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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에릭리 Apr 01. 2023

21세 안세영 선수가 대단한 이유

요즘 단연 배드민턴 안세영 선수가 화제입니다. 27년 만에 전영오픈에서 금메달을 목에 건 것도 대단하지만, 2023년 세계투어를 하며 아래 대회에서 총 세 개의 금메달을 거머쥡니다. 


- '23년 1월 22일 : 인도오픈에서 야마구치에 2-1 역전승 

- '23년 1월 29일 : 인도네시아 마스터즈에서 캐롤라이나 마린에 2-1 승 

- '23년 3월 19일 : 영국 전영 오픈 천위페이에 2-1 승 


3개월 만에 무려 세 개의 금메달 사실 상상할 수 없을 만큼 어려운 전적입니다. 이런 전적만 보고 정말 대단하다 생각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저는 안세영 선수의 경기를 보고 더 놀라게 됐습니다. 그냥 쉽게 이긴 게임이 없었습니다. 아슬아슬하게 동점을 이루다가 이긴 게임이 대부분이었습니다. 생각보다 이 친구의 멘탈이 엄청나게 강력하더군요. 다른 선수들보다 어린 나이에도 불구하고 전혀 쪼는 기색이 없었습니다. 특히, 결승전보다는 전영오픈 준결승에서 타이 추 잉이라는 선수와 맞붙었는데요.


https://youtu.be/uY-auYgTBfA


위 링크를 타고 유튜브를 보세요. 

이 경기의 세 번째 경기 15분부터 한 번 보시기 바랍니다. 


(타이 추 잉) 15:16 (안세영)  15:15에서 안세영 선수가 한 포인트를 드라이브로 따 냈습니다. 

(타이 추 잉) 16:16 (안세영)  안세영 선수가 실수를 하며 한 포인트를 잃었습니다. 

(타이 추 잉) 17:16 (안세영)  다시 한번, 안세영 선수가 헤어핀 실수를 하며 역전을 당합니다. 

                                       사실 이 게임에서 지면 결승전행은 무산이 되는 순간인 겁니다. 

                                       그 누구라도 엄청나게 떨릴 겁니다. 그렇죠? 

(타이 추 잉) 17:17 (안세영) 그런데 이 떨림을 뚫어내고 공격적인 자세로 다시 한 포인트를 가져갑니다. 

(타이 추 잉) 18:18 (안세영) 다시 둘 다 한 포인트씩 가져갑니다. 

(타이 추 잉) 19:18 (안세영) 서로 조심스럽게 플레이를 하며 헤어핀 싸움이 붙었는데 여기에서 안세영 

                                      선수가 밀렸습니다. 해설자들도 많이 아쉬워하더군요. 

(타이 추 잉) 20:18 (안세영) 여기에서 한 점을 다시 잃습니다. 타이 추 잉의 스매시가 구석으로 꽂히면서 

                                      할 말이 없게 만드는 플레이를 했습니다. 


여기에서, 아마 다들 졌다고 생각했을 겁니다. 저 또한 보면서 이건 이길 수 없는 게임이다 생각했죠. 배드민턴은 21점을 따면 이기는 게임이기 때문에 타이 추 잉은 딱 한 점만 더 따면 되는 상황이었습니다. 안세영 선수 입장에서는 한 점만 잃으면 짐을 싸고 은메달을 걸고 집에 가야 했던 상황. 타이 추 잉은 한 점만 더 따면 결승전 행을 앞두고 있는 상황이었죠. 


(타이 추 잉) 20:19 (안세영) 그런데 여기에서 안세영 선수가 다시 한 점을 따라잡습니다. 타이 추 잉 선수가 

                                      회심의 스매시를 때렸는데 그걸 잘 받아내고 안세영 선수가 타이 추 잉 선수의 

                                      실수를 유발했습니다. 


사실 타이 추 잉 선수 입장에서는 한 점만 따면 되기 때문에 몸에 힘이 들어갈 수밖에 없습니다. 딱 한 점만 따면 되니까요. 거기에 집중하다 보면 내가 원래 평소에 하던 플레이를 잃게 됩니다. 즉, 안세영 선수에게는 기회가 되는 거죠. 물론 안세영 선수도 한 점만 잃으면 패배라는 생각을 머릿속으로 하면 안 됩니다. 계속 보시죠. 


