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 자신을 사랑하라. 그것도 있는 그대로.
살면서 흔히 듣는 조언이죠. 그리고 사실 저도 주변 사람들에게 많이 해왔던 이야기고요. 우리가 하는 대부분의 고민과 걱정을 파고 들어가 보면 결국에는 나 스스로가 나를 믿어주지 않아서, 예뻐해주지 않아서, 받아들여주지 못해서가 이유인 것 같아요.
저는 착각을 했었던 것 같아요. 나를 꽤 사랑하고 열심히 산다고 생각했는데 사실은 '조건부 사랑'을 하고 있었더라고요. 목표했던 걸 이뤄낸 나는 예뻐해 주고, 조금이라도 계획대로 하지 못하거나(안 하거나) 내 기준에 미치지 못한다고 생각하면 가차 없이 스스로에게 "너는 참 게으르고 한심한 인간이야."라는 못된 말을 했어요. 다른 사람들과 비교하는 건 기본이고요.
어느 날 제게 고민상담을 하는 분들께 해드리는 말씀을 스스로에게는 해주지 않고 있다는 걸 깨달았어요. "아무리 작은 성취라도 축하해주세요.", "결과보다는 과정이죠." , "어떻게 매일 파워! 생산적일 수가 있겠어요. 오늘 쉬어간 만큼 내일 또 열심히 하면 되죠." 등등.
외모도 마찬가지예요. 다른 사람들에게선 장점을 먼저 보면서 거울을 볼 땐 단점만 눈에 들어왔어요.
난 얼굴이 너무 통통하고, 눈코 입이 작아서 비율이 안 맞고, 왜소해서 여성스럽지 못하고 등등.
그러다 어떤 분이 상담을 하러 가셨는데 상담사께서 "나 자신이 딸이라고 생각하고 대한다면 어떤 말을 해주고 싶으세요?"라고 물으셨단 이야기를 들었어요. 그 이야기를 듣는 순간 뭔가 울컥하더라고요.
엄마 눈에 딸은 그 존재 자체만으로도 사랑스럽고, 어떤 노력을 해도 기특해 보일 텐데 말이에요. (물론 그렇지 않은 순간들도 있지만) 내가 내 딸이라면 그렇게 못된 말들을 스스로에게 했을까요. 그렇게 생각하니 지금까지 나에게 너무 미안했어요.
내가 아무리 얼굴에 대한 콤플렉스를 이야기해도 고슴도치 엄마는 "귀엽다." "예쁘다."라고 해주세요.
그게 어릴 땐 이해가지 않았지만 이제는 조금 알 것도 같아요.
나는 나이기 때문에 특별하고 소중하는 말도 머리가 아닌 마음으로 느끼기 시작했고요.
예전에는 인스타그램에 제 사진을 잘 올리지 않았어요.
아마도 은연중에 스스로 외모로 나를 평가하고 있었기 때문인 것 같아요. 하지만 이제는 제 글과 생각에 공감해주시는 분들과 소통하면서 그냥 나라는 사람을 있는 그대로 보여줘도 좋아해 주시는 분들이 있고 나라는 걸 느꼈어요.
그렇게 조금씩 조금씩 진정한 의미로 나 자신을 좀 더 있는 그대로 좋아하게 된 것 같아요.
여전히 마음에 들지 않는 날도, 한심해 보이는 날도 많지만 이제는 그럴 때면
"괜찮아. 잘하고 있어. 또다시 힘내서 하면 돼. 이미 너는 충분해."라는 이야기를 해줘요.
그리고 저의 자존감 바이블인 루이스 헤이의 <나는 할 수 있어>를 읽고 필사를 한답니다.
제가 좋아하는 구절을 공유해볼게요. :)
아기들은 자신의 몸의 모든 부분들을 사랑하고
심지어 자기가 싼 똥도 사랑한다.
아기들은 죄책감이 없고, 수치심도 없으며,
남과 비교를 하지 않는다.
당신은 자신이 독특하고 멋지다는 걸 알고 있었다.
내가 나에게 줄 수 있는 가장 큰 선물은
무조건적인 사랑이다.
나는 나 자신을 있는 그대로 사랑한다.
나 자신을 사랑하기 위해 완벽해질 때까지
더 이상 기다릴 필요가 없다.
- 루이스 헤이 <나는 할 수 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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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한 살 한 살 나이를 먹어가면서 눈가의 주름이 생기는 것도 사랑해주기로 했어요.
그 사람의 얼굴에는 인생이 담겨있다고 하는데 찡그려서 생긴 이마의 주름이 아닌 웃어서 생긴 주름은 자랑스러워해도 될 것 같아서요.
여러분은 내가 나의 딸이라면 혹은 아들이라면 어떤 말을 해주고 싶으신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