른인척하고 있음이 지나치게 잘 드러나 있어서다." 근데 여기 "자의식이 몹시 미숙한 한편 기를 쓰고 어른인 척하고 있음을"에서 뭔가 내 얘기하는 느낌이었어.

아빠: 너도 그걸 아니. ㅎㅎㅎ

: ㅎㅎㅎ

"지금은 모호해도 아름다운 문장을 쓰고 싶었고 감히 아무나 이해할 수 없는 이야기를 짓고 싶었다. 지금은 정확한 문장에서 아름다움을 느끼며 누구에게나 공감의 여지가 있는 이야기를 찾아다닌다." 옛날에는 좀 모호해도 이게 뭐지. 이게 뭔 소리지 싶어도 아름다운 말을 쓰고 싶었데요. 근데 요즘은 그냥 누구에게나 쉽게 다가갈 수 있고 공감되는 글을 쓰고 싶다는 거야.

아빠: 맞아. 나도 일때문에 글을 쓸때 예전에는 어려운 말들 나열하는걸 진짜 좋아했었거든.

: 맞아.맞아.

아빠: 그런데 글을 읽다 보니까 정말 좋은 글은 쉽더라고.

: 누구나 이해할 수 있고 누구나 공감할 수 있는 그런 글들.

엄마: 그런데 누구나 어려워하는 문장이나 단어를 쓰는 사람들을 나도 불편해하는데, 사람들을 만나다보면 그런 단어나 어려운 말들이 일상어인 사람들이 있어. 나의 일상어가 다 전문용어인데 글로 옮길때는 사람들이 알아들을 수 있게 풀어쓴다? 그건 좀 어려운거 아닐까. 그건사람들은 어떻게 해야해?

아빠: 풀어서 쓴다는 말에 상황적인 한계가 있지. 엄마가 하는 말은 풀어 쓸 수 없는 문장이나 단어들을 얘기하지만 그런 단어들을 최대한 적게 쓰면서 쉽게 전달하는 거지. 이 작가도 글을 좀 멋있게 쓰려고하는 모습이 보이거든. 나도 이책의 앞을 조금 봤는데, 그 부분 있잖아. "1은 나의 남자친구고, 그는 그것이 어울린다. 2는 나의 애인인데 그건 그가 선택했다." 이게 디게 어려운 말 같지만 결국은 자기가 지금 남자 2명하고 사귀고 있지만, 자기에게 도의적 책임은 없다는 말이잖아. 되게 돌렸는데 그런 표현들이 이책에 많아.

아무튼 이런식으로 멋있어 보이는 단어들을 반복해서 복잡하게 나열하는게 한때는 멋있는 것 같았어. 똑똑한 것 같고...

엄마: 말을 할 때 그냥 그게 일상적인 사람들이 있잖아.

아빠: 난 그것 자체가 허영이라는 거지.

: "모호해도 아름다운 문장을 쓰고 싶었고 감히 아무나 이해할 수 없는 이야기를 짖고 싶었다." 이게 과거형이잖아요. 옛날에 이랬다고. 그런데 이말이 10대, 20대에 걸쳐서 계속 고쳐써가면서 쓴 글이니까. 옛날에 이 사람이 이렇게 글을 썼고 이런 마음으로 썼구나 요즘은 또 다르게 글을 쓰고 싶어 하는구나. 요즘 쓴 글은 또 다르겠구나 하고 느끼는 거지.

아빠: 글을 쓰다 보면 그렇게 언젠가 계기가 오는 것 같아. 나는 정말 고심했었는데 그걸 읽는 다른 사람들이 이해를 못할 때, 그리고 그 행간을 잡아내지 못할 때, 우리가 컨텍스트라고 그러잖아 의미나 맥락, 상황 그런거를 전혀 다르게 해석할 때. 나는 이 부분은 웃으라고 썼고 이 부분은 고민하라고 썼는데 사람들이 아무도 웃지 않다가 다 읽고 나서 '??~~'하고 있을때. 그때 '아~이런건 멋있는게 아니구나' 그러면서 쉽게 쓴 글들을 찾아보고 노력하게 되는거지. 그렇다고 글을 유치원생을 대하는 글로 만들자는게 아니야. 이해하기 편하게 친절한 글. 너무 짧지도 너무 길지도 않은 그런 글이 좋은 글인것 같아.

엄마: 그건 정말 글을 많이 쓰고, 사람들과 대화를 많이 해봐야 할 수 있지 않을까. 책을 읽다 보니까 정말 쉬운글, 이해하기 쉬운 글이란게 있는 것 같아. 방금 혜인이가 그책 짧게 읽어주는데 글이 어려워서 나는 이렇게 들어서는 못 이해가 안되. 책은 얇은데 오래 걸릴 것 같아. 다음 책을 그책으로 하려고 했는데. 다음주는 한참 바쁘니까 안되겠다.ㅎ

아빠: 동급생은 ....

