악질 임원 신문에 나오다
오늘 아침 신문에 우리 회사 기사글이 실렸습니다. 그 기사에서는 제가 알고 있는 악질 임원의 칭찬이 많이 적혀있더군요. 이 임원은 회사에서 악질로 정평이 나 있습니다. 근무시간에 잠을 자지를 않나. 근무시간에 게임을 하지 않나. 세상에 공개하지 못할 정도로 많은 부정을 지르고 있는 사람입니다. 어떻게 임원 자리까지 갔는지도 사실 잘 모르겠습니다. 다만 학교가 좋은 곳을 나왔는데, 아마도 학연으로 지금 자리를 유지하고 있다는 추측이 허다합니다.
그런데 어떻게 이런 사람이 아직까지 회사에서 안 짤리고 잘 버티고 있을까요? 이쯤 되면 될놈될은 과학이 아닌가?라는 생각이 들 정도로 우리가 보기에는 나락으로 가야 될 사람이 잘 나가는 현상을 주변에서 많이 겪게 됩니다. 맞습니다. 우리가 보는 것과 위에서 평가하는 것은 엄연히 다릅니다. 오히려 우리에게 나쁘게 보인다는 건 위에서는 좋게 볼 수 있습니다. 그만큼 아랫사람들을 괴롭히고 톱니바퀴들을 채찍질해서 많은 output을 뽑아내고 있다고 착각하게 만들기 때문이죠. 그리고 보통 이런 사람들은 윗사람에게는 잘합니다. 윗사람들도 자기한테만 잘하면 어떤 소문이 들리던지 크게 신경을 안 쓰게 됩니다.
역시나 신문은 나오는 데로 모두 믿어서는 안 됩니다. 표면적인 결과만 가지고 기사를 작성하기 때문이죠. 취할 건 취하고 버릴 건 버려야 합니다. 얼마 전 나온 고객사 회사의 ESG 경영 성과에 대한 기사를 보고도 많이 놀랐습니다. 협력업체와 상생하고 국내산업을 주도하고 있다는 기사가 났는데요. 실상은 어떨까요? 협력업체와 상생은커녕 협력업체 뒷다리 잡는데 급급하고 정작 줘야 할 돈도 주지 않는 게 우리 고객의 현실입니다. 될 놈은 어떤 짓을 해도 잘 되는 걸까요? 사회에 정의는 살아 있는 걸까요? 제가 보는 게 정의가 아니면 어떻게 하지요? 악질 임원이 기사에 좋게 나오는 걸 보고 많은 걸 느끼는 하루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