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elcome to the Great Madras
Welcome to the Great Madras
영화를 보지 않은 사람이라도 한 번쯤은 보았을법한 포스터에 등장하는 묘한 분위기의 핑크색 호텔이 있다. 강박적이라고 할 만큼 섬세하게 작업하기로 유명한 웨스 앤더슨 감독의 스타일의 정점이라고 평가받는 작품인 <그랜드 부다페스트 호텔>의 배경인 그랜드 부다페스트 호텔이다.
평론가들 사이에서는 전쟁과 파시즘이라는 무거운 주재를 특유의 유쾌한 톤으로 풀어낸 점으로도 많은 호평을 받았지만 무엇보다 많은 이들은 이 영화의 몽환적인 색감과 미장센, 섬세한 화면 구성, 화보 같은 연출의 매력에 흠뻑 빠졌다. 영
화의 매력에서 헤어 나오지 못하는 마니아 팬들을 위해 아트북을 비롯한 다양한 굿즈가 나오기도 했다.
많은 이들의 마음을 사로잡은 이 매력적인 호텔이 실제로 존재하는지 궁금해하는 팬들에게는 안타까운 소식이지만 영화 속 호텔은 실제로는 존재하지 않는다. 독일의 한 오래된 백화점 건물을 새로 리모델링한 후 촬영을 위한 세트장으로 활용했다고.
하지만 부다페스트도 아닌, 독일도 아닌 싱가포르에서 남국의 그랜드 부다페스트 호텔을 표방한다는 호텔이 있다. 아시아의 문화의 용광로인 싱가포르 안에서도 특히나 이국적인 분위기를 느낄 수 있는 리틀 인디아 지역에 위치한 더 그레잇 마드라스 The Great Madras호텔이다.
동유럽에 부다페스트가 있다면 아시아에는 인도의 마드라스(현재 이름은 첸나이)가 있다.
옛 도시의 이름을 한 이곳에서는 화려하고 바쁘게 돌아가는 싱가포르 도심에서 벗어나 시간 또한 여유를 부리며 느리게 흘러갈 것 같은 느낌이다.
화려한 그랜드 부다페스트 호텔에 비하면 소박한 규모의 건물이지만 1년 내내 여름인 싱가포르답게 수영장이 갖추어져 있고, 비스트로에서는 무슬림 숙박객들을 위한 할랄푸드도 제공한다.
호텔은 낯익은 듯 낯선 듯 어딘가 가본 적도 없는 곳의 아련한 노스탤지어를 불러일으킨다. 수영장에서 여유롭게 햇살을 즐기며 칵테일을 마시고 있으면 어디선가 불쑥 수염을 멋스럽게 기른 인도인 지배인이 나타나 필요한 것이 없는지 물어볼 것 같다.
호텔이 위치한 리틀 인디아는 여행객들 사이에서 유명한 없는 게 없는 잡화점 ‘무스타파’와 이슬람교의 모스크가 있어 특히 이국적인 분위기를 좋아하는 유럽 배낭여행객들에게 인기 있는 지역이다.
고급 호텔보다는 럭셔리한 호스텔을 지향한다는 더 그레이트 마드라스 호텔은 가장 저렴한 셰어 룸에서부터 스위트룸까지 싱가포르 달러로 $120에서 $250 선이다.
그랜드 부다페스트 호텔 대신 남국의 매력이 물씬 풍기는 이곳에서 야자수 아래 싱가포르 슬링 한잔을 즐겨보는 건 어떨까.
The Great Madras
28 Madras Street, Singapore 20842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