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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에리카 Dec 02. 2019

트로피컬 버전의 그랜드 부다페스트 호텔

Welcome to the Great Madras

Welcome to the Great Madras

 

그랜드 부다페스트 영화 포스터 by 20th century fox

영화를 보지 않은 사람이라도 한 번쯤은 보았을법한 포스터에 등장하는 묘한 분위기의 핑크색 호텔이 있다강박적이라고 할 만큼 섬세하게 작업하기로 유명한 웨스 앤더슨 감독의 스타일의 정점이라고 평가받는 작품인 <그랜드 부다페스트 호텔>의 배경인 그랜드 부다페스트 호텔이다


평론가들 사이에서는 전쟁과 파시즘이라는 무거운 주재를 특유의 유쾌한 톤으로 풀어낸 점으로도 많은 호평을 받았지만 무엇보다 많은 이들은 이 영화의 몽환적인 색감과 미장센섬세한 화면 구성, 화보 같은 연출의 매력에 흠뻑 빠졌다

화의 매력에서 헤어 나오지 못하는 마니아 팬들을 위해 아트북을 비롯한 다양한 굿즈가 나오기도 했다

 

많은 이들의 마음을 사로잡은 이 매력적인 호텔이 실제로 존재하는지 궁금해하는 팬들에게는 안타까운 소식이지만 영화 속 호텔은 실제로는 존재하지 않는다독일의 한 오래된 백화점 건물을 새로 리모델링한 후 촬영을 위한 세트장으로 활용했다고


하지만 부다페스트도 아닌독일도 아닌 싱가포르에서 남국의 그랜드 부다페스트 호텔을 표방한다는 호텔이 있다아시아의 문화의 용광로인 싱가포르 안에서도 특히나 이국적인 분위기를 느낄 수 있는 리틀 인디아 지역에 위치한 더 그레잇 마드라스 The Great Madras호텔이다


동유럽에 부다페스트가 있다면 아시아에는 인도의 마드라스(현재 이름은 첸나이)가 있다

옛 도시의 이름을 한 이곳에서는 화려하고 바쁘게 돌아가는 싱가포르 도심에서 벗어나 시간 또한 여유를 부리며 느리게 흘러갈 것 같은 느낌이다

호텔 외부 by The Great Madras

화려한 그랜드 부다페스트 호텔에 비하면 소박한 규모의 건물이지만 1년 내내 여름인 싱가포르답게 수영장이 갖추어져 있고, 비스트로에서는 무슬림 숙박객들을 위한 할랄푸드도 제공한다

할랄푸드를 제공하는 비스트로 by The Great Madras

호텔은 낯익은 듯 낯선 듯 어딘가 가본 적도 없는 곳의 아련한 노스탤지어를 불러일으킨다수영장에서 여유롭게 햇살을 즐기며 칵테일을 마시고 있으면 어디선가 불쑥 수염을 멋스럽게 기른 인도인 지배인이 나타나 필요한 것이 없는지 물어볼 것 같다

차분한 느낌의 복도 by The Great Madras
포마드를 바른 멋진 젠틀맨이 운영하는 바버샵 by The Great Madras

호텔이 위치한 리틀 인디아는 여행객들 사이에서 유명한 없는 게 없는 잡화점 무스타파와 이슬람교의 모스크가 있어 특히 이국적인 분위기를 좋아하는 유럽 배낭여행객들에게 인기 있는 지역이다

로비 옆의 라운지 공간 by The Great Madras

고급 호텔보다는 럭셔리한 호스텔을 지향한다는 더 그레이트 마드라스 호텔은 가장 저렴한 셰어 룸에서부터 스위트룸까지 싱가포르 달러로 $120에서 $250 선이다

그랜드 부다페스트 호텔 대신 남국의 매력이 물씬 풍기는 이곳에서 야자수 아래 싱가포르 슬링 한잔을 즐겨보는 건 어떨까

 

The Great Madras

28 Madras Street, Singapore 208422

http://thegreatmadra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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