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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에리카 Oct 04. 2020

당신의 피드백, 혹시 상대방을 학대하고 있진 않나요?

피드백의 4가지 타입에 대해 알아봅니다

 피드백이라는 단어, 참 자주 듣습니다.

그런데 과연 피드백이란 무엇일까요? 어렵게 생각할 것 없습니다.

꼭 상사에게 보고서를 올리고 나서 듣는 것만이 피드백이 아니에요.


피드백은 모든 인간관계의 근본입니다.

악플보다 무플이 무섭다고 하죠. 그만큼 우리 인간은 다른 사람들의 관심이 필요한 존재입니다. 아무리 자기만족이라고 해도 내가 한 일, 행동에 대해서 다른 사람들은 어떻게 생각하는지 궁금한 것이 우리의 본능이죠.

블로그에 일기처럼 쓴 글에도 누군가가 읽고 댓글을 달아주면 기쁜 게 사람입니다.


누군가는 어릴 때 누군가가 별생각 없이 한 이야기에 용기를 잃고 꿈을 포기하기도 하고, 누군가는 "넌 참 이 운동에 재능이 있다."라는 선생님의 피드백을 듣고 도전해 국가대표가 되기도 하죠.

피드백은 사람을 파괴할 수도 있고 성장시킬 수도 있습니다. 특히 그 피드백을 주는 사람이 듣는 사람에게 중요한 의미를 가지는 존재라면 말이죠.


당신의 피드백은 사람을 성장시키고 있나요? 혹은 학대하고 있나요?


1. 피드백의 4종류:

지지적, 교정적, 학대적, 무의미한 피드백

세계적인 비즈니스 컨설턴트, 인간관계, 커뮤니케이션 전문가인 리처드 윌리엄스 Richard Williams의 베스트셀러 <피드백 이야기>에서는 피드백을 지지적, 교정적, 학대적, 무의미한 피드백 - 이렇게 4가지 종류로 구분합니다.

<피드백 이야기> - 리처드 윌리엄스

<피드백 이야기>에서는 가상의 주인공 스콧의 이야기를 예시로 듭니다.

부하직원에게 학대적 피드백을 하는 상사와, 가족에게는 무의미한 피드백을 하던 아빠에서 피드백 전문가로부터 교정을 받으며 성장해나가는 모습을 보여주죠.


2.  4가지 종류 중 나의 피드백 타입은?

내가 평소에 주로 어떤 피드백을 하면서 커뮤니케이션을 하는지 한번 돌아볼까요?


1) 지지적 피드백: 반복되기를 원하는 행동을 독려하는 피드백.

어떤 사람이 여러분이 좋아하는 행동을 할 경우, 그 행동을 강화할 수 있도록 피드백을 주는 것이죠. 너무 바쁘거나 피드백을 줄 필요가 없다고 생각해서 피드백을 빠뜨리면, 그 사람은 그 행동을 반복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예: 직원이 보고서를 간결하게 잘 정리해 제출했을 경우 덕분에 빠르고 쉽게 이해가 되었다고 피드백 주기.

아이가 장난감을 잘 정리했을 경우에 바로 그 행동을 칭찬하는 피드백 주기.


2) 교정적 피드백: 행동을 변화시키는 목적의 피드백.

문제는 대부분의 사람들이 어떻게 교정적 피드백을 줘야 하는지 모른다는 점입니다. 많은 사람들이 학대적 피드백과 교정적 피드백의 차이를 구분하지 못합니다. 잘못하면 질책하는 대화가 되기 쉽죠.

교정적 피드백은 정말 꼭 필요할 때만 주려고 노력해야 합니다. 가능하다면 지지적 피드백이 80% 라면 교정적 피드백은 20% 정도의 비율로 말이죠.


누구나 실수를 할 수 있습니다. 시간이 지나면서 스스로 자연스럽게 그걸 깨닫고 변화할 수도 있고요. 하지만 상대방이 자신이 어떤 실수를 하고 있는지조차 모르는 상태로 계속해서 같은 실수가 반복되거나 효율이 많이 떨어진다면 힌트를 주거나 가이드라인을 제시하는 식으로 교정적 피드백을 줘야 합니다.