: 하나더 얘기할게 있는데...

아빠: 어. 어.

: 사람들이 부모님을 얘기할 때 보통 '엄마', '아빠' 라고 하잖아요. 근데 이 작가는 '모친', '부친' 그러더라. 그리고 엄마, 아빠가 같이 자기 집에 왔을 때 부모님이 오셨다고 안 하고 '양친'이 왔다 그러더라고. 보통 요즘 책에서 모친, 부친이라는 말을 잘 안하는데. 보통 사람들과 대화할 때도 잘 안 쓰잖아요. 새엄마가 새아빠가 있는 것도 아닌데. 그래서 '사람 부르는걸 되게 특이하게 하는구나' 했는데, 친구들을 얘기할 때도 1, 2, 3이라고 부르고 남자친구를 얘기할 때도 <예>라고 그래요

아빠: '예'는 여자친구지.

: '예'라 그러고 '누군가'라고 그러고 3인칭으로 자꾸 지칭하더라고요.

한 소설 안에 '예'가 있는데 '예'가 누군가가 되고, 그가 되고 그러는 게 아니야. '얘'는 그냥 계속 '얘'야. 모든 문장에서 '얘'로 나와. '누군가'라는 사람의 이름이 '누군가'인 것처럼 모든 문장이 '누군가'로 나와.이 작가는 사람을 표현하는 방식이 좀 다르구나 생각했지. 난 그런 건 처음 봤어

아빠: 작가의 독특한 표현이었네. 나는 앞에 조금만 읽다 보니까 작가가 좀 허영이 있다고 생각했었어. 사람을 지칭하는 표현들에서 그런 식으로 쓰면 뭔가 좀 있어 보이잖아. 그게 이 작가의 독특한 표현 방식인줄 알았지. 그런데 혜인이가 읽어준 부분들 보면 '그때는 왜 이렇게 썼는지 모르겠다. 허영 아니었나' 그런 내용도 나온다며. 자기가 쓴 글을 그렇게 표현할 수 있는게 재밌다. 작가가 자기가 쓴 글을 고쳐 쓰면서 그때의 자기를 객관화하고 다시 지금의 마음과 그때의 마음 이것들의 사이를 왔다 갔다 하면서 한다. 조금 복잡하기는 한데. 독특한 방식인것 같아. 나도 이런 식의 그런 처음 보거든.

자. 내가 읽은 동급생은 프레디를 울만이라는 작가가 쓴 책인데, 작가는 아주 유명한 화가야. 이 사람이 갑자기 글을써. ㅎ 그런데 이 글이 2차 대전을 표현한 정말 많은 작품들 중에서 문학적으로 아주 인정받는 글이라고 하네. 재미있는게 2차 대전을 표현한 많은 글이나 소설들이 홀로코스트의 잔인함, 나치의 무자비함 이런 것들을 표현하는데 집중하는데 여기에는 그런 얘기가 안 나와. 아주 짧고 은유적으로 살짝 나오는게 다야.

주인공이 유대인이야. 유대인 소년이야. 이 소년의 학교에 어느 날 갑자기. 아주 유명한 남작의 아들이 전학을 와. 공작이었나. ㅎ 아무튼 귀족이야. 이 남작이 너무 멋있어서 이 친구를 꼬셔. 꼬신다고 하니까 이상한데 정말 친구가 되고 싶어서 그의 눈에 띄는 행동들을 하는 거지. 그래서 드디어 친구가 돼. 2차 대전이 사작하면서 그런데 끝내 얘네들이 헤어지거든. 그 과정에서 재미있는 얘기들도 있고 마지막에는 정말 반전, 대반전도 있어. 정말 재미있었는데 그건 직접 읽어보시고 느끼세요. 나는 이 책을 읽으면서 재미있다고 해야 되나, 신기했던 건, 몰랐던 것들을 좀 알았는데, 전 세계 유대인들이 흩어져 있었잖아. 독일에도 유대인들이 살고 있었고, 근데 왜 나치가 왜 유대인을 찍어서 죽였을까. 사실 잘 몰랐고. 여기도 정확하게는 나오지 않아. 이 책을 읽어보니까 '시온주의자'라는 사람들이 있었데. 팔레스타인이 살고 있는 땅에 전 세계 이스라엘 사람들이 가서 거기다가 자기네 나라라고 그냥 나라를 세워버리거든. 팔레스타인 사람들 다 쫓아내고 거의 깡패 같은 짓을 해. 이스라엘 사람들이 그렇게 이스라엘을 세운 거야. 그렇게 이스라엘을 세우는 과정에서 토착민들은 유대인 꺼지라고 하고, 유대인들은 시온주의자들을 중심으로 이스라엘을 복원해야 된다하지. 그런데 이 시온주의자들을 싫어하고 경멸하는 유대인들도 있었다는 거야. 의사로 성공한 주인공의 아버지 처럼 그 사회에서 성공한 대부분의 사람들. 꽤나 성공했고 돈도 잘 벌었던 사람은 완전한 독일인이었던 거지. 여기 독일이거든. 완전한 독일인이었던 거야. 그래서 주인공의 아버지는 끝내 시온주의자에 가담하지도 않고 나치들에게 대항하다가 자살하거든. 상당한 유대인들이 그 나라 사람으로 살아가고 있었는데 독일의 홀로코스트가 있기 전에 이미 자살이나 집단 따돌림, 폭력에 목숨을 잃었던 거지.

