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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에릭 Nov 08. 2018

삼성과 구글의 불편한 관계가 지속되는 이유.

원래대로라면 그 누구보다 사이가 좋아야 되는 삼성과 구글. 근데 왜?

삼성은 안드로이드에서 가장 대표적인 제조사이며, 구글이 보유한 안드로이드를 키운 장본인이라는 평도 무리가 아닙니다. 이러한 사이이기에 삼성과 구글은 이론적으로 좋은 관계를 가져야 하지만, 여태까지 크고 작은 문제점을 가지고 잦은 다툼이 있었습니다. 최강의 모바일 OS 플랫폼을 가진 구글과 최강의 하드웨어 제조사인 삼성은 왜 서로 불편한 관계인 걸까요? 무엇이 그들을 이렇게 만들었고, 앞으로 이들의 관계는 어떻게 될까요?



구글과 삼성의 사업 확장, 잦아지는 충돌

구글과 삼성의 사업 확장(Product diversification)을 언급하기 전에 앞서, 이를 설명하기 위해서 현재 구글과 삼성의 위치를 짧게 언급하고 가도록 하겠습니다. 구글은 현재 안드로이드라는 OS 플랫폼을 소유하고 있으며, 삼성은 그 안드로이드 플랫폼을 이용하는 스마트폰을 제조하는 회사 중 압도적인 위치입니다. 이러한 간단한 배경을 보았을 땐, 구글과 삼성은 어떻게 하던 동맹을 맺을 수밖에 없는 사이로 보입니다.

하지만 사실 이 둘은 원하는 목표가 매우 비슷합니다. 서로 타협할 마음 또한 없어 보이며, 서로 원하는 것이 단순 특정 부분에서의 독점이 아닌 소프트웨어 + 하드웨어를 독점하고 싶어 합니다. 이미지를 보면 구글과 삼성은 거의 모든 부분에서 경쟁을 하고 있으며, 당장 2018년에 유행하는 IT 기기와 관련하여 구글과 삼성은 겹치지 않는 부분이 없을 정도로 유사한 전략을 같은 한정된 시장에서 펼치고 있습니다.

삼성의 이러한 전략은 이미 예전부터 유명했고, 구글이 만드는 모든 앱을 자사 버전의 앱으로 만들려는 경향이 있었습니다. 이는 현재까지도 유효하며, 삼성이 얼마나 구글에게서 벗어나기 위해서 노력하는지 알 수 있는 대목입니다.

적의 적은 나의 친구

대표적으로 삼성은 기어의 구글 맵스 대신 Here와 손을 잡고 HERE 맵스를 탑재하고, Gear VR에서 구글의 Daydream를 채택하는 대신, Facebook의 오큘러스와 손을 잡는 등, 구글의 심기를 건드는 일을 꽤 해온 바 있습니다.

이러한 삼성의 전략은 자사 Mobile to PC 플랫폼인 Dex에서도 보이는데요. 삼성은 덱스를 공개할 때 구글에서 제공하는 docs, sheets, slides, 그리고 forms를 채택하지 않고, 구글의 경쟁자인 MS의 오피스와 계약을 맺음과 동시에 보다 마이크로소프트에 친화적인 Galaxy S8까지 내놓으면서 마소 스토어에서 판매를 진행하기도 했습니다.

삼성이 다른 기업들과 손을 잡지 않을 때, 삼성은 그들만의 플랫폼을 제작하여 사용했었고, 이는 삼성이 비록 좀 더 적은 양의 유저를 끌어들이더라도 구글에 의존하는 것을 줄이는 선택을 한 것으로 보입니다. 이러한 삼성의 선택으로 인하여, 삼성이 참여하지 않은 구글의 야심한 프로젝트들은 사실상 크게 성공한 게 없으며, 구글이 이를 달갑게 생각할리는 없습니다.



구글의 제조사 인수, 모든 불화의 시발점?


구글은 2013년에 Motorola를 인수했으며, 2018년엔 HTC R&D를 구입하는 등 제조사들에게 매우 위협적인 모습을 먼저 보인 바 있습니다. 구글과 제조사들의 그때 관계를 생각해보자면, 구글이 제조사를 인수하는 것은 직간접적으로 

우리도 이제 하드웨어 판매할 거야! 애플처럼 되고 싶어!

를 의미합니다. 당연히 시장은 제한되어있고, 안드로이드 제조사들은 구글이 자사 하드웨어를 만들면 자사 OS인 안드로이드를 자사 기기에 보다 편향적으로 지원할 것을 알고 있었기에, 그때부터 제조사와 구글 간의 갈등이 심화되었습니다. 현재 구글 Pixel 폰은 실제로도 삼성에게 큰 위협이며, 우려가 현실이 되었다는 평이 많습니다. 레퍼런스 기기인 픽셀은 빠른 업데이트와 소프트웨어적인 지원이 타사 기기보다 좋아 이미 좋은 평을 받고 있으며, 구글 어시스턴트 같은 유용한 기능을 자사 기기인 픽셀에 먼저 선 탑재하는 등의 편향적인 모습을 보여준 바도 있습니다.


기존 구글의 넥서스 라인업은 제조사들과 협업을 맺어 순정 안드로이드 폰을 내놓는 것과, 메인 타깃이 일반 소비자가 아닌 디벨로퍼에 초점이 맞춰져 있었다면, 픽셀은 삼성과 다른 제조사들과 동일한 일반 소비자를 타깃으로 내놓은 폰입니다. 당연하게도 삼성을 포함한 다른 안드로이드 폰 제조사들은 이를 달갑게 생각할리 없습니다.


