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에릭 Sep 22. 2019

애플은 왜 아이폰 11을 내놓았는가?

앞서 애플 아이폰 11에 대한 비판을 꽤나 많이 해왔던 유저로서, 어떠한 이유로 애플이 아이폰 XR이라는 네이밍을 드롭하고 아이폰 11 & 11 Pro라는 어정쩡한 네이밍으로 제품을 출시하게 되었는지, 그리고 이에 대한 견해를 밝혀보고자 합니다.



애플은 올해에 어땠는가?

애플은 올해에 크게 2가지의 아이폰 라인업을 내놓았습니다. 일반 아이폰 11, 그리고 아이폰 11 프로가 그것이겠지요. 여러모로 아이폰 11 프로 맥스라는 거창한 네이밍에 대화면 아이폰 11 프로 버전이 존재하긴 하지만, 이전처럼 대화면 스마트폰이 스펙적인 측면에서 차이를 크게 갖는 것도 아니라서 같은 프로 라인업으로 보셔도 무방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가장 주목해야 되는 점은 기존 아이폰 XR, XS 라인업으로 나눠지던 네이밍이, 일반 11 및 11 Pro라는 맥북 및 아이패드에서 보이던 라인업과 얼추 통일화가 되는듯한 변화를 맞았습니다. 여러 가지 배경이 있겠지만, 애플 기준 중저가 모델인 XR라인업이 11로 변경되면서 ‘일반 유저층을 공략하는 모델’이라는 일종의 포지셔닝 상승을 받았다고 해도 과언은 아니겠지요.


이와 같은 변화는 2018년 아이폰 판매량을 보면 어느 정도 설명이 가능합니다. 2019년 상반기까지 애플이 내놓은 아이폰 라인업 중에서 XR이 가장 많이 팔린 모델로 꼽혔으며, 이는 애플에게 아이폰 XR 라인업이 확실한 수요가 있음을 확정 짓는 결정적인 성적표가 되겠습니다. 


특히 애플이 아이폰을 일종의 ‘명품’ 아이콘으로 만들고자 노력하는 모습을 보여왔으나, 스마트폰 레드오션화로 인한 수익성 감소 및 이에 따른 수익모델 변경이 요구되는 상황이 생기면서, 아예 별도의 일반인들을 위한 라인업 및 일부 고객들을 위한 고급 라인업을 동시에 출시하여, ‘투트랙’ 전략을 하는 것이 맞다고 결론을 내린 것으로 보입니다.



애플은 왜?

위와 같은 내용을 설명하더라도, 애플이 굳이 깔끔하던 아이폰 라인업을 2가지로 쪼개는 대수술을 거치면서 까지 아이폰 가격을 낮출 이유가 없다고 생각하실지도 모르겠습니다. 이는 애플의 신제품 발표회 및 개발자 콘퍼런스인 ‘키노트’를 연도별로 비교하면 어느 정도 정답을 유추해볼 수 있습니다.


최근에 애플이 자사 이벤트에서 언급하는 비중을 간단하게 설명하자면, 기존엔 대부분 ‘아이폰’, ‘아이패드’ 그리고 ‘맥북’을 비롯한 자사 하드웨어 제품에 대한 강조를 해왔었습니다, 다만 작년부터 연동성 기능 강화 및 애플 ‘서비스’의 비중이 급격하게 증가했는데요? 이는 위에서 언급한 애플의 아이폰 하드웨어 수익 하락에 따른, 애플의 수익 다각화의 대표적인 첫걸음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애플 자체 서비스가 추가적으로 출시되면서, 서비스 수익을 얻기 위해서는 보다 아이폰 유저 증가 및 두터운 팬층이 요구됩니다. 두터운 팬층이야 애플 브랜드의 대표적인 아이덴티티라고도 할 수 있을법한 수준이니 크게 문제가 없겠지만, 아이폰 점유율에서는 비교적 약한 모습을 보여줍니다.


여러모로 위에서 언급한 ‘프리미엄 하드웨어’ 사업을 통한 아이폰 가격 상승도 가팔랐고, 이 과정에서 지나치게 비싸긴 가격을 감당하지 못하고 아이폰 구매를 포기해버리는 기존 사용자층도 많았기 때문이죠. 애플의 이러한 프리미엄 하드웨어 수익구조는 iPhone 7부터 시작해서 iPhone X에서 절정을 찍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그 과정에서 iPhone X 출시 1년 후 무려 판매율을 공개하지 않겠다는 치욕스러운 성적표를 받기도 했었죠.

