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톡이라는 거대한 플랫폼에 대한 이야기.
한국에서 "어.. 음... 혹시 무슨 메신저를 쓰니?"라는 질문은 들을 수 없습니다. 한국은 사실상 전 국민이 카카오톡을 사용하고, 수많은 기업과 서비스가 카카오톡에 의존하여 플랫폼 내에서 이를 활용하고 성장하는데, 카카오톡의 문자 메시지 삭제 기능 업데이트 이후 수많은 관련된 기사가 쏟아져 나올 만큼 카카오톡의 한국 내의 위력은 강력하다고 할 수 있습니다. 그렇다면, 한국 메신저 시장의 약 95%를 독점하는 카카오톡은 어떻게 성공했고, 앞으로의 목표가 무엇일까요?
아마 카카오톡을 매일 사용하는 유저분들도 모를만한 아이위랩은 카카오톡을 개발하고, 현재는 (주)카카오로 많이 알려진 회사입니다.
2009년 11월, KT를 통하여 대한민국에 처음 들어온 아이폰을 계기로, 아이위랩은 네이버 카페 그리고 다음 카페와 비슷한 방식의 카카오 아지트, 페이스북을 비롯한 SNS 서비스 카카오 수다, 그리고 우리가 가장 잘 알고 있는 무료 채팅 서비스 카카오톡의 개발을 시작합니다. 2010년 2월부터 순차적으로 아이위랩이 개발한 앱이 앱스토어를 통하여 공개되었고, 이 중에서 말을 안 해도 알법한 '카카오톡'이 소위 말하는 대박을 터트립니다.
카카오톡의 이러한 성공은 삼성전자의 갤럭시 스마트폰이 국내에 보급되기 시작하면서 가속도가 붙는데, 10년 만에 카카오는 5조의 가치에 육박하는 회사가 되었습니다. 카카오톡의 대대적인 성공으로 인하여 아이위랩은 지금 대중들에게 익숙한 '카카오'라는 이름으로 회사명을 변경하게 됩니다.
카카오톡의 성공 주요 원인 중 하나가 타이밍이라고 할 만큼, 카카오톡은 소위 말하는 시대 빨을 정말 잘 타고 성공한 케이스입니다. 대한민국 스마트폰 시장 확대에 있어서 초기부터 입소문을 타고 대대적인 홍보마케팅 없이 빠른 시간 내에 전 국민의 스마트폰에 설치되었고, 오늘날에 있어선 스마트폰에 필수적인 앱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다른 대기업에서 메신저를 내놓지 않은 것은 아니지만, 카카오톡보다 좀 더 나은 서비스를 만들고자 공개를 지연했던 것이 오히려 악이 되었다는 분석이 많습니다. 다음의 마이피플과 네이버의 라인을 비롯한 많은 메신저들이 개발을 위해서 출시 기간을 늦췄고, 이로 인하여 카카오톡이 선점하는데 더 많은 시간을 주었습니다.
하지만, 이 모든 것이 단순 시기에 잘 맞아떨어져서 성공했다고 언급하긴 어렵습니다. 가장 큰 이유는 카카오톡이 무료였다는 것인데, 실제로도 이 점 때문에 카카오톡을 설치한 유저가 상당수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이동통신사가 제공하는 SMS는 기능적으로 구린 것도 있었지만, 한건당 10원~20원을 부과하는 상황에서 무료 메신저라는 공략은 카카오톡이 성공한 핵심 원인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특히 왓츠앱이나 이미 해외에서 유행하고 있던 메신저가 있었는데도 국내 유저들이 카카오톡을 선택하게 된 이유 또한 가격에 있는데, 왓츠앱은 페이스북이 인수하기 전까지 유료화 정책을 유지해왔으며 한국 특화가 되지 않아 사용에 일부 불편함이 있었습니다.
초기 선점 + 한국 특화 + 무료라는 장점이 합쳐져서 막강한 메신저 그리고 플랫폼이 탄생하게 되었습니다. 실제로 카카오톡이 처음으로 보이스톡 서비스를 시작한다고 했을 때, 이동통신사에서 거센 반항이 있었을 정도로 카카오톡을 이용했던 유저가 많았습니다.
2014년 5월, (주)카카오가 대한민국 검색시장 2위인 '다음커뮤니케이션'과 합병을 선언합니다. 물론 '합병'이라고 표현한 사실상의 인수였습니다. 우리가 아는 다음(Daum)은 카카오보다 대략 10년 정도 긴 역사를 가지고 있고, 한때는 매우 잘 나가던 포털 서비스였기에 카카오가 다음을 인수한 것은 많은 사람들에게 충격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녔습니다.
