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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에릭 Jan 12. 2019

나는 Windows 10이 맘에 들지 않는다. #2

본 글은 "나는 Windows 10이 맘에 들지 않는다. #1"의 후속 글로, 만약 1편을 읽지 않으셨다면, 이를 먼저 읽어보시길 권장드립니다.

https://brunch.co.kr/@ericbaek/29



Windows 업데이트

가장 불편한 시간에 요구되는 Windows 업데이트

모두가 Windows를 사용하면서 한 번쯤은 경험을 해봤을 법한 일이다. 해외 커뮤니티를 비롯하여 수많은 리뷰어들이 언급한 이 문장은, 왜 Windows 업데이트가 유저들에게 좋은 인상을 갖고 있지 않는지에 대한 설명을 해주리라 생각된다.


비록 업데이트를 통하여 OS의 보안을 강화하고 미흡한 부분을 개선하다고 하더라도, 급하게 노트북을 들고 가야 되는 상황에서 전원을 꺼보니 "Windows 업데이트 중... 전원을 분리하지 마십시오"가 뜰 때 그 누가 절규를 안 하겠는가. 물론 이러한 상황은 그나마 양반이다. 중요한 작업 중에 갑자기 "Windows 업데이트 설치 준비 중입니다. 10분 뒤 PC가 종료됩니다"라는 메시지를 들었을 땐 잠시 뇌가 멍해진다. 업데이트가 빠르게 끝난다면 다행이지만, 일분일초가 긴박한 상황에서 20분에서 40분씩 걸리는 업데이트는 답이 없다.


업데이트 타이밍과 별개로, 모든 업데이트가 그렇듯 Windows 업데이트 또한 가끔씩 일부 PC에서 오작동의 원인이 되기도 하는데, Windows는 특히 타사 OS인 Android 혹은 macOS와 비교하여 이러한 점들이 더 잦다고 할 수 있다. 이 점에 대해서는 MS Windows의 배포 방식을 근거로 들을 수 있는데, Windows는 MS에서 전 세계에 모든 Windows 10 PC에 디렉트로 업데이트를 보내는 것에 반하여, Android는 제조사들이 자체 기기에 최적화 및 테스트를 진행, macOS는 애초에 자사 기기에서만 지원하니 Windows가 구조적으로 오류가 더 많을 수밖에 없다.


이러한 여러 가지 문제로 인하여, 일부 유저들은 Windows 업데이트를 고의적으로 받지 않거나, 이를 중단하며 사용을 했었다. 다만 Windows 10은 여타 Windows와 다르게 최초로 업데이트를 중단하는 옵션을 제거하였으며, 전반적으로 MS가 업데이트에 대한 집착이 심해졌다. 특히 전편에서 언급한 Windows as service라는 개념 하에 운영된 MS의 최초의 OS인 만큼, 메이저 업데이트를 비롯한 기능 추가 업데이트가 더 잦을 수밖에 없는데, 당연하게도 이러한 업데이트는 시스템의 주요 부분을 교체하는 경우가 많은 만큼 문제가 더 잦을 수밖에 없다.


당장 예시만 찾아봐도 2018년 10월 메이저 업데이트 이후 일부 PC에서 오디오 드라이버랑 충돌이 일어나 오디오 자체가 아예 작동을 안 하는 문제도 발생했었고, 일부 PC는 칩셋 드라이버랑 호환성이 제대로 검증되지 않아 부팅이 아예 안되는가 하면, 유저들의 공분을 가장 많이 산 버그 중에선 파일이 갑자기 삭제돼서 복구가 안 되는 버그도 존재했다. 이게 몇 년 동안 업데이트하면서 이슈가 된 문제가 아니라, 가장 최근에 시행된 메이저 업데이트에서, 그것도 유명한 버그들만 간추려서 설명했는데도 수두룩 빽빽하다. 뭐 덕분에 메이저 업데이트 연기만 2번 됐으니.. 말 다했다는 생각이 든다.



지연되는 Legacy 흔적 치우기 & UX 개악

위 2가지 이미지는 Windows에서 각각 Control Panel(제어판) 그리고 Settings(설정)이라는 이름으로 제공되는 창이다. 둘 다 OS에서 제공되는 설정을 유저가 선택 및 조절하는 역할을 하고 있으며, 용도도 동일하다. 

도대체 2개의 같은 용도를 담당하는 창이 있어야 될 이유가 무엇인가?

