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적 부를 부르는 연애이야기 - #02
내일은 내가 정말 기다리고 기다리던 매수한 아파트의 잔금 일자다. 오늘은 부동산 소장님께서 예비 임차인과 집 점검을 한 번 하신다고 하셨다. 몇 달 전에 매수 잔금을 치르고 아파트 전체 확인을 했던 터라 큰 문제가 없을 거라 생각했다. 물론 도배, 장판 및 LED까지 교체해서 큰 하자는 없었고, 부동산 소장과 임차인도 집에 크게 지적할 사항이 없었다 생각했다. 그런데, 소장님으로부터 연락이 왔다.
"사장님, 집에 샤워기에 물이 샌다고 합니다. 샤워기 교체해야 할 것 같아요."
"네? 샤워기가 샌다고요? 음.. 어느 정도 새나요?"
"임차인이 얘기하기로는 전체 다 바꿔야 될 것 같습니다."
"네 알겠습니다.."
나는 샤워기가 고장 난 경험은 한 번도 없어서, 그냥 그런 줄 알았다. 즉, 교체해야 하는 줄 알았다. 그래서 알고 있는 인테리어 업체에 전화를 걸었다.
"사장님, 혹시 샤워기 교체하는데 비용은 얼마나 드나요?"
"일반은 15만 원이고요, 대림 꺼는 20만 원입니다"
"네?? 그렇게나 많이 들어요? 좀 깎아 주시면 안 되나요?"
"이 금액 아니면 안 됩니다. 결정되시면 연락 주세요."
방법이 없었다. 당장 내일 임차인이 들어오고 나는 집과 멀리 떨어져 있어 내가 가서 교체할 수 있는 상황도 아니었다. 결국 15만 원을 주고 샤워기를 교체하기로 했다. 답답한 마음에 여자친구에게 이 이야기를 전했다. 너무나도 억울하다고 얘기했더니, 여자친구가 얘기했다.
"오빠. 샤워기 그거 교체하는데 만원도 안 들어~"
"응?? 그게 무슨 얘기야?"
"우리 집도 최근에 바꿨는데 샤워기는 헤드, 호스 그리고 그 조작하는 부분 총 세 가지로 나눠져 있는데 교체 부위가 어디냐에 따라 달라지지만 보통은 샤워기 헤드만 바꿔도 해결돼"
"아 정말? 그럼 어떻게 해야 되지?"
"일단 인테리어 업체에 전화해서 취소할 수 있는지 물어보고 임차인이 직접 교체한 뒤 그 금액을 청구하라고 하면 될 것 같은데?"
"아 고마워. 알려준 대로 한 번 해볼게"
나는 여자 친구를 전적으로 신뢰한다. 그리고 여자 친구를 믿는다. 즉, 신뢰를 바탕으로 쌓아온 관계이기 때문에 작은말도 흘려듣지 않으려고 한다. 사실 흘려들으려고 노력해도 그렇게 되지 않을 것이다. 왜냐하면 그녀를 존중하고 사랑하기 때문이다. 여자친구가 말해준 방법대로 인테리어 업체에 전화해서 샤워기 교체를 취소하고 소장님께 연락을 취했다. 그런데 흔쾌히 임차인께서 본인이 직접 샤워기를 교체하고 영수증을 청구하겠다 했다. 그러고 한 시간이 지났을까. 영수증이 날아왔다.
영수증에 적힌 비용은 18,000원이었다. 인테리어 업체에서 부른 비용은 15만 원이었고, 여자친구가 말해준 대로 대처했더니 18,000원의 비용밖에 들지 않은 것이다. 무려 13만 원을 아낀 것이다. 어떤 사람들은 여자친구가 얘기해도 상황이 급하니 그냥 넘겼을 수도 있다. 하지만, 나는 그러지 않았다. 여자친구가 소중했고 여자친구가 나에게 주는 말 하나하나가 소중했다. 여자친구 또한 나에게 해준 말이 나를 감동케 했다. "오빠 내 말 흘리지 않고 귀담아 들어줘서 고마워" 어떻게 이 여자친구를 사랑하지 않을 수 있나? 우리의 경제적 부를 이루는 연애는 아직 진행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