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가 아직도 문자 써?
2018년, 전 세계는 수많은 메시징 앱을 매일 사용합니다. 전반적으로 대한민국에서는 카카오톡을, 일본은 라인을, 다른 많은 나라에서는 Whatsapp이나 페이스북 메신저를 이용하기도 합니다. 아무래도 무료라는 점에 있어서 많은 분들이 이러한 메시징 앱을 사용하시는 것 같습니다만, 이것이 유일한 이유는 아닙니다.
우리가 흔히 문자 메시지라고 일컫는 SMS는 Short Message Service의 약자로, 1992년도에 개발되었습니다. 아무래도 개발된 시기가 꽤나 오래전인만큼, 현재 2018년에서는 사용하기 많이 불편합니다. 우리가 흔히들 카카오톡 같은 메시징 앱에서 볼 수 있는 당연한 기능들 또한 탑재되어 있지 않으며, 특히 상대방이 읽었는지 혹은 받았는지조차 알 수 있는 방법이 없습니다.
스마트폰의 대중화 이후, 전 세계는 그 어느 때보다 더 많은 사진을 촬영하고, 이를 공유합니다. 그리고 이미지 혹은 동영상을 비롯한 파일을 전송할 수 있는 문자 메시지 MMS (Multimedia Messaging Service)는 데이터(LTE 혹은 3G 등등)가 필요할 뿐만 아니라, 전송 가능한 용량도 비교적 제한되어 있어, 역시나 사용하기는 불편합니다. 사실상 SMS의 진화 버전이고, 이 또한 2002년에 만들어졌기에 지속적으로 업데이트를 하고 개선되는 메시징 앱들과 비교조차 어렵습니다.
위에서 언급한 SMS 그리고 MMS를 읽어보신 분들 중 많은 분들이
그냥 카카오톡 같은 메시징 앱을 사용하면 되는 거 아니야?
라고 말씀하실 수 있습니다. 그리고 딱히 틀린 말은 아닙니다.
한국 같은 경우 카카오톡을 사용하지 않는 스마트폰 유저는 거의 없을뿐더러, 카카오톡은 이미 카카오페이, 택시 등등을 비롯한 뛰어난 자체 에코시스템을 구축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해외는 약간 다릅니다.
한국의 경우 카카오톡의 시장 초기부터 빠르게 성장하여 자리를 잡았고, 그로 인하여 사실상 다른 메시징 앱들이 힘조차 써보지 못했지만, 스마트폰이 비교적 늦게 대중화됐거나 너무 많은 메시징 앱들이 경쟁하여 시장점유율이 파편화된 나라 같은 경우, 이만큼 불편한 것 또한 없습니다.
누구는 Whatsapp을, 누구는 페이스북 메신저를, 누구는 위챗을, 누구는 카카오톡을, 누구는 라인을 쓴다고 가정할 때, 휴대폰에는 이미 5개의 메시징 앱이 필요합니다. 당연하게도 메시지를 전송하고자 하는 특정인이 어떤 메시징 앱을 사용하는지 기억해야 되는 불편함은 덤이고요.
애플의 아이폰은 이미 이러한 문제가 없습니다 (물론 아이폰 유저끼리만요). 애플은 이미 iMessage라는 시스템을 구축하고 있으며, 아이폰 유저끼리는 데이터만 있다면 자동으로 기본 메시지 앱을 통하여 카카오톡과 같은 메시징 앱에서 제공하는 서비스 등을 대다수 사용 가능하며, 이미지 전송이라던가 상대방이 읽었는지 확인하는 기능 또한 지원합니다.
아쉽게도 삼성을 비롯한 수많은 스마트폰에 깔려있는 안드로이드는 아직까지 이러한 시스템이 구축되어 있지 않습니다. 무료 메시징과 위에서 언급한 많은 기능을 누리기 위해서는 카카오톡 같은 앱을 별도로 깔아야 됩니다.
구글이 당연하게도 이러한 메시지 주도권을 눈뜨고 놓치고 싶어 할리는 없었을 거고, 실제로 꽤나 많은 시도를 했었습니다.
구글은 무려 거의 10년이 넘는 기간 동안 심심할 때마다 메시징 앱을 내놓았다고 말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최대한 간단하게 타임라인을 제작했지만, 여전히 헷갈리는 부분이 있을 정도로 많은 서비스를 출시하고 접었습니다. 저 중에서 성공한 건 딱히;;; 하나도 없네요...
