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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에릭리 Mar 14. 2022

개찰구에 만날 수 있을까요?

짠테크의 끝판왕 

오늘은 중고나라에서 판매한 콘덴서마이크를 판매하기 위해 동네 근처 역으로 갔다. 매수자와 연락하여 지하철 역 1번 출구에서 만나기로 약속했다. 역으로 가는 길에 매수자에게서 한 통의 문자가 왔다. '저기 죄송한데요, 지하철 개찰구에서 볼 수 있을까요?' 순간 나는 개찰구의 존재에 대해서 까맣게 잊고 있었다. 아래에서 보이는 사진이 지하철의 개찰구다. 개찰구에서 만나자는 얘기는 지하철 역 외부에서 거래하자는 뜻이 아니고, 한 번의 교통비 약 1,000원을 절약하기 위해 교통카드를 다시 찍을 일이 없도록 개찰구에서 보자는 의미이다. 즉, 매수자와 매도자는 난간대를 서로 사이에 두고 거래를 하는 웃긴 모습이 연출이 되는 것이다. 혹시 여러분들도 중고거래할 때 이런 유사한 경험이 있는가? 


속으로는, 참 절약 정신이 강하시다..라고 생각이 들지만 사실은 배워야 할 행동이다. 누구는 1,000원을 바닥에 흘릴 수 있지만 누구는 당연히 흘릴 수 있는 1,000원도 아낄 수 있다. 나는 매도자가 역 근처에서 보자고 하면 당당하게 교통카드를 찍고 역 출구 근처로 가서 거래를 하고, 다시 집으로 갈 때에는 그에 맞는 교통비를 지불했을 것이다. 조금은 나 자신이 부끄러워지는 순간이었다. 매도자에게 '개찰구 쪽으로 와주실 수 있나요?'라는 한 마디면 1,000원을 아낄 수 있는 것이었다. 조그마한 돈이 모여서 큰돈이 된다. 그리고 큰돈이건 작은 돈이건 똑같은 돈이다. 이 거래자를 통해서 작은 돈의 소중함을 다시 한번 배우게 됐다. 그분이 마지막으로 나에게 남긴 한 마디는 더 명언이었다. '마지막으로 조금 더 네고는 안될까요?' 보고 배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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