그 실수를 극복하고자 내놓은 것이 가격을 인하한 iPhone XR이었던 것이고, 이게 작년에 예상치 못한 대박을 쳤습니다. 그도 그럴 것이, 애플의 오랜 소프트웨어 업데이트와 사후지원 등을 통하여 오래된 아이폰을 사용하는 유저가 많았고, 이 중 대다수는 130만 원이라는 높은 가격을 굳이 더 좋고 저렴한 안드로이드 폰 - 혹은 중고 아이폰 - 대신 지불할 이유가 없기 때문이죠.


최신 아이폰에서 이와 같은 유저층을 고려하지 않고, 섣불리 아이폰 하드웨어 가격만 올려서 브랜드를 프리미엄으로 만들면 어느 정도 판매율은 손해를 보더라도 수익률은 올라갈 거라는 탁상행정이 내놓은 결과물이었다고 평가합니다.



애플은 왜 하필 서비스를?

아이폰 판매율 상승이 0%대에 도달한 이후, 애플은 깊은 고민의 시간을 가졌을 겁니다. 무엇보다 회사의 수익을 가장 많이 가져오던 아이폰이 사상 처음으로 판매율 상승이 없다는 건 애플에게 있어서 무엇보다 심각한 문제입니다.

그 과정에서 애플은 자신들이 타사보다 우월한 팬층 지지도와 브랜드 가치를 통하여 확실하게 오랫동안 수익을 지속할 수 있는 모델이 무엇일지 고민합니다. 무엇보다 이전에 운영을 해본 경험이 있다면 더더욱 좋겠지요.


서비스는 애플의 모든 요구사항에 딱 맞아떨어지는 분야입니다. 애플 뮤직을 통하여 서비스에 대한 경험도 존재하고, 아이폰과 같은 애플 기기에 선탑재 하여 타사보다 우월하게 보급을 할 수 있는 분야이기도 하죠. 이미 스포티파이랑 싸우면서 유리한 포지션을 잡는 방법을 터득하기도 했고요.

거기에 지속적인 수익을 내기에도 서비스는 안성맞춤인 분야입니다. 월별로 구독형을 지향하는 서비스의 경우, 기업의 윤리, 기타적인 문제가 터져서 유저가 급격하게 떠나는 게 아닌 이상, 월별로 들어오는 수익을 어느 정도 유지 및 예측하기 쉽기 때문이죠.



애플이 아이폰 11을 내놓고, 거기에 가격까지 내린 이유는 ‘서비스’라는 한 단어로 설명이 가능합니다. 본인들의 미래 먹거리인 ‘서비스’에 대한 지분을 확대해야 되고, 이를 위해선 더 많은 아이폰 유저가 필요합니다. 좋으나 싫으나 본인들이 최근 몇 년간 추진해온 프리미엄 브랜드는 아이폰 점유율 하락에 주요 원인이었고, 그 대신 애플은 높은 브랜드 벨류를 얻게 되었습니다.


프리미엄 브랜드 태그를 최대한 덜 손상시키면서, 아이폰의 저변을 확대하고, 이를 연계하여 서비스의 사용률을 높이기 위해서는 차라리 아이폰을 2가지로 나누는 것이 나을 것이라고 판단한 것이 가장 유력합니다.


이상입니다.



다음과 같은 관련 콘텐츠도 준비되어 있습니다.



아이폰 11 프리오더는 당일날 했습니다만, 27일쯤에나 받아 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추후 아이폰 11 리뷰에서 찾아뵙도록 하겠습니다.


한동안 글을 못쓴 것 같아서 죄송하다는 말씀부터 드리고 싶고, 최근에 학업이 많이 바빠지면서 글을 쓸 여유가 생기지 않았습니다. 특히 비디오를 올리면서 좀 더 바빠진 것도 부정하기 어려운 사실이겠지요.


늘 글을 읽어주시는 분들에게 다시한번 감사의 말씀 올립니다. (__)

매거진의 이전글 애플의 프라이버시, 아직 갈길이 멀다.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