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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에릭 Feb 03. 2019

글보단 비디오. Blog보단 Vlog.

국내 포털사이트의 앞길은 밝지 않다. 유튜브에 가로막히는 블로그.



V-log란 무엇인가?

일단 V-log란 단어를 이해하기 전에는, Blog(블로그)라는 단어에 대한 이해 및 개념이 필요하다. 단어의 시초는 영어로, 초기에 Weblog라는 단어에서 변형된 단어다. 

보다시피 1990년 이후부터 갑자기 많이 사용되는 것을 알 수 있는데, 캠브릿지 사전은 블로그라는 단어를 다음과 같이 설명하고 있다. 

a regular record of your thoughts, opinions, or experiences that you put on the internet for other people to read

풀의 하자면, "다른 사람이 읽을 수 있도록 인터넷 웹사이트에 올린 생각, 의견 또는 경험에 대한 정기적인 기록"이라고 설명이 가능하다. 20세기 후반쯤 인터넷이 급격한 대중화를 맞으면서, 자신의 생각 및 의견을 등록하는 웹사이트가 자연스럽게 생겨났고, 이 과정에서 Blog라는 단어가 생겼다.

Vlog 또한 비슷한 백그라운드를 가지고 있는데, Video(비디오)와 Blog(블로그)라는 단어가 합쳐져 만들어진 합성어로, 비디오로 자신의 생각, 의견 또는 경험을 정기적으로 기록하는 것을 의미한다. 여기서 대표적인 차이점은 다름이 아닌 매체가 글에서 비디오로 옮겨갔다는 것이라고 할 수 있다.



점점 줄어드는 글 소비량, 그리고 늘어나는 비디오

요즘 초등학교 인기직업 1위가 연예인에서 유튜버로 바뀐 것, 그리고 5년 전까지만 해도 스트리머는커녕 유튜버는 직업으로도 안쳐줬던 것을 감안하면, 이는 엄청난 변화다. 이러한 엄청난 변화가 과연 어느 날 갑자기 마법처럼 발생했을까? "수요가 없으면 공급도 없다", 한 번쯤은 다들 들어봤을 법한 문장이다. 말 그대로 비디오 플랫폼이 성공한 것은 21세기에 글자를 읽기 싫어하고, 더욱더 직관적인 콘텐츠를 찾는 사람들로부터 비롯되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어느 순간부터 우리는 포털 사이트 댓글에 "3줄 요약"을 통하여, 점점 사람들이 글을 읽는데 소비하는 시간이 줄어듦을 알 수 있다. 간단한 맞춤법을 지키지 못하는 것은 물론, 제대로 된 맞춤법이 무엇인지 구별을 하지 못하는 사람들이 늘어나고, 책을 기피하는 사람들이 점점 많아지고 있다. 뉴스를 지속적으로 구독하는 사람들은 줄었고, Z세대라고 불리는 세대의 대다수는 긴 글을 읽는데 익숙하지도 않다.


물론 필자는 이러한 변화를 나쁘거나, 잘못되었다고 판단하지 않는다. 오히려 인간이 여태까지 편리성을 추구하는 방향으로 진화해온 것을 감안할 때, 이는 지극히 정상적인 진화라고 해도 무방하다. 더 간편하고 직관적인 매체가 나왔는데, 굳이 예전 구시대적 매체를 고집하는 게 효율적이라고 할 사람이 누가 있는가.


처음에 구글이 유튜브를 인수한다고 했을 때, 투자자들과 수많은 전문가들이 구글을 보고 그 누구도 이해할 수 없는 엉터리 행보라고 지적했다. 서버 유지비도 많이 들고, 수요도 없어서 망하기 일보직전인 서비스를 인수해서 어쩌겠냐는 것. 하지만, 2019년에 구글의 이러한 결정은 신의 한 수라고 인정하지 않을 만한 사람이 없다. 지금은 유튜브를 통하여 구글이 얻는 수익이 천문학적이며, 국내 포털 서비스도 하나둘 발 빠르게 자사 비디오 플랫폼을 출시했다. 기업은 이득이 없는 사업을 절대 추진하지 않는다는 이 말을 고려할 때, 앞으로 비디오가 포털사이트들에게 있어서 중요한 요소가 될 것이라고 판단했다는 증거이자, 앞으로 시장 변화가 어떻게 이루어질 것인지를 알려주는 척도다.



우리는 정보를 어떻게 얻는가.

사람들이 평소에 뭔가 인터넷에서 정보를 얻고 싶을 땐, 검색엔진을 통하여 키워드를 입력하고 검색을 한다. 대한민국의 검색엔진의 압도적 1위는 네이버고,  2위 자리를 다음이 차지하고 있다. 여기서 네이버와 다음이 어떠한 방식으로 자사 검색엔진의 결과를 표시하는지 유심히 봐야 될 필요가 있다.