위에서 언급한 삼성의 삼성 버전의 구글 앱은 실질적으로 삼성폰에 탑재가 되긴 했지만, 구글 앱 또한 동시에 포함됐기 때문에 직접 타격을 주는 것은 아니었지만, 구글의 하드웨어 시장 진출은 제조사들에게 직격탄 그 자체라고 말해도 틀린 말이 아닐 정도로 제조사들에게 있어선 치명적입니다. 이미 구글이 플레이스토어 수익의 30%를 먹는 것을 생각하면, 하드웨어 진출은 구글의 "나 혼자 다 해 먹고 싶어!"라는 야망이 보이는 부분입니다.



정반대의 전략, 예견된 충돌?


삼성과 구글은 같은 IT 시장에서 모두 대표적인 기업으로 자리 잡았습니다. 물론 서로 다르게 시작했지만, 그들이 원하는 것은 동일합니다. 위 이미지에서 보면, 구글은 서비스(구글)를 기반으로 안드로이드라는 모바일 OS 플랫폼을 만들었고, 그 영향력을 이용하여 하드웨어 시장을 진출하고자 합니다. 삼성은 그 반대로, 하드웨어로 시작하여 기기 보급률을 올리고 그 후 플랫폼을 제작하여 자사 서비스를 이용하도록 권유합니다.

구글과 삼성이 원하는 것은 애플과 같이 하드웨어 + 플랫폼 + 서비스를 장악하고 그들만의 에코시스템을 제작하여 시장을 독점하고 싶어 합니다. 하드웨어를 판매하면서 플랫폼을 보유하며, 서비스를 통한 추가적인 수익은 IT업계에게 있어서 금상첨화 같은 조건이기 때문이죠. 지 무엇을 판매해서 얻는 수익에서 그치는 것이 아닌 사용자가 이용할수록, 자사 서비스를 좋아할수록, 자사 하드웨어를 구입할수록 수익이 기하급수적으로 느는 구조이기 때문입니다.

앞으로 IOT를 통하여 모든 것이 플랫폼 그리고 서비스로 종속될 것이고, 더더욱 많은 스마트 기기(하드웨어)가 필요해질 것입니다. 이러한 시장을 위해서 구글과 삼성은 그들만의 생태계를 구축하고 싶어 합니다. 특히 이러한 플랫폼 분야는

Winner Takes All
(승자가 모든 것을 가진다)

라는 개념이 강하기 때문에, 초반 승부(보급)에서 실패하는 회사는 뒤처질 수밖에 없습니다. 이러한 이유 때문에 아마존은 아마존 에코, fire 태블릿을 수익을 거의 내지 않거나 오히려 손실을 보면서도 판매하는 것이고, 구글 그리고 삼성 또한 동일합니다. 한번 장악 후 벌어들일 수 있는 돈이 지금의 모바일 OS 및 서비스보다 많을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입니다.



큰손들의 편 가르기, 연합 생성


최근 삼성은 Microsoft, Facebook, 그리고 Spotify와 같은 플랫폼 회사들과 친밀한 관계를 유지했고, 얼마 전엔 오디오 회사인 하만을 인수했습니다. 하만 아래 속해있는 많은 오디오 브랜드를 생각하면, 스마트 스피커 그리고 여러 가지 IOT 기기들에 들어가는 길을 뚫은 것이나 다름이 없습니다. 삼성의 빅 픽처

구글 또한 상황이 다르지 않습니다. 구글은 하드웨어 쪽에서 이미 HTC 그리고 LG와 친밀한 관계를 유지했었고, 픽셀을 HTC에게 맡기는 등의 모습을 보여준 적도 있습니다.

여기서 비슷한 모습을 찾을 수 있는데, 구글과 삼성 모두 서로 거대한 연합을 생성하고 있으며, 동일 연합 내에서 서로 같은 분야를 다툴만한 회사가 없습니다. 하드웨어 중심인 삼성은 대표적인 플랫폼 제작사들과 손을 잡았고, 구글은 그 반대인 하드웨어 회사들과 손을 잡고 있습니다

이러한 협력 구도를 보면 삼성과 구글이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쉽게 파악할 수 있습니다. 삼성은 최종적으로 플랫폼, 구글은 최종적으로 하드웨어를 원합니다. 이러한 기업 중에서도 삼성과 친밀한 관계를 유지하는 마소는 이미 Windows mobile에서 쓰디쓴 실패를 맛보았고, 페이스북은 구글 Youtube에서 대항하는 비디오 플랫폼을 원합니다.

구글의 경우 넥서스에서 이미 하드웨어적인 측면에서 실패했었고, LG와 HTC는 제조사 측면에서 삼성에게 점유율이 밀리는 상황입니다. 서로 추구하는 목표 그리고 요구하는 사항이 같은 기업끼리 뭉치는 것으로 예측됩니다.



As a conclusion

앞으로 삼성과 구글의 갈등은 깊어질 수밖에 없다

구글과 삼성이 추구하는 방향이 같고, 이미 위에서 언급한 연합을 생성하고 있으며, 하드웨어 회사인 삼성 그리고 화웨이가 지속적으로 탈구글 움직임을 보여주는 것과 더불에 구글의 하드웨어 진출이 멈추지 않는 이상 갈등이 해소될리는 없습니다. 이미 위에서 언급한 것처럼 안드로이드 메이저 제조회사인 삼성과 화웨이는 자사 AI를 탑재하고, 자사 앱을 만드는 등의 모습을 보이는 반면, 구글은 자사 폰인 픽셀 라인을 지속적으로 유지하는 것을 볼 때, 앞으로 갈등이 해결되기는 어려워 보입니다.


이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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