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라인 수업을 준비하는 요즘 속상한 일이 많다.
원래대로라면 교과서 한쪽을 가르치더라도 100명의 선생님이 100가지의 색으로 전부 다르게 가르칠 수 있을 텐데 온라인 수업을 하게 되면서 수업에 대한 고민을 할 기회가 현저히 적어졌다.
중고등학교와 달리 초등의 경우 담임 선생님이 전 과목을 가르치고 6학년의 경우는 하루를 제외한 나머지가 6교시 수업이다. 따라서 영어, 음악 등 교과 선생님이 가르치는 수업을 제외하더라도 한 주에 담임선생님이 준비해야 하는 수업이 22개 정도가 된다. 매주 22개의 수업을 준비하는 것은 오프라인 수업에서도 벅찬데 이를 온라인 콘텐츠로 제작하기란 정말 쉽지 않다.
게다가 정책이 갑자기 발표된 상황에서 교사들은 방송 장비도 충분히 갖추지 못한 상태이고 서로 각자의 수업을 준비하기 바쁘다 보니 내가 수업하는 장면을 촬영해줄 사람도 없다. 그러다 보니 결국 대부분의 선생님들이 유튜브 혹은 EBS에서 좋은 영상을 찾아 링크를 걸어주는 방식으로 수업을 준비하고 있다.
교사에게 수업을 준비하고 아이들과 수업을 하는 행위는 예술과도 같다고 생각한다. 교육과정에 제시된 두 줄 정도 되는 성취기준을 (예> (자연수)÷(자연수)를 할 수 있다.) 아이들이 쉽고 재미있게 이해할 수 있는 방식으로, 또 아이들에게 유용한 방식으로 연결될 수 있도록 각 선생님들은 이런저런 고민을 하고 저마다 창의적인 방법으로 수업을 설계한다. 그리고 본인이 공들여 준비한 수업을 아이들이 좋아해 주고 아이들의 성장을 눈으로 확인하면 그 뿌듯함은 이루 말할 수 없다.
나도 수업에 참 자신이 있는, 그리고 누구보다 열정적인 교사인데 누군가가 만들어 놓은 영상의 링크를 걸어주려니 은근히 자존심이 상하기도 하고, 이 링크 저 링크 짜집기를 해서 보여주는 영상들이 아이들에게 과연 의미가 있을까 싶어 도통 마음이 내키질 않는다.
결국 죽이 되든 밥이 되든 직접 콘텐츠를 제작했고 이 참에 아이들이 자기 주도 학습을 연습 할 수 있도록 치밀한 일일 학습 계획과 학습지 등을 만들었다. 아이들이 매일 책을 읽는 습관을 붙일 수 있도록 학급 인원수에 맞게 도서도 전부 구입했고 이들을 꾸러미로 만들어 우편으로 부칠 계획도 세웠다.
그런데, 그렇게 할 수가 없어졌다. 학년 간, 그리고 각 학급 간 격차가 너무 심하면 학부모님들의 민원이 발생한다는 것이었다. (왜 저 선생님은 저렇게 해주는데 우리 선생님은 저렇게 안 해주냐는 식의) 따라서 학년별로 동일하게 가고 학년 사이에도 너무 격차가 벌어지지 않게 하라는 지침이 내려왔다.
물론 시국이 시국이니만큼 이럴 때엔 학부모님들, 그리고 학생들에게 혼란을 최소화해야 할 것이다. 그런 측면에선 학교의 교사들이 하나로 뭉쳐 함께 같은 방향으로 가야 할 것이다. 머리로는 이해가 되지만 기운이 빠지는 것은 어쩔 수 없는 일이다.
교실에서 아이들과 마주하며 수업하는 일이 이렇게나 소중했던 일이구나. 절실히 깨닫는 요즘이다. 아이들이 너무 보고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