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그들은 최초에 집착하는가.
왜 IT기업들은 그렇게 최초에 집착할까?
IT 회사들을 관찰하다 보면, 꽤나 많은 기업들이 최초에 많은 의미를 두고, 그것을 달성하기 위해서 노력합니다. 특히 최근 중국 IT 회사들이 이러한 모습을 전형적으로 보여주고 있는데요? 어째서 이러한 현상이 생기는 거고, 이들은 무엇을 노리는 걸까요?
많은 분들이 "00 회사, 최초로 00 기술 개발해... 상용화 노력 중"과 비슷한 내용의 뉴스 게시글을 보셨을 거라고 생각됩니다. 많은 기업들이 자신들이 달성한 최초를 언급할 땐, 대부분 긍정적인 내용과 본인들의 기술력을 과시하기 위해서 언급합니다. 그들은 이러한 내용을 소비자가 읽고, 브랜드에 긍정적인 영향이 있기를 기대하죠.
대표적으로 최초는 약 3가지의 뛰어난 장점들을 가지고 있습니다.
비즈니스 과목에서 가장 기본적으로 배우는 '브랜드 인식'은 회사로써 물건을 판매하기 위해서 필수적인 사항입니다. 많은 사람들이 해당 브랜드를 인식할 수 록, 판매율이 급증하기 때문인데요? 광고(홍보)를 하는 이유 중 하나가 브랜드 인식을 위해서인 만큼, 판매와 직결되는 사항 중 하나입니다.
IT기업에서의 최초는 많은 얼리어답터들의 이목을 잡기 좋은 소재이며, 최초가 가져다주는 강력한 인상은
잠재적인 고객에게 본 브랜드를 인식하도록 도와주는 매체가 되기도 합니다.
이러한 최초의 강력한 인상[느낌]은 브랜드 로열티를 증가시키며, 충성고객을 만드는 수 있는 가장 중요한 요소 중 하나입니다. 대표적으로 아이폰이 이러한 효과를 누렸는데요? 2007년에 공개한 최초의 아이폰은 혁신적인 풀 스크린 스마트폰으로 대중의 이목을 끌었습니다. 이는 이후 출시작인 iPhone 3G, 3GS는 높은 가격 및 제한적인 조건에도 불구하고 큰 대중적인 성공을 거뒀고, 현재까지도 애플은 어떠한 기업보다 충성도가 높은 브랜드를 가지고 있습니다.
소비자 수가 일정하게 제한되어 있고, 한번 정착하면 다시 이동하기 꺼려하는 충성고객이 많아지는 IT 시장 특성상, 선점은 IT기업에게 있어선 필수적이며, 절대적인 사항 중 하나입니다. 최초로 어떠한 기술을 적용한다는 것은, 해당 기술에 있어선 선점을 누구보다 하기 쉬운 위치라는 것을 의미합니다. 이는 여러 가지 방면에서 이득을 취할 수 있는데, 이를 한국에서 대표적으로 활용한 회사는 카카오톡입니다.
카카오톡은 무료 메신저 시장을 한국에서 그 어떤 회사보다 발 빠르게 선점했으며, 이는 곧 엄청난 수익성을 의미합니다.
"카카오톡은 무료인데, 수익성이라니?"
라고 여쭤보시는 분들이 있는데, 카카오톡은 그들의 플랫폼을 이용하여 새로운 사업을 진출 (확장) 할 수 있으며, 실제로 여러분이 기억하는 2008년의 카카오톡과 현재의 카카오톡은 많이 다른 모습일 겁니다.
당장 카카오톡은 기본 서비스인 카카오톡을 제외하고도 카카오 페이, 다음, 샵 검색, 티스토리, 카카오 맵, 카카오 내비, 카카오 드라이버, 카카오 택시, 카카오 버스, 카카오 지하철 등등등에 끝나지 않고, 주차장 서비스인 '파크 히어'라는 앱까지 인수하면서 누구보다도 발 빠르게 확장을 하는 모습을 볼 수 있습니다. 이는 기업의 대표 서비스인 카카오톡이 무료라도, 다른 서비스에서 수익을 창출할 수 있으며, 실제로 이미 전 국민이 사용하는 카카오톡 플랫폼을 이용하면, 사실 새로운 서비스가 실패하는 것은 어렵다고 볼 수 있습니다.
