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학년 입학 준비물보다 더 중요해! 이것부터 챙기자

<초등교사의 BookLog>

초등학교 입학을 앞두고 이런저런 준비에 부모들은 분주하다. 책가방, 필통, 실내화, 색연필, 사인펜 등 사야 할 것도 많고 또 어떤 것을 사야 좋을까 고민도 많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런 준비물보다 진짜 챙겨야 할 것은 따로 있다. 작년 한 해 1학년 담임을 하며 체득한 생생한 정보를 전하고자 한다.



첫 한 달이 1년을 좌우할 수 있다

첫 한 달은 담임과 아이들에게 가장 중요한 시기이다. 첫 한 달 동안 학급 분위기를 제대로 형성하지 못하면 담임은 1년 내내 학생들에게 끌려 다니고, 첫 한 달 동안 학교생활에 제대로 적응하지 못하면 아이는 1년 내내 교사에게 혼날 확률이 크다. 문제는 교사에게 아이가 혼난다는 사실 그 자체보다 많이 혼난 아이일수록 자존감 및 자신감이 낮아져 학교생활에 소극적이게 된다는 것이다. 어린아이일수록 특히 이런 경향이 심해 무엇보다 첫 한 달 동안 아이가 학교에서 지적받지 않는 것이 중요하다. 또한 1학년 아이들은 교사에게 칭찬받고자 하는 욕구가 강하고 교사에게 지적을 많이 받는 아이를 멀리하는 경향이 있어 교사에게 많이 혼나는 아이들은 교우관계에도 문제를 빚는 경우가 많다.



혼내기 싫지만 훈육할 수밖에 없는 교사

남에게 싫은 소리 하길 좋아하는 사람은 없다. 교사 역시 마찬가지이다. 1학년 교사는 하루 종일 가장 많이 듣는 말이 고자질이고, 가장 많이 하는 말은 잔소리이다. 이렇듯 부정적인 언어들 속에서 살다 보면 극도의 스트레스와 함께 정신이 피폐해진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게다가 아직 한 참 어린아이들에게 혼을 낼 수밖에 없는 이유는 학교는 단체 생활을 하는 공간이기 때문이다. 나와 아이의 일대일 상황이라면 인내심을 가지고 기다려줄 수 있겠지만, 스물여덟 명의 아이들과 정해진 시간 안에 정해진 활동들을 하기 위해선 모든 아이를 기다려주기가 힘들다. 또한 아이들은 교실에서 벌어지는 상황을 세밀히 관찰하고 부정적 행동은 금방 모방하는 경향이 있다. 만약 교사가 한 아이의 부정적 행동을 눈감아 준다면 아이들은 이 행동을 해도 되는 것으로 인식하고 따라 하며 학급 분위기는 순식간에 엉망이 된다.



교사가 가장 힘들다고 느끼는 아이

아이들은 기본적으로 참 예쁘다. 하지만 교사도 어쩔 수 없는 사람이기에 더욱 마음이 가는 아이가 있는가 하면 소위 말해 너무 ‘빡세’다고 느끼는 아이도 있다. 1학년 선생님들이 공통적으로 느끼는 가장 힘든 아이는 생활 습관이 느린 아이이다. 모두가 교과서를 폈는데 책상 서랍에서 혼자 교과서를 못 찾고 있거나, 모두 교과서 문제를 풀고 있는데 혼자 연필을 못 찾고 있거나, 다른 친구들은 문제를 다 풀었는데 혼자 다 풀지 못해 가보니 틀린 문제를 지워야 하는데 지우개를 못 찾고 있거나 하는 식의 아이이다. 이런 아이들은 이동하기 위해 줄을 설 때, 급식을 먹을 때, 체육을 할 때 등 거의 모든 활동에서 답답함을 유발하여 가장 많이 혼나게 되는 유형이다.