그런데 여기서 난 우리 광주 사태도 생각이 났어. 그때 경상도 사람들은 전라도 사람들이 괴물인 줄 알았데. 바로 옆에 길만 건너면 경상도와 전라도가 있는데 미디어가 그렇게 가르치는거지. '전라도에서 폭동이 일어났고, 쿠데타가 일어나서 나라가 망해간다' 경상도 사람들은 '대통령님을 모시고 조국을 지켜야 된다'고 생각하는 말도안되는 집단주의. 그런게 여기서도 보이는데 같은 시대와 지역을 살아가는 유대인들인데 폴란드 왕족인 남작의 엄마는 그들을 괴물로 알아. 유대인들이 국가를 멸망시키려는 아주 병균같은 존재라고 생각하고 히틀러를 그들을 몰아내고 세상을 구할 구세주로 알지.

중간에 기독교에 대한 얘기도 나오는데 지금의 기독교와는 다른 편협한 구원주의가 나와. 사실 구원의 개념은 시대를 따라 바뀌니까. 갑자기 '우리 시대, 우리의 종교관과 기독교관은 어떤가?'하는 생각도 좀 들었어. 한 사회가 유대인이라는 하나의 집단을 말살시켜가는 과정이 학교와 교회 같은 작은 공간을 통해서 표현되는게 새롭고 재밌었어. 사실 전반적으로 책은 오늘 소개한 다른 책들처럼 술술 넘어가진 않아. 지루한 면들도 있고, 화가라서 그런지 공간이나 상황을 되게 치밀하게 묘사해서 그 묘사를 재밌게 보면 재미있을텐데. ㅎ 책 자체는 좀 지루한 면도 있지만, 마지막의 대반전이 나의 마음을 아주 안도하게 했어. 스포라 말해줄 순 없지만 절대 마지막을 먼저 보지말고 끝까지 한 페이지, 한 페이지 읽도록 권하고 싶어요.

랄라: 짝짝짝.

아빠: 자 오늘을 마치기 전에 오늘의 독서토론의 참관인 윤다혜님의 평론이 있겠습니다

랄라: 나는 윤혜인이 가장 잘했다 생각해.

아빠: 오늘의 대화를 듣고 너가 생각하는 바를 얘기해줘. 누가 잘했다 못했다보다.

랄라: 달러구트는 그냥 읽고 싶다는 느낌이었고, 호르몬이 그랬어는 그냥 호르몬에 대한 얘긴가보다 그랬는데, 혜인이가 얘기하는 거 보고 윤혜인이 멋지단 생각이 들었어. 얘가 열심히 읽은거 같더라.

엄마: 나도 이 제목이랑 디자인이 몽글몽글한 거. 때문에 약간 좀 쉽게 색각했었어.

: 자세히 읽어보면 알 수 있어. 세 편 소설 중에 호르몬이 그랬어라는 소설이 있어. 그 내용중에 호르몬이 그랬어가 왜 호르몬이 그랬어 인지인지 나와.

랄라: 그리고 윤혜인이 마지막에 모친, 부친을 캐치한게 너무 신기했어. 나는 책을 읽을 때, 별 생각 없이 보다가 감동적인 부분에서 오~하고 느끼는 편인데, 신중하게 읽고 그걸 느낀 거잖아. 신기했어. 그리고 아빠의 직업병이라 해야할것 같은데 모든 책을 조금씩 다 들춰봤더라. 나 이거. 정말

엄마: 참견병이야. 참견병.

: 그래야 대화가 가능할것 같아서 그려셨겠지.

랄라: 정말 깜짝 놀랐어. 나는 정말 아빠가 이걸 위해서 이렇게까지 노력을 할꺼라곤 생각을 못했어. 나한테 부담을 갖지 말고 안 읽었어도 괜찮으니 너도 한번 앉아보라고 해놓고 아빠는 이걸 다 읽어 올거라고는 상상도 못했어.

: 난 봤어. 아빠가 읽으시는거.

아빠: 네. 그러면 오늘 끊겠습니다

: 안녕.

랄라: 빠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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