위는 네이버 그리고 다음에서 키워드를 검색했을 때 표시되는 메뉴다. 특징이 보이는가? 답은 바로 통합검색, 블로그, 카페에 있다. 네이버는 네이버 블로그를, 다음은 티스토리를 운영하고 있으며, 이러한 자사 서비스에서 작성되는 글은 자사 검색엔진에 표시된다. 네이버가 다음보다 검색엔진에서 우위를 점하고 있는 것도, 네이버 검색엔진이 압도적으로 모든 면에서 다음 검색보다 상위 호환이라서 그런 것이 아닌, 그냥 자체 콘텐츠가 압도적으로 많아서다. 당장 네이버 블로그가 대한민국 블로그의 50% 이상을 차지하고 있는데, 당연한 상황이다.


여기서 다시 한번 집고 가야 될 내용이 있다, 바로 위에서 언급한 '사람들의 글 소비량의 절대적인 감소'가 바로 그것이다. 특히 유튜브를 통하여 정보를 습득하는 것에 익숙한 세대는 특정 정보를 얻을 때도 유튜브에 먼저 검색하는 경우가 있다. 점점 더 많은 사용자들이 글보다 직관적이고 정보를 습득하기 편리한 비디오를 원하는데, 현시점에서 한국기업 중에선 아직까지도 성공한 비디오 플랫폼을 보유한 회사가 하나도 없다.


여태까지 네이버와 다음이 자사 서비스를 통하여 등록된 정보를 가지고 검색 결과를 나열했다는 것을 고려한다면, 앞으로 주 콘텐츠 생산자인 성공적인 비디오 플랫폼을 소유하지 못했다는 것은 매우 큰 문제다. 앞으로의 존속이 걸려있는 중대 사안이고, 미래에 사업을 지속할만한 것들을 빠르게 캐치하지 못하면 공룡기업도 도태되는 것은 순식간이다 - 노키아, 모토롤라가 그랬던 것처럼.



구글은 왜 유리한가.

구글 검색이 전 세계적으로 압도적인 1위를 유지하고 있는 것은 단순 구글이 친숙해서라는 간단한 요인으로 설명할 수 없다. 괜히 타 검색엔진 연말 1위 키워드가 'google'이겠는가? 


예시를 하나 들어보자.

구글이 적분하는 방법을 검색해보면, 위와 같은 검색 결과가 표시된다. 구글은 자사가 소유한 유튜브에 등록된 수억 가지의 비디오를 AI가 분석하고, 정확하게 사용자가 원하는 부분을 클립으로 따서 표시해준다. 적분하는 방식을 직접 작성하면서 표시해주는 핵심부분만 비디오에서 도출해준다는 의미다. 

구글에서 무언가를 검색했을 때, 네이버나 다음처럼 블로그 탭이나 카페 탭을 볼 수 없는 것도, 근본적인 베이스가 다르기 때문이라고 할 수 있다. 구글은 검색이라는 서비스가 주, 네이버와 다음은 포털 서비스에서 제공하는 커뮤니티 및 뉴스가 주가 되는 구조다. 근데 국내 포털사이트의 메인을 장식하는 뉴스를 읽는 사용자가 점점 감소하고 있으며, 검색의 베이스가 되는 자사 블로그들은 점점 힘을 잃고 있다. 위기가 아니라고 할 수 있을까?


여태까지 한국에서 구글의 점유율이 높지 않은 것도, 저러한 서비스가 영어에 최적화되어있기에 그렇다고 할 수 있다. 네이버 블로그를 비롯한 국내 블로그 서비스 대다수는 구글 측에 검색을 허용하지 않고 있으며, 당연하게도 절대적으로 한국어 콘텐츠가 부족하기에 한국어 검색 결과가 빈약할 수밖에 없다. 이걸 무기 삼아 네이버가 구글을 여태까지 이겨왔다면, 유튜브로 트렌드가 변화하는 건 심각하게 위험하다.


유튜브라는 플랫폼은 수많은 한국인들이 활동하고 있는 플랫폼이며, 앞으로 미래도 밝다. 구글이 여태까지 한국어 콘텐츠가 부족해서 한국 내 검색엔진 시장에서 힘을 못썼다면, 앞으로 유튜브를 통하여 시장의 판도를 바꿀 수 있다. 물론 한국 시장에 맞는 최적화가 동시에 이루어지지 않는다면 성공을 하긴 어려울지 모르지만, 결정적으로 검색이라는 서비스에서 밀리는 것만으로도 의미가 크다.