Windows 10으로 넘어오면서 MS는 Control Panel(제어판)을 비롯한 기존 Windows에서 있었던 구시대적 시스템을 새로운 UWP로 갈아엎는 대공사를 시작했다. 이 과정에서 터치 스크린에 대응하는 새로운 UI를 적용하고, 더 많은 해상도에서 창 사이즈에 따라서 유동적으로 변경되는 것이 핵심이라고 할 수 있다. 문제는 이 과정이 너무 오래 걸린다는 것. 


Windows 10은 2015년에 출시된 OS인데, 지금 이 글을 작성하는 시점인 2019년까지 설정창과 제어판은 공존하고 있다. 단순 공존만 하고 제어판에서 있는 모든 기능이 새로운 설정창에서 제공된다면 그것은 딱히 불만스러운 요소가 아닐 것이다,  다만 일부 기능은 아직도 설정에서 제공되지 않으며, 설정에서 해당 기능을 수정할 땐 자동으로 제어판이 튀어나온다. 여기서 더 가관인 것은 MS가 제어판에서 특정 기능을 새로운 설정창으로 옮기면서 해당 기능을 제어판에서 제거해버렸다는 것인데, 그러면 유저는 도대체 A 설정은 설정창에서, B설정은 제어판에서 찾으라는 소린가? 지금 이게 무려 30만 원짜리 OS가 보여되는 행보인가 의문이다. 물론, 애초에 무료로 풀리는 OS들도 이런 문제는 없다.


아직까지 치우지 못한 Legacy 프로그램 몇 개를 찾아보자면, 다음과 같다.

하단 바에 존재하는 인터넷, 사운드, 배터리 등의 아이콘을 클릭하여 뜨는 팝업창도 0.5초~1초에 달하는 딜레이가 존재하고, 은근 이러한 문제가 UWP에 많이 목격된다. 결론적으로 말하자면, 구시대적 흔적을 제대로 치우지도 못하면서, 변경한 것 마저도 형편없다. 

무슨 Windows 10용 DLC를 추가 생산하는 것도 아니고,
기존 OS에 미완성된 기능을 찔끔찔끔 업데이트해주는가.



구시대적 UI, 애니메이션, 그리고 찾아볼 수 없는 일관성

일단, Windows 7(2009년 출시)부터 사실상 10년 동안 변화가 없었던 파일 익스플로러도 변경할 기미조차 안 보인다. 애초에 10년 전 디자인인 만큼 터치에 최적화는커녕, 염두조차 안된 모습이 보인다. 

macOS의 Finder

당장 macOS에서 제공하는 Finder만 봐도 말이 안 나올 수준인데, MS는 이를 개선할 생각은커녕 아직도 자사 1st party 앱마다 각자 추구하는 디자인이 다르다. 이 말인즉슨, 일관성이 0에 수렴한다는 의미다. 같은 MS에서 제공하는 앱인데, A는 이렇게 생겼고, B는 저렇게 생겼고, C는 이렇게 생겼다는 게 말이라도 되는 소린가?

가장 사용을 많이 하는 앱 7개를 열어봤는데, 상단바 디자인조차 통일을 못 시킨다. 파일 익스플로러는 Win32, 스토어는 Fluent design이 적용된 아크릴 상단바, 날씨 앱은 Fluent design 적용이 안된 단색 상단바, 디스코드는 자체 상단바, MS 그루브(사실상 망한)는 햄버거 메뉴에만 아크릴이 적용된 상단바, 스포티파이는 상단바가 그냥 없다. 말 그대로 개판이다. MS에서 디자인 1팀, 2팀, 3팀이 동시에 싸운 건지는 모르겠지만, 본인들끼리도 통일을 전혀 못하고 있다.

도대체 왜 캘린더에서는 Fluent design으로 커서에 따라서 하이라이팅이 되면서, 앱 우클릭 시 표시되는 메뉴는 이런 게 적용이 안 되냐 이 말이다 - 여기에 기존 legacy 디자인까지 들고 오면 답도 없다.

애니메이션 쪽도 별반 다른 건 없다. 당장 파일 탐색기는 나오는 애니메이션은 표시되는데, 들어가는 애니메이션은 종종 무시되지 않나, Win + tab 통해서 최근창 들어가는 애니메이션이 부자연스럽다는지 등의 문제는 널리고 널렸는데, 이러한 디테일에는 신경을 정말 1도 쓰고 있지 않다.