(타이 추 잉) 20:20 (안세영) 안세영이 무섭게 몰아칩니다. 강력한 스매시에 짧게 떨어진 리턴을 무지막지한 

                                      드라이브로 타이 추 잉의 코트에 꽂아버립니다. 


자 여기에서 20:20이면 보통 듀스라고 부르죠. 2점 격차를 먼저 낸 사람이 이기게 되는 겁니다. 무한입니다. 2점 격차가 나는 순간 끝인 겁니다. 


(타이 추 잉) 21:20 (안세영) 타이 추 잉의 대각 스매시를 안세영 선수가 받아내지 못했습니다. 다시 타이 추 

                                      잉이 한 점만 따면 안세영 선수의 패배가 되는 시점이죠. 


(타이 추 잉) 21:21 (안세영) 타이 추잉이 대각으로 높게 올려준 리턴을 안세영 선수가 스매시를 때리며 다시 

                                      한 점 따냅니다. 이쯤 되면 아마 관객들은 심장이 쫄깃쫄깃해 터질 심정이었을 

                                      겁니다. 해설자들도 난리가 났습니다. 


(타이 추 잉) 22:21 (안세영) 안세영은 타이 추 잉의 리턴이 나갈 거라 생각했고 셔틀콕을 치지 않았습니다. 

                                      그런데 애석하게도 셔틀콕이 라인에 걸리며 In 판정이 났습니다. 타이 추 잉이 

                                      다시 한 점 앞서 나갑니다. 


(타이 추 잉) 22:22 (안세영) 셔틀콕을 주고받다가 안세영의 백 푸시로 또다시 한 점을 냅니다. 정말 쫒고 

                                      쫓기는 심정이겠지요? 이쯤 되면 타이 추 잉 선수도 멘탈이 많이 무너졌을 겁니다

                                      아니 무슨 한 점 달아나면 다시 쫓아오고 이길만하면 또 포인트를 잃고.. 


22:22에서 두 선수 표정을 한 번 보세요. 타이 추 잉은.. 내가 이걸 놓쳐?라는 표정입니다. 멘탈이 많이 무너져가고 있는 게 눈으로 보입니다. 반면에 아래 사진에 안세영 선수를 보면 호흡을 가다듬고 있습니다. 후.. 하고 말이죠. 



(타이 추 잉) 22:23 (안세영) 이 포인트가 기가 막힙니다. 타이 추 잉은 아마 이길 거라고 생각하고 작정하고 

                                      찌른 푸시를 안세영이 무릎을 굽히며 쪼그린 자세로 받아냅니다. 타이 추 잉은 

                                      물론 예상을 못 했고 허겁지겁 뛰어가 리턴을 하지만 너무 공이 높게 떠 

                                      안세영이 가볍게 점수를 따냅니다. 안세영이 한 점만 따내면 결승에 진출하게                                          되는 극적인 순간입니다.


(타이 추 잉) 22:24 (안세영) 타이 추 잉의 리턴이 라인을 벗어나며 OUT이 되며 게임은 끝납니다. 안세영의 

                                      결승진출이 확정되는 순간입니다. 


안세영 선수가 결승에서 이긴 천위페이는 7전 7패의 기록을 가지고 있었다고 하더군요. 일곱 번이나 붙었는데 한 번도 못 이긴 천적이었다는 이야기입니다. 그런데, 결국 이번 결승에서 천위페이를 누르며 금메달을 따내게 됐죠. 그런데, 저는 그것도 대단하지만.. 준결승에서 타이 추 잉을 누른 과정에서 안세영 선수가 보여준 멘탈이 너무 대단하지 않나 생각합니다. 스포츠에서 멘탈은 정말 중요합니다. 어느 정도 경지에 이른 선수들에게는 사실 멘탈게임이라는 얘기도 많이 하지요. 생각이 많아지면 몸이 둔해집니다. 그저 내가 지금 할 수 있는 스매시 드라이브 헤어핀을 내가 연습했던 대로만 하면 결과는 자연스레 만들어지는 겁니다. 


안세영 선수 나이가 21살입니다. 중학생 신분에 국가대표 자격을 따낸 것도 대단한데, 21살 나이에 세계대회 3연패라니 진짜 믿기지가 않습니다. 대한민국에 이런 걸출한 배드민턴 선수가 나올 줄은 꿈에도 몰랐습니다. 앞으로 안세영 선수의 앞 날을 두 손 모아 응원합니다. 멋있는 플레이를 보여주며, 많은 국민들에게 꿈과 희망을 안겨주리라 믿어 의심치 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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