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달의 민족 주문!

주문이 밀려오는 줄 알았다. 그러나, 그것은 하나의 주문이었다.

by 에릭리

어느 날, 운동을 마치고 냉면가게에 갔다. 식당에는 나 혼자 있었고, 운동 후 내 몸이 요구하는 비빔냉면을 주문했다. 그런데, 식당 내에 울려 퍼지는 컴퓨터 소리가 있었으니 그건 바로 '배달의 민족 주문!'이었다. 그 소리는 조금의 간격도 주지 않고 계속 울렸다. '배달의 민족 주문!, 배달의 민족 주문!, 배달의 민족 주문!....' 미친 듯이 알림이 울렸고, 나는 속으로 생각했다. 아니 이런 작은 가게에서 이렇게 많은 주문이 밀려오나? 실제 포장되어 있는 음식도 많았을뿐더러 계속해서 라이더분들이 들어왔다 나갔다를 반복하기에 나는 한치의 의심도 없이 주문이 많았을 거라 예상했다. 그런데, 1년이 지난 뒤 내가 알고 있는 이야기가 사실이 아니라는 것을 알게 됐다.


닭볶음탕 집을 가서 맛있게 음식을 먹고 있었는데, 1년 전 내가 겪었던 것과 같이 음식장 내부에는 '배달의 민족 주문!'이라는 알림음이 계속해서 울려 퍼졌다. 같이 식사를 하던 선배 한 명이 물었다. '와 여기 정말 장사 잘 되네요?'. 그랬더니 사장님이 답을 했는데, 나는 그 답을 듣고 충격을 감출 수 없었다. 사장님이 말씀하셨다. '아니요. 주문이 많은 게 아니고요, 주문 한 건이 들어오면 계속 울리고, 확인 버튼을 눌러야 알림이 없어져요. 장사 잘 안 됩니다.' 그랬다. 주문이 들어오게 되면 사장이 확인 버튼을 누를 때까지 '배달의 민족 주문!'이라는 알림음이 울리는 것이었다. 여러 개의 주문이 아니라 단 하나의 주문이었던 것이다. 역시 사람은 모든 것을 보이는 것대로 판단해서는 안된다. 오늘도 하나 배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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