디자인 관련 이야기를 하다 보면, 가끔씩 "에이~ Windows 10은 지속적으로 업데이트를 해주고 있고, 이러한 변경사항은 단계적으로 해결될 거예요~"라고 말씀하시는 분들이 있는데, 당장 설정이랑 제어판 옮기는걸 거의 4년씩 앉아서 하고 계시는 분들이 파일 탐색기 같은 코어 시스템 디자인을 전부 변경하는 건 빨라야 2년 이상이며, 애초에 변경한다는 직접적 언급도 안 해서 기한도 없는 사항이다. (참고사항: MS가 Fluent design 비디오 공개한 지 벌써 1년이 넘어가는 중, 근데 현재 콘셉트에서 나온 것 중 정식 빌드에 적용된 거 해봐야 아크릴 이팩트 - 그것도 중간중간 없는 거)



낮은 연동성

사실 MS에서 발표한 Universal Windows Platform은 MS의 Windows Phone 플랫폼이 성공만 했더라면, 엄청난 무기가 될 수 있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쉽게 설명하자면 하나의 앱으로 모바일부터 TV, IOT (Internet of Things) 그리고 AR까지 지원할 수 있다는 의미고, 기기간의 연동성 또한 실제로 MS의 로드맵에 존재하는 내용이다. 실제로 MS는 삼성관의 협력을 통하여 타임라인 기능을 안드로이드 폰에서 지원하겠다고 언급하는 등, 여러 방면으로 노력하는 모습은 보여오고 있다.


다만 현시점에서 Windows 연동성을 논하자면, 딱히 긍정적인 대답이 나오기 어렵다. 

당장 MS에서 야침 하게 준비하고 있는 타임라인을 예시로 들어보자. PC에서 보던 웹사이트를 자연스럽게 모바일에서 볼 수 있다는 건 이론적으로만 들었을 때 매우 이상적인 시스템이다, 그렇다고 이게 말처럼 작동하는가? 그건 또 아니다. 타임라인은 MS의 자체 브라우저인 엣지만 지원하니 크롬을 이용하는 유저는 이 기능을 사용할 수도 없다. 안드로이드는 MS 런처 등을 사용해야 타임라인을 볼 수 있으며, 더 좋은 대체안이 넘쳐나는데 타임라인 기능 한번 써보겠다고 런처를 바꿔라? 애매하다. 


최근에 MS가 Your phone 앱을 PC에 기본적으로 탑재하는 업데이트를 배포했다. 이미지도 즉시 공유되고, 휴대폰에서 볼 수 있는 메시지도 PC에서 연동된다. 근데, 연동이 애매하다. 실사용을 해보면서 느꼈지만, 연동도 가끔씩 끊기고, 일부 이미지는 업데이트가 늦어서 답답할 때가 많았다. 차라리 클라우드 깔고, 자동 연동시키는 게 10배는 편했던 걸로 기억한다. (그리고 도대체 왜 연동된 사진은 파일 탐색기가 아니라 전용 앱에서 확인해야 되는 거지.. 뭐 연동하는 건 네이티브 기능이 아닌가? 도대체 왜 네이티브로 지원하면서, 제공하는 퀄리티는 서드파티 앱 수준인가) 다른 예시로는 메일 앱이 있다. 분명 같은 Outlook 기반인데, 모바일이랑 웹사이트랑 UWP앱이 전부 연동이 안된다. 내가 모바일에서 IMAP으로 네이버를 추가해놔도, PC랑 웹사이트는 연동 따위 안된다.


그리고 이것도 시스템적 연동으로 취급해야 되는지 모르겠는데, 돈을 내고 사용할 수 있는 Microsoft 365 (Onedrive)를 통하여 사진을 연동하는 것도 문제가 많다. 이건 파일 탐색기 자체의 문제라고 봐야 되는 게, 사진이 쌓이다 보면 모든 사진을 로딩하면서 컴퓨터에 렉이 엄청 걸린다. 이건 놀랍게도 PC에서도 렉 걸리고, 모바일에서도 렉 걸린다. 특히 애플이랑 구글에서 내놓은 서비스에선 렉 안 걸리는 거 보니, 그냥 MS의 능력 부족으로 보인다.


연동성에 관해서 논할 때는 애플과 관련된 이야기를 안 할 수 없는데, 애플의 연동성은 오직 애플 기기만을 사용할 때 가능한 것이니, 이점은 감안해야 된다. 물론 가격 측면에선 압도적으로 비싸지만, 이미 애플 제품을 사용하고 있다면, 이 만큼 좋은 것도 없다. 사진을 비롯한 파일은 물론, 메시지 그리고 무려 통화까지 실시간으로 연동된다. 애플 기기끼리는 불필요한 메시지 전송 없이 에어드롭으로 바로 파일을 전송할 수 있다는 점 또한 장점이다. 위에서 말한 MS가 네이티브로 제공하면서 서드파티 수준에서 그치는 것과 다르게, 애플은 자사 기기로만 이루어져서 그런지, 네이티브 말 그대로 깊은 연동성을 보여준다. 근데 돈은 거짓말을 안 한다고, 가격이 높다