예: 직원의 보고서를 평가할 때 기본적으로는 잘한 부분을 칭찬하면서 (지지적 피드백) 잘 된 예시를 참고할 수 있도록 자료를 공유하기. "이 따위로밖에 못해?"(무의미한 피드백, 학대적 피드백)라고 하는 것이 아니라 이 보고서의 목적이 '읽는 사람이 우리의 메시지를 잘 이해하도록 하기 위함'이라면 이런 시각자료를 보충하고 단락을 좀 더 보기 좋게 나누는 편이 좋겠다'라는 식으로 객관적인 이유를 들기. 


3) 무의미한 피드백: 내용이 너무 막연하거나 일반적이어서 받는 사람이 피드백의 목적이 무엇인지 파악하지 못하게 되는 피드백.


흔히 영혼없는 리액션이라고 하는 반응과 피드백을 떠올려보시면 될 것 같아요.;)


예: 누군가의 글에 댓글로 "잘 읽고 갑니다. 감사합니다." 나 스티커를 남기고 가는 것도 어떤 의미에서는 무의미한 피드백이죠. 상대방이 한 이야기의 어떤 부분이 좋았다거나 구체적으로 '왜' 좋았는지가 없는 단순한 "좋아요" 또한 무의미한 피드백의 예라고 할 수 있겠죠.


4) 학대적 피드백: 1~3번을 제외한 모든 피드백이 사실 학대적 피드백에 들어갑니다.

안타깝게도 많은 사람들이 학대적 피드백을 주면서 상대방에게 엄청난 결과를 기대합니다. 스스로는 지지적 피드백을 했다고 생각하기도 하고요. 사실은 전혀 아닌데 말이에요.


예: "글에 논리가 부족하네.", "누가 이딴 식으로 하라 그랬어?", "xx는 너보다 늦게 들어와도 더 금방 혼자 해냈어.", "나는 그거 완전 별로던데. 좋아한다니 이해가 안 되네."


그 말이 정말로 상대방의 성장을 위해 혹은 이 관계에 필요한 것인지 생각해보세요.

단순히 지적을 위한 지적이 아닌지, 그 말을 듣고 난 후 상대방이 어떤 기분이 들지, 어떤 행동을 취하게 될지 생각한다면 꼭 해야 할 피드백과 그렇지 않은 피드백을 구분할 수 있게 될 거예요.



우리 모두는 지지적 피드백에 가장 많은 도움을 받습니다.

잘한다 잘한다 하면 더 잘하고 싶어 지죠. 모든 인간관계에서 지향해야 할 피드백은 지지적 피드백입니다.

그리고 교정적 피드백은 본인이 원했을 때만 (중요!) 그것도 아주 신중하게 해야 할 타입입니다.

상대방의 성장에 정말 도움이 되는 내용을 객관적 근거를 바탕으로 들려주어야 합니다.


글쓰기 캠프, 모임을 운영하며 피드백을 장려하고 주로 드리는 입장으로서 코멘트 한 줄을 적을 때도 많은 고민을 합니다. 이것저것 적었다가도 '이 내용이 꼭 필요할까? 이 말이 이 작가님께 도움이 될까?'라는 생각을 한번 더 해보면 자주 '이건 굳이 필요 없을 것 같아'라는 결론이 나올 때가 많아요.


대신 저는 대부분 지지적 피드백을 드리려고 노력합니다. 그 효과가 참 명확하다는 걸 피부로 느끼고 있거든요. 많은 분들이 제 댓글에 글을 쓰는 재미를 느끼시고, 용기가 나셨다고 하며 글을 써나가시는 모습을 보면 참 뿌듯하기도 하고 앞으로도 이 방식을 이어나가야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PS. 개인적으로 저는 학교에서부터 이런 커뮤니케이션 능력에 대해서도 교육해야 한다고 생각해요.

수학 문제 몇 개 더 맞히고 영어단어 몇 개 더 아는 것보다 상대방을 배려하고 어떻게 커뮤니케이션을 하는 능력을 배우는 게 더 중요하다고 생각하거든요.


좀 더 자세히 알고 싶으신 분들은 <피드백 이야기> 책을 읽어보시는 것을 추천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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