여태까지의 차이점이라면 국내 포털사이트에서 더 좋으면서 비슷한 서비스를 가지고 나올 수 있었겠지만, 이러한 비디오 데이터를 활용한 시스템은 유튜브같이 방대한 플랫폼을 보유하고 있으면서, 비디오 속 문장을 파악하여 정확하게 특정 구간을 집어내는 기술까지 필요하기에 사실상 현시점에선 구글이 유일한 기업이라고 할 수 있다. 대체안을 내놓을 수 없는 상황에서, 자사 플랫폼이 위협받고 있는 상황은 차원이 다른 문제다.



검색엔진, 국내 포털사이트에게 의미하는 바는?

당연하게도 검색에서 밀린다는 것을 거꾸로 이야기하면, 네이버 그리고 다음에서 현재 밀고 있는 자사 서비스에 대한 지원이 부족해진다는 것을 의미하기도 한다. 위에서 언급한 것처럼 현재 국내 검색엔진의 대부분은 자사 블로그 및 뉴스에 의존하고 있는 모습이 매우 강하다. 네이버에서 특정 키워드를 검색하면 네이버 블로그가, 다음에서 검색하면 티스토리가 우선시 뜬다는 표시된다는 의미다. 이러한 상황에서 검색엔진의 판도가 바뀌는 것은 국내 포털사이트들이 절대로 원하는 것이 아닐 것이다.

이럼에도 불구하고, 네이버는 최근까지 크고 작은 이슈를 겪어왔다. 2017년에는 이해진 네이버 창업자가 뉴스 조작 사건과 관련하여 국정감사에도 출석했었고, 네이버 검색의 신뢰도는 지속적으로 하락세를 유지했다. 네이버가 이러한 신뢰도 하락의 원인이 되는 광고성 블로그를 기술로 돌파하겠다는 포부를 밝혔지만, C-Rank 시스템이 자리 잡은 지금까지도 광고성 게시글이 검색에 표시되지 않는다고 할 수 없다. 물론 광고성 포스팅을 100% 사전에 방지할 수 있는 서비스는 존재하지 않는다.


당연하게도 이러한 광고성 글은 서비스 이미지 하락의 원인이 되고, 실제로도 자료 검색을 할 때 구글을 사용하는 사용자가 늘어난 것을 알 수 있다. 시장조사기관 오픈서베이에서 2018년도에 실시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비록 사용률은 네이버가 압도적으로 높았으나, 검색 만족도는 구글이 압도적으로 높은 98.3%를 기록하며 1위를 달성한 것을 알 수 있다. 네이버의 검색 만족도는 매번 하락세를 보이고 있으며, 이러한 요인이 맞물려 적용된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네이버 블로그 Vlog화

국내 포털사이트는 이러한 상황 속에서 검색엔진 개선 등을 통하여 자사 플랫폼을 키우고, 비디오를 비롯한 새로운 미디어에 빠르게 대응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된다. 실제로 네이버는 2018년 블로썸 데이에서 자사 블로그 서비스의 비디오 지원방식을 확대하고, 추후 2020년까지 NEXT BLOG 및 VLOG 지원 강화 등의 강력한 의지를 보인 바 있다.

개인적으로 VLOG를 위한 플랫폼을 별도로 생성하는 것이 더 바람직하다고 생각했지만 (특히 네이버 블로그는 계정당 1개밖에 못 만드는 것을 고려할 때 더더욱), 이미 검증되고 성공한 플랫폼은 자사 네이버 블로그를 Blog에서 Vlog까지 확장하는 것은 사실 나쁘다고 할 순 없다.


네이버가 준비하는 네이버 TV의 경우 사실상 사용률이 저조하고, 비디오라는 매체는 대부분 온라인에서 유튜브로 몰리는 것을 고려할 때 더더욱 그렇다고 할 수 있다. 네이버가 기존 Blog 유저를 Vlog에 도전하도록 충분히 지원해주는 것도 중요하고, 비디오가 검색을 비롯한 네이버 서비스 전역에서 유입되도록 하는 것도 앞으로 네이버가 해야 될 일이라고 생각된다. 이렇기에 최근 네이버가 애드포스트 개선을 약속한 것으로 보이고, 대대적인 스마트 에디터를 업데이트하는 등의 메이저급의 변화를 시도하는 것으로 보인다.


최근 개인적인 사정으로 인하여 글을 이전처럼 자주 작성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아마 이러한 현상이 6월까지 지속될 것으로 보이며, 이번 글도 작성 도중 4번 정도의 갭이 있었습니다. 이로 인하여 섹션 간의 불일치함을 최대한 없애고자 노력했습니다.

6월 이후에 보다 노력하겠습니다.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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