앞으로 MS가 연동성을 개선할 수 있는가도 의문이다. 앞서 말한 것처럼 MS는 모바일 플랫폼 구축에 실패했다. B2B는 지속하더라도, B2C (Business To Consumer)는 사실상 포기한 상태이며, 이는 MS만의 자사 모바일 OS를 탑재한 기기가 없다는 것이고, 앞으로 모바일에서 네이티브로 서비스를 제공하기 어렵다는 의미다. 태생적으로 모바일부터 PC까지 전부 다 가지고 있는 애플에 비하여 MS가 불리하다는 의미다. 괜히 구글에서 크롬 OS부터 시작해서 푸크시아 OS까지 도전하는 게 아니다.


관련 글:




Windows10의 프라이버시 침해

본인은 사실 이런 거 딱히 신경 안 쓰긴 하는데, Windows 10 초기 출시부터 지금까지 꾸준하게 논란이 되고 있을 정도로 큰 주제라서 빼놓을 순 없었다. 애초에 타임라인 기능부터 유저가 사용한 기능을 시간별로 나열해서 클릭하면 다시 프로그램을 돌려준다는데, 이게 무슨의미인가? 잘 생각해보면 유저가 PC로 무엇을 하는지 일일이 기록되고, 그게 MS 서버에 전송되기에 다른 기기에서도 연동된다는 의미 아니던가. 은근 당연한건데, 모르는 사람이 정말많다.


애초에 스마트폰이 상용화되고, 기술이 급격하게 발전하면서 IT 회사들이 가장 쉽게 간과하는게 있는게, 그게 바로 프라이버시다. 지금은 유저 그 자체보다 유저가 가지고 있는 정보가 더 돈이 되는 세상이기에, 야후가 사용자 이메일을 일일이 분석하고 얻은 정보를 팔겠다고 나선게 괜히 그런게 아니다. 

참고로 Windows 10은 기본적으로 유저에게 각각의 광고 ID를 부여하고, 유저가 어떠한 앱을 사용하고, 얼마나 자주 사용하고, 어떤 앱에 관심을 가지고 있는지를 일일이 추적하여 이를 사용하여 유저에게 더 타게팅된 광고를 제공한다. 물론 구글도 하고 있는거고, 야후는 한술 더 뜨는데, 다 같이 잘못한거지 구글도 했으니 MS도 괜찮아~로 무마될만한 상황은 아닌것같다.


특히 기존 Win 7떄는 이러한 경항이 심하지 않았는데, 8부터 조짐이 보이더니, 10에서 터졌다고 보면된다.



대체안 없는 Windows.

이미 글의 시작부터 언급한것처럼 Windows의 시장 점유율이 대략 80%를 차지하고 있는 상황에서, 대안책이라고 해봐야 macOS고, 그것마저도 Windows 같이 개방적(?)인 OS를 사용하다가 macOS를 쓰면 숨이 턱 막히는 유저도 있을것이다. 그리고 애초에 한국은 macOS따위 고려하지 않은 보안프로그램들이 있어서...


물론 Windows 10이 위에서 나열한것처럼 단점만 있는 OS는 아니다. 일단 기본적으로 Windows 10이 거의 유일하게 터치와 마우스를 동시에 거의 완벽하게 네이티브로 지원하는 PC OS다. 7이 마우스에, 8이 터치에 최적화되었다면, 10은 둘가지의 타협점을 찾은 OS라고 할 수 있다. 또한, 한국에서 Windows 만큼 맘 놓고 사용하기 쉬운 OS도 없거니와, 대부분의 PC에서 찾아볼 수 있다. 그래픽 작업이라면 모르겠지만, 게임에 있어선 Windows를 따라올 OS가 없으며, Direct X12 그리고 MS의 자체 XBOX 타이틀이 점차 Windows 10에 이식되면서 게이머들에게 있어선 더더욱 유일한 OS가 됬다. 물론, 자체 안티바이러스를 탑재해서 보안강화에도 신경쓴 모습을 보여준것도 인상적이다. 특히, 애플 뺨치는 사후지원도 감안을 해줘야된다.(근데 이건 장점이라고 하기가 애매한게, 업데이트를 안하면 유저를 죽일듯이 달려들어서..)


일단 결론적으로 당장 Windows 10이 위에서 언급한것처럼 단점이 많더라도, 대체안이 없을뿐만 아니라 가장 대중적이고 무난하게 사용할 수 있는 OS란 사실에는 변함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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