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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에리카 Feb 05. 2021

타인의 행복, 감사 일기가 보기 싫은 이유


평소에 즐겨보는 마음공부 관련 유튜버 정민님이 최근에 올리신 영상의 제목, <다른 사람 감사 일기 보면 꼴사나워요>. 이 얼마나 솔직한 표현인지요. 누구나 솔직히 한 번쯤은 느껴본 감정이지 않을까요? 단지 이렇게 공개적으로 이야기하지 않을 뿐일지도요. 


저 스스로도 감사 일기를 함께 쓰는 모임을 진행하기도 했고, 평소 일기에도 감사하다는 말을 많이 쓰는 편이에요. 요즘엔 감사 일기, 정말 많이들 쓰시고 쉽게 볼 수 있지요. 

근데 신기한 게 어떤 감사 일기는 읽으면서 같이 마음이 따뜻해지고 충만해지는 기분이 드는 반면, 어떤 감사 일기는 왠지 모르게 불편하고 뭔가 꽁기해지는 기분이 들더라고요. 그래서 저도 그 이유가 뭘까 생각해 본 적이 있었어요. 


©Pinterest


그 느낌의 근원을 가만히 들여다보니 두 가지 경우로 나눠졌던 것 같아요. 

첫 번째 경우는 그 글을 쓴 사람이 진정으로 우러나오는 감사를 표현하는 것이 아니라 타인에게 보여주기 식으로 혹은 자랑하려는 의도가 느껴졌을 때. (물론 진짜 의도가 무엇인지는 본인만 알겠지만요.)


우리 모두에게는 누군가가 외부의 반응을 의식하고 하는 이야기, 가식적인 행동을 알아차리는 감각이 있다고 생각해요. 그래서 자신을 위한 감사가 아닌, '감사라는 포장을 한 자랑' 일기는 읽으면서 불편한 느낌이 드는게 아닌가 싶어요. 


두 번째 경우는 '나는 지금 너무 삶이 괴로운데, 다들 참 행복하게 잘 사는구나'라는 생각이 들 때.

여기서 포인트는 내가 읽은 그 감사 일기는 그저 중립적인 외부 사건이지만 그걸 받아들이는 나의 내면 상태가 불안정하기 때문에 왜곡해서 해석한다는 거예요. 내가 행복할 때는 그 감사 일기를 읽고 "와, 정말 잘 됐네요. 진심으로 축하드려요," 라는 반응이 나오지만, 내가 괴로울 때는 마치 밝은 빛이 어둠을 강조하듯 나의 현재 상황이 더 보기 싫어지지요. (그런 감정을 느낀다는 건 지금 내 삶이 불만족스럽다는 반증이기도 하고요) 


이럴 땐 억지로 감정을 꾸며낼 필요가 없다고 생각해요. 이 시기에는 가능한 외부 소식은 최소화하고 나의 내면세계로 들어가서 좀 더 나를 돌보는 시간을 가지는 것을 추천해요. 면역력이 약한 사람이 강해지겠다며 일부러 무리해서 자신을 위험한 상황에 노출시키는 것이 아니라, 좀 더 건강한 음식을 먹고, 충분한 수면을 취하고, 명상을 하고, 나 스스로를 돌보면서 튼튼하게 만든 다음 조금씩 다양한 시도를 하는 것처럼요. 



우리 모두에게는 자신의 이름이 적힌 나만을 위한 행복이 준비되어 있습니다.
그러니 조바심을 낼 필요도, 타인의 행복을 부러워하거나 질투할 필요가 없어요.
<Think Like a Monk> - Jay Shetty


그리고 최근에 오디오북으로 듣고 있는 <Think Like A Monk 스님처럼 생각하기>라는 책에서 이 주제가 나오더라고요. 


아무리 친한 친구 사이라도, 정말로 진심으로 아끼는 사이라도, 정도의 차이는 있겠지만 누구나 주위의 행복, 성공 스토리를 들으면 질투심이 생길 수 있다고 말이죠. 그리고 다들 한 번쯤은 느끼는 자연스러운 감정이고 그걸 잘 활용하면 더 열심히 노력하거나 무언가에 집중할 수 있는 힘으로 활용할 수 있다고. 


저자는 또한 우리가 질투를 느끼는 이유는 이 세상을 '제로섬' 게임으로 생각하기 때문이라고 해요. 

예를 들어 내가 가지고 싶은 물건이 이 세상에 딱 100개밖에 없는데 어떤 사람이 그걸 먼저 가졌다고 하면 내 몫이 뺏긴 것 같은 생각이 들고, 나도 서둘러서 그걸 가지러 가야 할 것 같은 조바심이 들겠지요. 하지만 모두를 위한 몫이 있고 각자의 이름이 적혀 있어 나를 기다리고 있다면 질투를 느낄 필요도, 서두를 필요도 없겠죠. 행복한 삶도 마찬가지라고 해요. 우리 모두에겐 각자의 몫인 행복이 있으니 타인의 행복을 보고 부러워할 필요가 없다고 말이죠. 


이 부분을 들으면서 정말 공감했고, 여기에 저는 한 가지를 더 보태보자면 - 우리에게는 각자의 행복이 있는 만큼 각자의 짐도 있다는 것이에요. 아무리 완벽해 보이는 사람의 인생도 그 사람 나름대로 그 혹은 그녀의 삶에서 견뎌내야 하는, 혹은 풀어나가야 하는 문제가 있어요. 절대적인 기준은 없어요. 행복 또한 다들 제각각의 형태를 띠고 있듯이 그 문제 역시 제각각이지요. 그래서 저는 누구도 부러워할 필요도, 자신에게 주어진 짐을 원망할 필요도 없다고 생각해요. 그건 그저 우리 모두가 이 삶을 살아가면서 풀어나가야 하는 과제이니까요. 


나의 이름이 적힌 행복은 누가 대신 가져갈 수도 없고, 내가 풀어야 하는 과제 역시 누가 대신 풀어줄 수 없지요. 그런 의미에서 인생은 진정으로 혼자 떠나는 여정인 것 같아요. 


+) 참고로 감사일기는 정말로 도움이 돼요. 의식적으로라도 내가 이미 가진 것, 현재 누리고 있는 것에 감사하는 마음을 가지면 가질수록 더 감사할 일이 많이 생깁니다. 처음엔 오글거릴지 몰라도 점점 익숙해지면서 내 인생에 정말 감사할 일이 많구나라는 걸 느끼게 되실 거에요. :) 지금 제 글을 읽으실 수 있는 건강한 두 눈이 있다는 것처럼요. 




이 책은 아직 한국에 번역판은 나오지 않은 것 같은데 쉬운 표현이라 영어공부 겸 원서로 읽으시거나 오디오북으로 들어보시는 걸 추천해요. 저자는 영국인 Jay Shetty로 런던에서 소위 엘리트의 길을 걷다 삶의 목적을 찾는 여정을 떠나면서 출가해 스님이 되었다가, 현대인들에게 실용적인 교훈을 주는 코치로 활동 중이에요. 


아래 추천인 링크로 접속하셔서 킨들 원서를 구매하시거나 오더블 무료체험 멤버십에 가입해보시는 것도 추천해요. 무료체험 기간에 다운로드한 오디오북은 멤버십을 캔슬 해도 유지돼서 좋더라고요. 아이디 몇 개 만들어서 써 본 경험이 있는지라 ㅎㅎ ;)  


다들 자신만의 행복을 찾으시길 바라며! 

https://amzn.to/36IWJ1g

https://amzn.to/370odQj

+) 유튜버 정민님의 영상도 함께 올려요

https://youtu.be/tr5e1S4A6r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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