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장인, 미국 변호사 준비 생존기
늦었지만 두 번째 바 시험도 아쉬운 결과를 맞이했다. 그간의 시간이 아무것도 아니게 된 것 같아 결과를 원망할 수 없었다.
신을 믿지 않던 내가 매일 밤 기도를 했다. 신이 있다면 지난날의 지난한 시간들이 여기까지 오기 위한 과정이었음을 알려 주시길. 견뎌낸 이 시간들이 비록 최고의 해답은 아니었을지라도 내가 할 수 있는 최선의 방식이었단 것을 알려주시기를. 때문에 자책하지 않게 해 주시기를. 점수를 보니 노력이 헛되진 않았다. 만족하고 감사해야겠지.
올해에 깨달은 것. 무언가를 더 원해서, 더 노력하고 잘하려 할수록 나도 몰랐던 아쉬움과 실망의 감정을 느끼게 된다.
나쁜 일들은 생각하지 않는 게 가장 좋고, 그게 어렵다면 "이미 일어난 일은 항상 잘 된 일이네."라고 연기하는 거다. 억지스럽게 느껴져도 일단 의식하지 않는 거다. 문득 “결국 이게 더 잘 된 일이네"라는 순간이 온다. 그런 생각이 들기까지 굳이 이렇게까지? 싶은 과정이 필요하지만 요즘 들어 오직 이 순간을 위해 그 모든 걸 지나온 것만 같다.
발표일 시즌에 맞물려 뉴욕에 와야 했는데 출국 직전까지 누가 대신 가줬으면 할 정도로 싫었다. 그래, 결국 미국에 온 게 더 잘 된 일이네. 최면을 걸었다. 꿈꾸던 도시에서 소원하고 바랐던 일들을 눈에 담았다. 한국에 왔다. 간절하면 세상에 말해야 한다. 창피하지만 누군가는 알아준다는 사실. 여기저기서 도와준다. 보이지 않던 것들이 또 보인다.
끝은 있을까. 맛있는 음식. 술 한 잔. 내 사람들. 아쉬운 겨울이다. 지루한 일상이 계속되겠지만 아직은 때가 아니기에 한 번만 더 버텨주면 안 될까라고 달래어 본다. 좋은 뉴스라기엔 그렇고 MPRE 점수가 나왔다. 이것마저 떨어지면 올해는 뭐 같을 뻔했는데 합격해서 무지 기쁘다.
내년엔 더 멋진 일상을 선물할 수 있길 바라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