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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에릭리 Sep 09. 2024

편하게 말하라고 진짜 말하냐?

바이오에피스 신입사원 간담회


최근 삼성바이오에피스 신입사원 간담회에 있었던 일화와 그 일화로 일파만파 화제가 된 CEO의 발언이 화제가 되고 있다.


찌라시를 받아보니, 간담회에서 회사가 어떻냐고 물어봤더니 신입사원 중 한 명이 여유롭여서 다니기 좋다고 했다고 한다. 그게 위에 보고가 됐고, 바이오에피스에서는 일이 없더라도 8시까지 야근을 시키라는 지금 사회 정서와는 전혀 안 맞는 지시를 내놓으면서 많은 MZ들의 비판을 받고 있다.


예전부터 많이 느끼기도 했고 이제는 몸에 배었지만 회사에서는 아무리 편하게 말하라고 해도 말하면 안 된다. 아무리 X같더라도 입 다물고 다니는 게 중간보다도 더 낫다. 내가 이걸 얘기했을때 어디서부턴가 화살로 되돌아 오지는 않을지? 신중하게 생각해야 한다.


예를 들어, 간담회에서 불편한 거 있으라면 다 얘기를 해보라고 했다. 그래서 얘기를 하면 회사에서 들어주는 게 몇 개나 될까? 10개 중 1개 되기도 어렵다. 그게 회사다. 당연히 간담회를 주최하는 입장에서는 여러분들 불편한 거 있으면 다 얘기해 보라는 식으로 관대한 척 하지만, 실상 어려운 빼고 얘기하라는 숨은 의도는 바이오에피스 신입사원들은 눈치채지 못했나 보다.


연봉이 너무 작아요 올려주세요. 올려주겠냐?

근무시간이 너무 길어요. 근무 시간 줄여주겠냐?

휴일이 너무 적어요. 휴일을 늘려주세요. 휴일을 줄여 주겠냐?


물론 이런 요청들은 들어줄 수 있다.


탕비실에 커피가 없는데, 조금 챙겨주실 수 있을까요?

부서 식사비가 조금 모자란 것 같은데 내년에는 5% 정도 인상해 주시면 좋겠어요.

교육을 통해 자기 계발을 하고 싶은데 이런 기회를 폭넓게 제공해 주시면 좋겠습니다.


딱 봐도 조금의 조치로 들어줄 수 있고, 들어주는 게 크게 어렵지 않다. 그런데 바이오에피스 직원은 회사가 너무 널널하다고 자랑질처럼 얘기를 했는데, 사실 앞뒤 생각하지 않고 아무런 말이나 막 뱉은 거다. 개념이 없는 거다.


회사에서는 아무리 편하게 말하라고 해도 내가 어떤 발언을 했을 때 그 뒤로 내 말을 들은 사람들이 어떻게 생각할지 또는 어떤 행동으로 이어질지를 잘 판단해서 얘기해야 한다.


그래서, 차라리 말을 하지 않는 게 중간은 간다고 하는 거다. 자, 바이오 에피스 신입사원처럼 회사가 개널널하다고 얘기하면.. 당연히 조직관리하는 T/F에서는 보고를 받게 되면 이 널널한 분위기를 어떻게 하면 타이트하게 바꿀지 연구하고 필요한 조치를 진행할 거다.


만약 이 신입사원이 너무 일이 많고 인원을 조금 늘려달라고 했더라면? 아마도 업무 Volume을 다시 파악하게 했을 테고 정말 업무가 과분한 게 맞았다면 인원을 더 뽑아 일을 좀 나눠줬을지도.


회사는 그냥 아무 말이나 뱉으라고 있는 곳이 아니다. 어떤 자리에서건 내 발언은 주변에 영향을 줄 수 있다.


그러니 명심하자.


첫째, 가급적 말을 하지 말 것.

둘째, 말을 하더라도 그 뒤에 영향을 보고 말할 것.

셋째, 말하기 전에 첫째&둘째를 다시 생각해 볼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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