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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에리카 Oct 10. 2020

내가 나의 딸이라면 해주고 싶은 말

나 자신을 사랑하라. 그것도 있는 그대로.


살면서 흔히 듣는 조언이죠. 그리고 사실 저도 주변 사람들에게 많이 해왔던 이야기고요. 우리가 하는 대부분의 고민과 걱정을 파고 들어가 보면 결국에는 나 스스로가 나를 믿어주지 않아서, 예뻐해주지 않아서, 받아들여주지 못해서가 이유인 것 같아요.


저는 착각을 했었던 것 같아요. 나를 꽤 사랑하고 열심히 산다고 생각했는데 사실은 '조건부 사랑'을 하고 있었더라고요. 목표했던 걸 이뤄낸 나는 예뻐해 주고, 조금이라도 계획대로 하지 못하거나(안 하거나) 내 기준에 미치지 못한다고 생각하면 가차 없이 스스로에게 "너는 참 게으르고 한심한 인간이야."라는 못된 말을 했어요. 다른 사람들과 비교하는 건 기본이고요.


어느 날 제게 고민상담을 하는 분들께 해드리는 말씀을 스스로에게는 해주지 않고 있다는 걸 깨달았어요. "아무리 작은 성취라도 축하해주세요.", "결과보다는 과정이죠." , "어떻게 매일 파워! 생산적일 수가 있겠어요. 오늘 쉬어간 만큼 내일 또 열심히 하면 되죠." 등등.


외모도 마찬가지예요. 다른 사람들에게선 장점을 먼저 보면서 거울을 볼 땐 단점만 눈에 들어왔어요.

난 얼굴이 너무 통통하고, 눈코 입이 작아서 비율이 안 맞고, 왜소해서 여성스럽지 못하고 등등.


그러다 어떤 분이 상담을 하러 가셨는데 상담사께서 "나 자신이 딸이라고 생각하고 대한다면 어떤 말을 해주고 싶으세요?"라고 물으셨단 이야기를 들었어요. 그 이야기를 듣는 순간 뭔가 울컥하더라고요.


엄마 눈에 딸은 그 존재 자체만으로도 사랑스럽고, 어떤 노력을 해도 기특해 보일 텐데 말이에요. (물론 그렇지 않은 순간들도 있지만) 내가 내 딸이라면 그렇게 못된 말들을 스스로에게 했을까요. 그렇게 생각하니 지금까지 나에게 너무 미안했어요.


내가 아무리 얼굴에 대한 콤플렉스를 이야기해도 고슴도치 엄마는 "귀엽다." "예쁘다."라고 해주세요.

그게 어릴 땐 이해가지 않았지만 이제는 조금 알 것도 같아요.

나는 나이기 때문에 특별하고 소중하는 말도 머리가 아닌 마음으로 느끼기 시작했고요.


예전에는 인스타그램에 제 사진을 잘 올리지 않았어요.

아마도 은연중에 스스로 외모로 나를 평가하고 있었기 때문인 것 같아요. 하지만 이제는 제 글과 생각에 공감해주시는 분들과 소통하면서 그냥 나라는 사람을 있는 그대로 보여줘도 좋아해 주시는 분들이 있고 나라는 걸 느꼈어요.


그렇게 조금씩 조금씩 진정한 의미로 나 자신을 좀 더 있는 그대로 좋아하게 된 것 같아요.

여전히 마음에 들지 않는 날도, 한심해 보이는 날도 많지만 이제는 그럴 때면

"괜찮아. 잘하고 있어. 또다시 힘내서 하면 . 이미 너는 충분해."라는 이야기를 해줘요.

그리고 저의 자존감 바이블인 루이스 헤이의 <나는 할 수 있어>를 읽고 필사를 한답니다.


제가 좋아하는 구절을 공유해볼게요. :)


아기들은 자신의 몸의 모든 부분들을 사랑하고 
심지어 자기가  똥도 사랑한다.
아기들은 죄책감이 없고, 수치심도 없으며,
남과 비교를 하지 않는다.
당신은 자신이 독특하고 멋지다는  알고 있었다.
내가 나에게   있는 가장  선물은 
무조건적인 사랑이다.


나는  자신을 있는 그대로 사랑한다.
 자신을 사랑하기 위해 완벽해질 때까지 
 이상 기다릴 필요가 없다.
- 루이스 헤이 <나는   있어>

https://www.instagram.com/p/CGHGxFAAzh8/?utm_source=ig_web_copy_link


그리고 한 살 한 살 나이를 먹어가면서 눈가의 주름이 생기는 것도 사랑해주기로 했어요.

그 사람의 얼굴에는 인생이 담겨있다고 하는데 찡그려서 생긴 이마의 주름이 아닌 웃어서 생긴 주름은 자랑스러워해도 될 것 같아서요.


여러분은 내가 나의 딸이라면 혹은 아들이라면 어떤 말을 해주고 싶으신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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