또한 카카오톡은 본인만 사용한다고 서로 소통이 되는 것이 아닌, 발신자 그리고 수신자 모두 카카오톡을 사용하는 가정하에 이용이 가능함으로, 혼자 "난 카톡이 싫어! 텔레그램으로 갈 거야!"라고 말해도 수신자가 텔레그램으로 이동하지 않으면 사용이 불가능하고, 이는 즉슨 모든 카카오톡 유저가 한 번에 이동을 하지 않는 이상 시장 점유율을 뺏기기 어렵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시장에서 최초로 성공하는 것은 이미 위해서 말한 바와 같이, 꽤 많은 권한 그리고 권력을 얻게 되는 것을 의미합니다. 특히 이미 특정 브랜드의 마켓셰어(점유율)가 높거나, 독점을 하는 상황에서는 더더욱 이 경우에 해당됩니다.
대표적인 예시로, 삼성의 Galaxy S8와 LG의 G6를 보면 알 수 있습니다. 삼성은 당시 최신 칩셋인 스냅드래곤 835를 자사 스마트폰인 Galaxy S8에 독점으로 먼저 탑재했었고, 물량이 없던 LG는 어쩔 수없이 자사 플래그십인 G6에 구세대 칩셋인 스냅드래곤 821을 탑재하는 치욕적인 일이 벌어졌습니다.
업계에서 최초가 되는 것은, 그리고 특히 최초로 성공했다면, 해당 기업의 제품은 모든 기업들의 기준이 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이는 즉슨 시장에서 높은 점유율을 받게 된다는 것이고, 이는 여러 가지 사항과 연관되는데, 이 중 하나가 방금 언급한 시장 컨트롤입니다.
다른 예시를 보자면, 애플사의 이어폰 잭 제거가 있습니다.
물론 애플이 이어폰 잭을 제거한 것과 관련해서는 실제로 내부적인 문제가 있긴 했다고 들었습니다. DAC와 간섭이 있었다는 소식이지만, 어쨌든 결과적으로 애플은 이어폰을 없앴고 본인들이 밀고 있는 무선 이어폰의 시장이 많이 커졌습니다. 과연 애플이 이어폰 잭을 유지했다면 지금만큼 에어 팟의 판매율이 높았을까요? 이제는 모든 회사들이 따라 이어폰 잭을 없애고 있는 상황이고, 블루투스 이어폰 시장은 앞으로도 계속 커질 전망입니다. 여기에 애플이 한 획 아니.. 원인이라도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물론 최초라는 것은 무조건 장점만 있는 것은 아닙니다. 생각보다 치명적인 단점들이 있는데요? 대표적으로 2가지가 있습니다.
최초라는 기술은 어느 날 하늘에서 뚝! 하고 떨어지는 것이 아닙니다. 업계에서 경쟁사보다 특정 기술을 먼저 개발하여, 상용화를 이루고, 이를 대중들에게 공개하는 것은 생각보다 엄청난 비용이 듭니다.
예시로 Vivo의 Nex라는 폰을 살펴보죠. 이 폰은 카메라가 위에서 움직이는 메커니즘과, 화면 지문인식 등을 포함한 최신 중에서도 최신을 달리는 폰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이러한 기술들을 만들고, 이를 대중에게 공개했다는 것, 그리고 이를 판매했다는 것은 이미 R&D를 통한 검증을 했다는 의미입니다. 당장 폰에 있는 화면 지문인식 센서 값만 해도 카메라, 혹은 배터리 등의 기존 부품들을 개선할 수 있는 돈이었을 겁니다.
만약 기업에서 어떠한 것을 최초로 적용했다면, 이에 상응하는 대가가 무엇인지를 고민해봐야 됩니다. 저 폰의 움직이는 셀프 카메라는 2년을 버틸 수 있을까요? 아직 저 폰이 나온 지 2년이 되지 않았고, 많은 피드백이 나온 제품이 아닙니다. 당연히 개발 및 검토에도 한계가 있었을 것이고, 2년이 아닌 1년 채 지나지 않아 망가질 수 있다는 겁니다.
이러한 막대한 투자가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해당 제품이 소비자의 관심을 받지 못한다면 결과적으로 기업은 "돈은 돈대로 날리고, 성공은 성공대로 못했다"라는 결론에 도달하겠지요. 이게 반복되면 적자 그리고 파산에 이릅니다.
대표적인 예시로 LG G5가 있습니다. 이 제품은 당시 유행이던 메탈 바디에 배터리를 교체할 수 있으며, 모듈을 이용해서 특정 기능을 부각할 수 있는 꽤나 혁신적인 아이디어를 들고 나온 제품입니다. 생각보다 괜찮은 아이디어였으나, 모듈의 완성도 그리고 여러 가지 요인이 합쳐져 LG는 적자를 면하지 못합니다.