내 아이 혹시 너무 곱게 키우진 않았는가

두 번째로 힘든 아이의 유형은 집에서 너무 곱게만 자란 아이이다. 이런 아이들의 부모님과 상담을 하다 보면 아이를 힘들게 얻은 경우이거나, 맞벌이를 하여 아이에게 죄책감을 가지는 경우가 많았다. 그때마다 부모님들께 아이에 대한 무조건적인 존중은 오히려 아이에게 독이 될 수 있음을 말씀드리곤 했다. 이런 아이들은 세상의 중심이 자신이다. 스물여덟 명이 발표를 하겠다고 손을 들어도 항상 자신만 발표를 해야 하고, 놀이를 할 때 좋은 역할은 꼭 자신이 맡아야 하며, 수업 중 화장실이 가고 싶으면 말도 하지 않고 가는 등 하고 싶은 대로 행동하고, 끊임없이 00이 자신한테 어떻게 했다며 고자질을 한다. 발표를 시켜주지 않으면 학습에 흥미를 잃고 색종이를 꺼내 수업 중 종이접기를 하고, 놀이에서 주인공이 되지 못하면 놀이에 참여하지 않고 혼자 돌아다닌다. 친구와 사소한 문제로 끊임없이 다투는 것은 부지기수이다 보니 교사의 입장에서 혼내지 않을 수 없는 유형이다.



교사가 무조건 답은 아니다

교사가 교실의 왕은 아니다. 아이들이 어리다고 해서 함부로 혼을 내서는 안 되는 것도 자명하다. 아이들을 혼내기 전에 나는 항상 두 가지를 고민한다. 첫째는 나의 개인적인 감정으로 이 아이를 혼내는 것인가, 아니면 정말 아이에게 도움이 되기에 혼을 내는 것인가이다. 둘째는 이 아이의 행동을 다른 선생님은 문제 삼지 않을 것인가, 아니면 다른 선생님들도 교육적으로 문제가 있다고 판단하여 혼을 낼 것인가이다.



우리 아이 입학 전 꼭 당부드리고 싶은 세 가지

첫째, 수업 시간에 자신의 학용품, 교과서 등을 야무지게 챙길 수 있는지 점검하기이다. 만약 우리 아이가 부모가 느끼기에도 답답한 부분이 있다면 개학 전 1주일만이라도 부모와 연습을 하길 추천한다. “자, 이번 시간은 국어 시간이니 국어 교과서를 펴 봅시다.” “국어 교과서 23쪽을 펴 봅시다.” 등 부모가 교사의 역할을 하고 아이는 서랍에서 교과서와 필통을 꺼내고, 책도 펴보는 식으로 상황극을 해보는 것이다.



둘째, 아이에게 엄하게 대하는 연습이다. 부모는 아이를 무조건적으로 사랑해주고 모든 것을 이해해줄 수 있겠지만 다른 사람은 그렇게 대해줄 수 없다. 집에서 부모에게 혼난 적 없던 아이는 학교에서 혼나는 경험을 하며 지나치게 의기소침해지고 마음에 상처를 입는다. 또한 집에서는 자신의 행동이 무조건 허용되었기에 학교에서도 그렇게 행동하게 되며 따라서 남들보다 많은 지적과 꾸중을 듣는다. 아이에게 정말로 도움이 되는 것이 무엇인지 생각하고 아이가 학교에 입학함과 동시에 부모 자신도 엄해지는 연습을 하는 것이 필요하지 않을까 한다.


셋째, 학교는 단체생활임을 미리 알려주는 것이다. 한 교실엔 서른 명 남짓의 아이들이 있다. 그러므로 자신이 원하는 대로만 할 수 없음에도 불구하고 이를 인지하지 못하는 아이들이 많으며 이런 아이들은 친구들과 일 년 내내 다투고 운다. 발표를 시켜주지 않는다고 우는 아이, 술래를 하지 못해 우는 아이, 서로 좋은 것을 하겠다고 다투다가 우는 아이들이 실제로 많다. 따라서 학교에 가면 친구들은 많고 시간과 자원은 한정적이기에 하고 싶은 것을 항상 할 수 없음을 아이들에게 수시로 알려주는 것이 꼭 필요할 것이다.



이렇게 하는 이유들이 교사에게 잘 보이고 교사에게 예쁨을 받기 위한 것이 아니다. 혼을 내는 교사도 혼이 나서 울거나 풀 죽어 있는 아이들을 보면 마음이 아프고, 유독 학교생활에 잘 적응하지 못해 이리 치이고 저리 치여 힘들어하는 아이들을 보면 안쓰럽다. 아이들이 행복하게 첫 학교생활을 잘 시작할 수 있도록 도움을 드리고자 꼭 한 번 이런 글을 쓰고 싶었다. 코로나로 개학도 연기되고 혼란스럽고 무서운 이 시국에 우리 아이들이 첫 학교생활을 무사히 시작할 수 있기를 응원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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