몇 년 전에는 그냥 둬도 괜찮다 했는데, 이번에 새로 가게 된 치과에서는 조금 썩어서 그냥 둬도 되긴 하는데 결국 나중엔 뽑아야 한다고 했다. 나중엔 더 아플까 봐 도전했다.
이가 자주 썩기도 했고 교정도 해봤던지라 치과를 자주 댕겼다. 위잉 하는 치과 기계소리가 무섭긴 하지만, 자주 경험해서 그런지 꽤나 참을만한 아픔이라 생각했다. 그렇지만 어른이 되어도 치과는 무섭다. 흔들리는 이가 아닌 생니를 뽑아야 한다니, 게다가 언니가 자기는 무진장 아팠다며 겁을 줬다.
어금니 주변에만 마치 주사를 맞고 기다리는데 손발에 땀이 났다. 기다리는 시간이 뭐 이리 오래 걸리는 건지 , 후딱 하고 싶은 마음 굴뚝같았다. 그리곤 후딱 했다가 아플까 봐 겁이 났다. 맘이 왔다 갔다 롤러코스터를 타는 동안 마취가 꽤 되었나 보다 기계소리가 나기 시작했다.
마취하고 나서 뽑는 데까진 생각보다 아프지 않아서 당황스러웠다. 뽑은 이를 보여주셨는데 숭덩 뽑힌 것 마냥 흠집 없는 이빨이었다. 괜히 겁먹었나 싶었다.
음식은 잘 못 먹을까 봐 2+1 하는 죽을 잔뜩 샀는데, 이틀 만에 죽은 물리고, 옆에서 남편이 먹는 삼겹살 깍두기 볶음밥이 맛있어 보인다. 냉큼 조금 먹었는데 너무 맛있다.
두려움에 앞서 지레 겁먹지 말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