여기서 다른 점은 위에서 언급한 브랜드 인식에 오히려 나쁜 쪽에 영향을 끼쳤다는 점입니다. LG g5는 자사 플래그십 기기에 시범적인 모듈을 넣고, 심각한 완성도를 보여주면서 소비자들에게 실망을 안겨주었습니다. 이는 LG의 브랜드에 악영향을 미쳤고, 실제로도 LG의 브랜드 이미지는 현재까지 좋지 않습니다. (뭐 이건 본인들이 쌓아온 것도 있긴 합니다...) 요기서 확인할 수 있는 것은, 브랜드 인식은 장점이 될 수도 있지만, 단점 또한 될 수 있다는 점입니다.
본 부분을 언급하기 전, 최초의 의미를 다시 한번 언급해보고자 합니다. 최초란 말 그대로 맨 처음을 의미합니다. IT기업에게 있어서 맨 처음은 대중들이 이해하기 어려움이 없지 않아 있을 수 있습니다. 맨 처음으로 특정 기술을 성공시켰다면, 대중들에게 이를 이해시키고 사용하는 방법을 알려주기 위해서 기업들은 또 추가적인 지출을 내야 됩니다.
대표적인 예시로 삼성 페이가 있습니다. 삼성 페이는 어떠한 경쟁사도 이루지 못한 MST 결제+NFC 결제를 탑재하면서, 기존 구식 카드 결제기기에서도 결제가 가능한 기술을 개발했습니다. 물론 이는 혁신적이었고, 기존 모바일 결제 솔루션의 범용성을 확장했습니다. 다만, 사람들은 이러한 기술을 따라오지 못했습니다. 처음에 제가 삼성 페이를 들고 결제를 하고자 하니 점원이 저를 막았습니다. 이유는 간단했는데, 새로운 기기가 아니라서 인식이 안 되는 이유였죠. 저는 결제가 된다고 설득했지만, 결국 점원의 제지로 인하여 결제를 거부당했습니다.
이러한 상황 속에서, 삼성은 대대적인 TV 광고 및 각종 매체를 통하여 삼성 페이는 기존 기기에서도 결제가 된다!라는 것을 각 가게에게 알려야 합니다. 당연히 이러한 매체는 돈이 들고, 삼성은 삼성 페이를 만드는데 든 돈 + 광고비 + 교육비까지 부담해야 됩니다.
플랫폼에게 있어서 시장에 최초로 개발되는 것은 위치 선정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실제로 카카오톡도 최초의 무료 메신저는 아니었는데도 성공한 요인은 모바일 최적화 및 대대적인 마케팅 그리고 네트워크 효과(입소문)를 통해서 전파되었기 때문이죠. 플랫폼은 고정 사용자 수가 매우 중요합니다.
결국 플랫폼에게 있어서 승자는 강력한 네트워크(이용자)를 가지는 것.
최초는 독점을 의미하지 않아, 유리할 뿐
기술에게 있어서 최초는 네트워크 효과가 대부분 먹히지 않습니다. 아까 언급했던 Vivo 스마트폰을 예시로 들어보죠.
위에서 언급한 장점 3가지 중, vivo에 해당되는 사항은 1개밖에 없습니다. 이미 언급한 것과 같이 선점 효과 및 네트워크 효과는 기술에게 있어선 먹히지 않습니다. 그럼 독점계약을 어떨까요? Vivo가 사용하는 화면 지문인식은 시냅틱스 제품인데, 비보 자체가 점유율이 막강한 회사도 아니거니와, 부품 자체를 원하는 제조사도 많아 당장 독점을 하기는 어려워 보입니다.
그럼 Vivo는 왜 NEX를 만들었을까요? 가장 대표적인 이유는 브랜드 인식 때문입니다. 만약 여러분들이 중국을 포함한 일부 국가에 거주하지 않으신다면, Vivo의 스마트폰을 구매하기는커녕, 회사 자체를 모르실 가능성이 높습니다. 하지만 이러한 신기능을 탑재한 기기를 낸다면, 전 세계적으로 기사가 나갈 것이고, 이는 즉슨 브랜드 인식 상승으로 이어집니다.
소비자들은 기술을 선택할 때 "어떤 기계가 00 기술을 먼저 만들었어?"라고 묻지 않습니다. 대신
어떤 제품이 가장 좋은 00 기술을 가지고 있어?
라고 물어봅니다. 이때까지 있어서 기술에게 최초란 홍보를 제외하고 기술을 독점 상태로 유지할 수 있는 힘이 없다면 큰 의미가 없다고 볼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