많은 이들이 애플이라는 브랜드를 떠올릴 때 '혁신', '변화', '디자인', '심플'등의 단어를 대표적으로 꼽지만, 최근에 애플이 특별히 신경 쓰는 것은 따로 존재한다. 바로 '프라이버시'가 그것인데, 스티브 잡스 때는 아이폰의 월등함을 강조했다면, 팀 쿡 체재에 들어선 애플은 광고 등을 통하여 프라이버시에 대한 내용을 강조하거나, 이에 대한 중요성을 일깨워주는 내용을 담은 캠페인을 지속적으로 벌이고 있다.
애플이 이러한 움직임을 보이는 것은 여러모로 아이폰의 가장 큰 경쟁자인 구글이 반대적인 모습을 보인다는 점과, 오랫동안 보안성을 강조한 애플의 아이폰 기반에 따라서 어렵지 않게 이를 장점으로 내세울 수 있기 때문이라고 생각된다. 여기에 추가적으로 휴대폰의 차별화가 어려워졌으며, 이에 따라, 더 이상 많은 사람들에게 고가의 스마트폰을 구매해야 될 정당성을 제공하기 어려워졌다.
그러한 상황 속에서 많은 기업들이 ‘프라이버시’에 대한 중요도를 깨닫기도 전에, 애플은 여태까지 자신들이 강조해온 보안성과, 자체적인 에코시스템을 통하여 이를 타사보다 손쉽게 구축이 가능했으며, 하이엔드 제품만을 고집하는 애플에게 ‘프라이버시’를 차별화 특징으로 내세우는 건 상당히 잘 맞아떨어지는 결정이라고 평가한다.
애플이 이러한 '프라이버시'를 강조한 것은 근 2년 전부터 그 정도가 심해졌다고 할 수 있겠는데, 최근에 와서는 이러한 애플의 주장이 흔들리는 모습을 보여주면서, 애플에 대한 브랜드 신뢰도 또한 동시에 불안정해지고 있다. 상당한 규모의 스캔들이 연달아 2개나 터졌는데, 애플의 잘못이던, 잘못이 아니던, 소비자가 언제나 모든 것을 중립적으로 보는 것은 아니기에, 회사는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서 이러한 이슈에 처음부터 휘말리지 않는 것이 중요하다.
확실히 최근에 발생한 사건 2가지를 다시 곰곰이 생각해보자면, 언제나 구글을 비롯한 관련 업계의 모든 회사가 휘말렸고, 그들 중에 애플이 포함되어 있었을 뿐이긴 하다. AI를 통하여 유저가 말하는 내용을 직원이 들어서 분석하는 건 구글뿐만 아니라 아마존을 비롯한 거의 모든 회사가 이를 진행하고 있다. 또한, 이번에 밝혀진 시스템 결함을 이용한 웹사이트 백도어는 어떠한 회사도 2년 동안 이를 발견하지 못했으며, Windows와 이를 처음으로 발견한 구글의 안드로이드 조차 피해 가지 못했다. 애초에 규모부터 정부급 개입이 의심될 정도로 규모가 컸으며, 백도어가 시스템에 따라 여러 번 변형되는 등, 필연에 가까운 문제였다고 생각된다.
아래 내용을 읽기 전, 아래 비디오를 통하여 이번 중국 백도어 사건에 대한 자세한 내용을 참고하는 것을 권장한다.
그렇다면 왜 애플만 언론 그리고 유저의 표적이 되는 것일까?
단순 애플이 적이 많아서? 그렇기보다는, 위에서 언급한 애플의 주 소비자층과 여태까지 애플이 보여온 행보에 밀접한 연관이 있다. 아직까지 고가 스마트폰 시장에서 압도적인 1위를 유지하고 있는 애플이기도 하고, 수년 동안 자사 제품에 대한 '우수한 보안성'과 '안드로이드와의 차별성'을 강조해온 애플이, 실상은 타사와 별반 다르지 않다는 것을 일반 소비자가 접하기엔 무엇보다 충격적인 소식일 것이다.