Rich Communication Services의 약자인 RCS는 2008년에 처음 개발되어, 2016년에 GSMA에 의하여 통합 규격을 발표한 시스템입니다.
독자적인 메시징
1 대 1 채팅
그룹 채팅
파일 전송
콘텐츠 쉐어링
상태 (예: 오프라인, 온라인, 자리비움 등등)
IP 보이스콜
비디오 콜
Geolocation Exchange
오디오 메시지
네트워크 기반 블랙리스트
등의 기능을 가지고 있습니다. 저쯤 되면 사실상 여태까지 출시된 많은 메신저 앱에 들어가 있는 모든 기능이 들어가 있다고 봐도 무방합니다.
RCS를 작동 방법을 간단하게 설명하자면, 위 이미지와 같습니다.
일단 메시지를 전송하면 통신사 서버로 이동하고, 이후 다른 통신사 서버로 이동 후 수신자의 폰에 도착합니다. 이 과정에서 수신자가 RCS를 지원하지 않는다면 기본 SMS로 전달됩니다.
RCS는 위에서 언급한 단순 메시징 자체로 설명하기는 어렵습니다. 단적인 예시를 들어보자면, 지금 비행기 티켓을 예매해서 티켓을 문자로 받아볼 순 없습니다. SMS나 MMS는 이러한 기능을 제공하지 않기에 대부분의 기업은 문자메시지로
000 고객님의 비행기 티켓을 앱에서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www. 비행기 항공사 앱. com
와 같이 전송합니다. 하지만 RCS는 카카오톡의 플러스친구와 비슷하게 비행기 표를 보내주고, 메신저 앱에서 바로 내 좌석을 확인하고, 음식을 주문하고, 배송을 요청하거나, 송금을 하는 등 여러 가지 기존에 불가능했던 것들이 가능해집니다.
SMS에선 전송자가 공식업체인지 아닌지를 확인하기 어려워서 피싱 등이 많이 발생하는데, RCS의 경우 공식업체에서 보낸 메시지는 자동으로 이름이 표시됨으로써, 이러한 사태를 방지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또한 RCS라는 이름 자체에서 보여주는 Rich Media를 통한 다양한 기능을 구현 또한 가능합니다.
실제로 한국에서는 SK, KT, U+ 모두 joyn이라는 브랜드로 2012년에 출시했다가 깔끔하게 망한 전적이 있습니다. 놀랍게도 이 앱이 카카오톡과 같은 서드파티 앱의 개념이 아닌 RCS를 기반으로 제작되었으며, 위에서 언급했듯이 실패 이후 서비스를 종료했습니다.
개인적으로 joyn의 실패는 카카오톡을 비롯한 메신저 앱이 아닌 SMS 그 자체라고 생각됩니다. 그 당시에 한국 통신 3사가 joyn를 출시할 때는 기존 메신저 앱을 대체한 것이 아닌, 기존의 SMS 메시지 앱과 joyn 앱을 둘 다 탑재하는 실수를 저질렀고, 이는 메시지를 사용하는 유저에게도, 카카오톡 등의 메시징 앱을 사용하는 유저에게도 사용할 이유를 어필하지 못했습니다.
RCS의 최대 장점은 유저가 추가적인 절차 없이, 휴대폰 번호를 통하여 메시지 앱을 통하여 바로 RCS를 사용할 수 있다는 점입니다. 기존 메시지 앱을 통한 이용이라는 것이죠 (iMessage처럼) 다만 joyn은 당시 상황으로 인하여 이렇게 운영하지 못했습니다. 다만 이러한 실패가 한국 통신사의 RCS를 정말 멈추는 것은 아닙니다. 5G 시대가 다가오고 있고, 이러한 SMS나 MMS는 5G 시대에 구조상 한계로 인하여 더 이상 사용할 수 없는 시스템입니다. 이를 고려할 때 한국 통신사들도 조만간 RCS를 다른 방법으로 지원하지 않을까 조심스럽게 예상 중에 있습니다.