20여 명의 직원으로 시작한 카카오가 카카오톡의 성공으로 다음을 인수하고 끝났다면 지금의 우리가 사용하는 카카오톡은 없었을 것입니다. 카카오는 "만들 수 없으면, 인수해라"라는 수준의 모습을 보여주는데, 다음 인수 후 카카오가 인수한 역사만 잠시 들여다보자면, 내비게이션 앱 '김기사'를 인수한데 이여 음원 사이트 '멜론'을 인수했고, 이후 '로엔엔터테인먼트'까지 인수했습니다.
이로 인하여 카카오가 한국 대기업들이 보여주는 전형적인 '문어발식 확장'이라는 비판을 받아왔었고, 이는 지금까지도 유효합니다. 하지만 이러한 비판이 카카오의 성공을 멈춘 것은 아닙니다. 논란이 됐던 안됬던 카카오는 지금 대한민국 IT업계 중에서 가장 영향력이 막강한 회사 중 하나로 손꼽이고 있으며, 우리의 일상에 깊이 침투하고 있습니다.
2018년, 카카오톡은 단순 메시징 앱이 아닙니다.
당장 카카오톡은 수천 개의 카카오톡의 플랫폼을 이용한 앱이 출시되었습니다. 카카오 게임, 카카오 드라이버, 카카오 택시, 카카오스토리 등등 일상에 있어서 필요한 거의 모든 것들을 카카오 플랫폼 내에서 해결할 수 있습니다.
사실 카카오톡의 이러한 플랫폼 변화는 많은 메시징 앱을 포함한 많은 기업들이 시도하고자 하는 목표이기도 하고, 이미 이를 통하여 성공한 사례도 많습니다. 대표적으로 중국의 텐센트 그리고 위챗같은 앱들이 결제 서비스를 포함한 자체 플랫폼을 구축하고 있으며, 동남아시아의 차량 공유 서비스인 '그랩' 또한 결제, 택배, 그리고 음식 배달 서비스까지 앱 한 개로 모든 것을 해결할 수 있도록 플랫폼을 구축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카카오톡의 플랫폼 변화 시도는 2012년의 카카오 게임의 등장으로부터 시작했다고 유추해볼 수 있는데, 카카오 게임 자체를 카카오톡 내에서 배포함으로써 일종의 유통사 역할을 했고, 특히 카카오톡이라는 국민의 95%가 사용하는 메신저 앱을 기반으로 게임을 만든다는 것 자체가 메리트였기에 수많은 카카오 게임이 쏟아졌습니다.
카카오페이와 카카오 뱅크를 비롯한 금융업까지 진출함으로써 더더욱 자사 플랫폼을 강화하는 모습을 보여주는데, 이를 가능하게 한 것이 바로 카카오톡입니다. 이미 많은 유저를 보유하고 있으며, 익숙한 방법으로 기존에 있던 앱 혹은 계정을 통해서 바로 사용 가능한 플랫폼을 가지고 있는 카카오톡이 카카오의 자산 그 자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이러한 카카오톡의 플랫폼 전환은 주요 허브 서비스인 카카오톡을 무료로 유지하되, 부가적인 서비스를 통하여 사업 확장과 자사 플랫폼을 구축하고, 이를 통한 수익구조를 만든 것입니다. 이러한 방식으로 인하여 일부 유저는 카카오톡의 수입구조가 단순 카카오 이모티콘에서 난다고 생각하는 경우가 많은데, 이는 사실이 아닙니다.
카카오가 카카오톡을 이용한 플랫폼 구축은 어찌 보면 예정된 것이었는데, 사실상 메시지 그리고 전화까지 무료인 마당에서 막대한 서버비와 유지비를 감당하는 것은 무리였던 상황이었습니다. 물론 김범수 의장의 자금력을 통해서 버텨왔기에 문제는 없었지만, 언제까지나 자금에만 의존하고 수익이 없는 사업을 지속할 이유는 없는 마당입니다. 그렇게 되어 "많은 사람이 이용하고 있는 플랫폼을 이용하여 수익성 아이템을 하나 만들어보자"하고 시작한 것이 카카오 게임입니다.
카카오의 성공은 '타이밍'과 '틈새 공략'에 있지만, 이 2개의 성공요소가 전부는 아닙니다. 카카오톡의 최종적인 목표는 아마도 모든 국민이 카카오톡의 플랫폼 내에서 편의시설을 누리고, 생활 필수 플랫폼으로 거듭나는 것일 겁니다. 그리고 카카오는 이에 대한 준비가 완료되었습니다. 카카오톡은 이미 전 국민의 95% 이상이 사용하고 있으며: 결제, 택시, 차량 공유(카풀), 이동수단, 게임, 포털사이트, 그리고 헤어숍까지도 카카오톡 플랫폼 내로 집어삼키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이제 카카오톡은 없으면 불편한 플랫폼으로써 자리매김하고 있습니다.
이상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