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말 여러 애플 루머 전문 매체에 따르면, 구밍치 애널리스트는 "애플이 내년 상반기에 자체 개발 ARM 기반 칩을 탑재한 맥 제품을 내놓을 것"이라는 내용의 보고서를 내놨다고 합니다.
사실 애플이 자체 칩을 탑재한 맥을 출시할 거라는 예측은 꾸준히 나왔던 바 있고, 이미 최신 맥 제품에는 SSD 컨트롤러, 데이터 암호화 등을 수행하는 T2 칩을 자체 설계해 탑재하고 있죠.
이렇게 ARM 기반 자체 칩을 탑재하여 얻을 수 있는 가장 큰 장점은, 기존 iOS의 앱스토어에 있는 앱을 대부분 그대로 가져다 쓸 수 있다는 거겠죠. 물론 양날의 검인지라, 기존의 소프트웨어들은 에뮬레이터를 이용해 작동하거나, 아니면 ARM에서 네이티브로 작동할 수 있도록 코드를 변경하는 추가적인 수정이 필요하긴 합니다.
무엇보다 애플이 15년 동안 유지해온 인텔 CPU를 벗어나고자 하는 가장 큰 이유는 바로 높은 의존도 때문인데요? 여태까지의 맥북은 인텔의 아키텍처 개발 속도에서 자유로울 수 없었고, 이로 인하여 2016년 이후의 맥북프로에선 쓰로틀링 이슈가, 그리고 아키텍처 세대교체가 늦는다는 비판을 받아온 전례 또한 존재합니다.
하지만 ARM으로 옮겨가게 되면, 좀 더 유동적으로 CPU를 탑재할 수 있죠.
정말로 애플이 ARM으로 옮겨가게 된다면, 인텔로써는 큰 타격으로 다가올 수밖에 없을 겁니다. 인텔과 애플은 예전부터 긴밀한 관계를 유지해 왔었는데요, 썬더볼트나 애플 전용 커스터마이징 프로세서가 그 예시라고 볼 수 있죠. 또한, 애플의 맥 판매량도 대략 2천만대로, 중견 PC 제조업체 수준이기 때문에 인텔에게 있어서 애플은 동업자인 동시에 본인들을 위협할 수 있는 적이기도 합니다.
이런 이점이 있는데도, 애플이 ARM으로 쉽게 옮겨가지 못하는 이유는, 퀄컴과 MS가 추진하고 있는 ACPC를 보면 쉽게 이해할 수 있습니다. ACPC는 Always Connected PC의 약자로, ARM 프로세서 및 LTE 등 모뎀을 탑재해 어디서든지, 가볍게, 상시 연결할 수 있도록 만든 제품군입니다. ARM 기반임에도 32비트로 개발된 응용프로그램을 에뮬레이션으로 실행할 수 있게 하는데, 문제는 생각보다 배터리 효율도 안 좋고, 무엇보다 성능도 기대에 미치지 못한다는 단점이 존재합니다.
당연히, 애플이 설계 중인 ARM CPU 또한, 기존 인텔 CPU를 대체할 수 있을 만큼 충분히 고성능을 낼 수 있는지도 아직 의문인 상황이죠.
애플은 과거 모토로라의 새로운 PowerPC 아키텍처 개발이 지연돼 성능 향상이 늦어지자, 2004년 WWDC에서 인텔 펜티엄 칩을 탑재한 맥 시제품을 공개해, 기존 파워 PC를 인텔 제품으로 대체한다고 공개한 바가 있습니다. 어쩌면 애플은, 그때와 마찬가지로 올해 6월에 열릴 WWDC에서 아키텍처 전환 사실을 공개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습니다.
대본: 사는게니나노 & 에릭
보이스: 에릭
영상 편집: 루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