여러모로 AI를 사용할 때 대화한 내용이 녹음돼서 직원(사람)이 직접 분석한다는 것은 어떠한 회사도 사람 없이 대화를 정확하게 분석할 수 없고, 모든 것을 컴퓨터가 처리해서 자가발전하는 시대가 되기엔 너무 이르다. 다만, 이번에 터진 백도어 사건은 파장이 많이 크다. 내부적으로 보나, 외부적으로 보나 매우 큰 사건이 터진 것은 다름이 없고, 애플의 브랜드 이미지가 치명적인 대미지를 입힐 가능성이 다분하다.
백도어를 통하여 왓츠앱 및 주요 암호화 채팅 메시지 기록이 털린 모습
비록 2년 동안 유지된 시스템 결함이기는 하나, 창과 방패의 대결에서 방패가 승리할 순 없다. 발견된 직후 6일 만에 이러한 결함을 픽스하여 패치를 했다는 점은 애플이 말하는 '보안의 우수성'이 아니라고 부정하기 어렵고, 실제로 iOS가 안드로이드보다 모든 면에서 보안이 우수하다는 것보다 이런 식의 빠른 픽스 가능하다는 점을 고려한다면, 애플이 보안성 그리고 프라이버시에서 안드로이드보다는 우월한 면에 서 있음을 부정하기 어렵다.
애플이 강조하는 보안에 대한 우월성을 인정하던 말던, 이러한 불미스러운 일에 이름이 팔려서 모두가 떠들기 시작하면, 파급 효과에 대한 무서움을 다시 한번 깨달을 수 있다. 대표적인 예시로는 삼성의 갤럭시 노트 7이 있겠는데, 아직까지도 삼성 스마트폰에 대한 배터리를 신뢰하지 못하는 사람들이 상당한 것, 그리고 여러모로 문제가 오랫동안 사람들의 의식에서 사라지지 않는다는 것은 브랜드에게 있어서 치명적인 결과를 초래한다.
브랜드의 신뢰성은 그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회사의 소중한 자산이다. 회사가 무엇을 주장할 때, 이를 소비자들이 신뢰하게 만들어주고, 제품을 선택하는 데 있어서 큰 요소가 되기도 한다. 말과 행동이 다른 사람을 신뢰하기 어렵듯이, 자신들이 추진하는 캠페인이랑 상반되는 모습을 보여주는 기업의 제품이 좋은 쪽으로 주목을 받기는 어렵다.
애플은 프리미엄 하드웨어를 판매하면서, 자사가 제공하는 프리미엄 서비스를 사용하도록 권장하여 수익을 내는 회사다. 이러한 방향성을 통하여 ‘프라이버시는 프리미엄 유저에게만 제공되는 특혜’등의 이미지를 심어준 대표 격인 기업이기도 하다.
이러한 방식으로 수익을 내는 회사에게, 이를 정면으로 부정하는 뉘앙스의 사건이 터진 것은 결코 단순하게 넘길만한 내용이 아니다. 이번 백도어가 6일 만에 픽스되어 배포되었다고 하더라도, 아이폰 유저는 이제 마냥 안심할 수는 없다. 삼성의 노트 7이 터진 이후부터 삼성 배터리에 대한 신뢰감을 가질 수 없는 것처럼, 이번 아이폰의 백도어를 통하여 아직까지 밝혀지지 않았을지도 모르는 또 다른 결함에 대한 불안감을 쉽게 떨쳐버리긴 어렵다.
이러한 소비자들의 심리로 인하여 삼성은 공식적으로 노트7이 존재하지 않는 것처럼 흔적 자체를 없애버렸고, 팬택은 회사가 부도나고 다시 부활할 때 기존 이미지를 떨쳐버리기 위해서 베가라는 이름을 공식 홈페이지에서 없애는 등, 기업이 이러한 자신들의 불명예스러운 일을 소비자들이 망각하도록 하는 행위는 전례가 확실하게 존재한다.
결론적으로 애플은 여태까지 자신들이 공들여 쌓아 온 탑이 불안정해지는 기점에 도달했으며, 이에 대한 극복은 생각보다 오래, 그리고 어려울 것이다. 특히 앞으로의 애플의 방향성이 프라이버시고, 그것이 애플이 결정한 수익구조라면, 이제 애플에게는 포기할 수 없는 그리고 필수 불가결한 요소라고도 할 수 있다. 이를 애플이 어찌 대처하고, 앞으로 어떠한 행보를 보여줄지가 관건이라고 생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