궁금했던 싱가포르의 럭셔리 인테리어
싱가포르는 인구밀도 약 6,389명/km2 정도로 서울의 절반 정도이지만 역시 도심에 인구가 밀집되어 있다. 자연스레 고급 콘도미니엄, 공공주택인 HDB 등 조금씩 형태의 차이는 있긴 하지만 대부분의 주거형태가 우리나라처럼 아파트형으로 발전했다.
하지만 조금만 외곽으로 나가거나 소위 부촌으로 불리는 지역에서는 고급 단독주택을 볼 수 있는데 지어진 시기와 건축가에 따라 각각 다른 개성의 외관을 자랑한다. 아기자기한 파스텔컬러의 샵 하우스에서부터 영화 속 주인공의 집처럼 으리으리한 스타일까지 다양하다.
과연 그 속의 인테리어는 어떨지 궁금한 분들을 위해 싱가포르의 단독주택 인테리어들을 소개해볼까 한다.
내 취향을 마음껏 펼칠 수 있는 공간
1. 화이트 모던 하우스
첫 번째로 소개할 집은 화이트를 기본으로 하는 전체적으로 모던한 디자인의 하우스.
말레이시아 대사관이 위치하기도 한 조용한 주택가인 Cable Road에 자리한 5 베드룸으로 규모가 상당하다.
콘도미니엄의 경우에는 정형화된 구조 때문에 많은 변화를 주기가 어렵지만 단독주택의 경우는 다르다. 좀 더 내 취향을 자유롭게 시도해볼 수 있어 각각의 집마다 오너의 성향이 더 잘 드러난다.
이 집의 가장 큰 매력포인트는 두 층을 아우르는 탁 트인 거실 천장으로 시원한 공간을 한층 더 넓어 보이게 한다. 창 밖으로 보이는 수영장은 보는 것만으로도 힐링이 된다.
안쪽으로 들어오면 조금 더 아늑한 분위기가 연출되는데 화이트를 기본으로 하되 따뜻한 원목 소재를 적절히 사용해 차가운 느낌을 중화시켜준다.
집 안의 식물과 정원의 조경이 하나로 이어지면서 밝고 싱그러운 공간이 되었다.
독서를 즐기지 않는 사람이라도 책을 읽고 싶어 질 것 같다.
주방은 좀 더 모던한 느낌을 강조했는데 바닥과 수납공간 일부만 좀 더 어두운 원목으로 따뜻함과 무게감을 더하고 전체적으로 화이트만 사용해 넓어 보이면서도 정갈한 공간이 되었다.
마스터 베드룸의 여유공간에는 티브이를 보며 휴식을 취할 수 있는 공간을 따로 분리했다.
전체적으로는 화이트, 브라운, 블랙 이 세 가지 톤으로 조금씩 비율을 달리해 공간마다 분위기를 연출한 점이 돋보이는 모던 하우스.
2. 젠 하우스
두 번째로 소개할 집은 일본의 젠 스타일에서 영감을 받은 디자인으로 마음이 차분해지는 매력이 있는 곳이다.
유네스코 세계유산으로도 지정된 싱가포르의 보타닉가든 근처에 위치한 이 집은 외관부터 새장처럼 생긴 독특한 구조로 눈길을 끈다.
정원의 식물을 마치 페인팅처럼 즐길 수 있도록 벽 전체를 창으로 만들었다.
높게 뻗은 나무들은 적당한 높이의 담장과 함께 프라이버시를 확보하는 역할을 한다.
1년 내내 더운 날씨 덕분에 싱가포르에서는 열의 순환과 냉방에만 집중할 수 있기 때문에 신경 써야 할 부분이 적어진다.
대리석으로 마감한 바닥은 에어컨 바람으로 한번 차가워진 후 그 냉기를 유지하기에 적절하다.
테이블 또한 대리석을 활용해 시원해 보이면서도 모던한 분위기로 통일감을 유지했다.
벽은 막혀있지만 나무를 심어 답답하지 않되 자연광이 들어올 수 있는 공간을 확보해 마치 야외에 있는 듯한 기분이 든다.
욕실 또한 어두운 톤의 원목을 사용해 전체적으로 무게감을 주었다.
과한 장식 없이 정갈한 느낌으로 하루의 피로를 풀면서 휴식을 취할 수 있는 공간이라는 용도에 충실한 디자인이다.
싱가포르의 단독주택에는 집 안에도 엘리베이터가 있는 경우가 많은데, 손님이 집 안에 들어오는 입구에 작품을 전시해 마치 갤러리에 온 것 같은 인상을 받도록 연출했다.
계단 벽은 투명한 유리로 처리해 답답해 보이지 않고 공간과 자연스럽게 이어지도록 했다.
이 젠 하우스의 하이라이트는 일본의 료칸을 떠올리게 하는 디자인으로, 명상을 하기에 최적의 방으로 꾸며졌다. 온전히 자신만이 즐길 수 있는 아담한 정원과 불필요한 것은 아무것도 놓여있지 않은 방이 복잡했던 머릿속을 잠시나마 비울 수 있게 해 준다.
3. 시티 리조트 하우스
마지막으로 소개할 곳은 싱가포르의 매력을 가장 잘 보여주는 집이지 않을까 싶다. 언제나 모던하고 기본에 충실한 디자인을 하는 것으로 유명한 로컬 건축사무소인 HYLA Architects가 디자인을 맡았다.
가로 면적은 넓지 않지만 3층까지 이어지는 천장 덕분에 많이 넓어 보인다.
총침실은 4개로 충분한 공간이 확보되었다.
집 밖으로 나가지 않더라도 보타닉가든 부럽지 않은 정원을 가꿀 수 있는 환경이 싱가포르의 큰 장점 중 하나이지 않을까 싶다.
이런 주방이라면 브런치 카페에 갈 필요가 없을 것 같다.
보기만 해도 마음이 맑아지는 싱그러운 뷰.
아이에게는 계단도 하나의 놀이 공간이 된다.
높은 층고와 넓은 창으로 들어오는 자연광이 집 전체를 밝혀 거의 조명을 사용할 필요가 없다고.
별다른 장식 없이도 큰 사이즈의 식물을 활용하는 것만으로도 공간의 분위기는 순식간에 여유로운 휴양지 느낌이 더해진다.
각 집마다 오너의 개성이 잘 드러나는 싱가포르의 단독주택들의 인테리어를 구경해보았는데 여러분은 어떤 스타일이 가장 마음에 드셨는지 궁금하다.
사진 Qanvas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