특히 삼성이 최근에 구글과 협업하여 자사 스마트폰에 기본으로 설치된 메시지 앱에서 RCS를 지원하겠다고 밝힌 만큼 한국 통신사들도 기존의 joyn 앱을 따로 만드는 것이 아닌, 기존 메시지 앱에서 바로 RCS를 사용할 수 있도록 구축을 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현재 RCS를 공식적으로 협업하는 회사는 다음과 같습니다:
통신사: Advanced Info Service, América Móvil, AT&T Mobility, Axiata, Beeline (brand), Bell Mobility, Bharti Airtel, China Mobile, China Telecom, China Unicom, Claro Americas#Brazil, Claro Colombia, Deutsche Telekom, Etisalat, Globe Telecom, Indosat Ooredoo, KPN, M1 Limited, MegaFon, Millicom, MTN Group, MTS (network provider), Optus, Orange S.A., Orange Slovensko, Telecom Argentina, Telecom Argentina#personal, Play (telecommunications), Jio, Rogers Communications, Singtel, Smart Communications, Sprint Corporation, StarHub, Telcel, Tele2, Telefónica, Telenor, Telia Company, Telkomsel, Telstra, Telus, TIM (brand), T-Mobile US, Turkcell, Verizon Communications, VEON, and Vodafone.
제조사: TCL (Alcatel Mobile), Asus, Huawei, General Mobile, HTC, Intex Technologies, Lava International, LG전자, Lenovo (Motorola), 삼성전자 and ZTE.
OS 제공자: 구글, 마이크로소프트
iMessage, 시그널과 같은 많은 메신저 앱들이 암호화를 지원하고 있고, 국가들이 요청을 해도 웬만해서 DB를 공개하지 않는 것에 반하여, RCS는 정보가 통신사 서버에 저장되고, 정부가 이를 찾아보기 좀 더 쉽습니다. 익명성과 보안성을 중요시하는 분들에게는 꽤나 치명적인 문제일 수 있는데, 이러한 분들에게는 사실상 시그널과 같은 앱 사용이 불가피할 것 같습니다.
이러한 문제는 사실상 RCS가 SMS와 비슷한 구조를 이용한다는 점에서 비롯되는데, 모든 정보가 위에서 언급한 것처럼 통신사 서버에 저장되고, 비교적 자사 서버를 공개하기 꺼려 하는 기업들과 비교하여 통신사들은 이러한 정보를 비교적 쉽게 정부에 제출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구글이 메신저로 성공한 적 있나? 한국 joyn은 이미 망했다며?
라고 RCS에 우려를 표하시는 분들이 생각보다 많습니다. 실제로 구글이 메신저 앱으로 내세울 만한 성공을 거둔 적도 없을뿐더러, 한국 통신사들이 준비한 joyn은 이미 실패를 기록한 바도 있습니다.
위에서 구글이 시도한 것들을 보면 마치 구글이 모든 것을 시도해본 것처럼 보입니다만, 아직까지 정말 당연한 것 한 가지를 시도하지 않았는데, 그게 바로 안드로이드형 iMessage입니다. 그리고 RCS는 안드로이드형 iMessage에 가장 근접합니다.
여태까지 구글이 런칭한 메시지 서비스는 단 한 번도 안드로이드 스마트폰에 기본 메시지 앱을 통해서 사용되지도 않았고, 사용자가 별도의 애플리케이션을 통해서 이용해야 됐었습니다. 그에 비하여, RCS는 그럴 필요가 없습니다.
오늘날까지도 매년 8조 개의 SMS가 전송되고 있습니다. 그리고 RCS는 이러한 SMS 유저의 대다수를 끌어올 수 있을 뿐만이 아니라, 기존 서드파티 메신저 앱 유저까지도 끌어들일 수 있는 시스템입니다. 가망은 넘치고도 남는다고 개인적으로 평가합니다.
만약 RCS가 성공으로 돌아간다면, 안드로이드는 안드로이드끼리의 iMessage를 갖게 되는 것이고 당연하게도 안드로이드의 유저 수가 애플의 iOS 유저보다 훨씬 많기 때문에 애플 또한 그 상황이 닥치면 RCS를 지원하게 될 것이라고 생각됩니다. 그 부분에 대해서는 RCS의 성공 여부가 사실상 결정하게 되는 것으로 보입니다.
이상입니다
본 글은 아래와 같은 자료를 기반으로 작성되었으며, 참고해보시길 권장드립니다.
1. https://blog.google/products/rcs/
2. https://web.archive.org/web/20130129013618/http://www.joynus.com/about/
3. https://arstechnica.com/gadgets/2018/04/google-gives-up-on-google-allo-hopes-carriers-will-sort-out-rcs-messaging/
4. https://web.archive.org/web/20130328182731/http://www.gsma.com/rcs/specification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