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편이 결제하는 넷플릭스지만, 기왕 돈 내고 보는 거 뭐 또 재밌는 거 없을까 찾다가 이번에 보게 된 '비스타즈'를 얘기해볼까 한다.
넷플릭스 주토피아 19금 버전으로 알려져 있는 애니메이션이다. 우연히 유튜브에서 소개 영상을 보고 넘어갔다. 주토피아도 꽤나 재밌었던 지라 러닝타임이 훨씬 긴 애니메이션은 어떨까 싶었는데, 비슷하면서도 다른 부분이 꽤나 흥미로웠다.
큰 세계관과 갈등은 비슷하다 과연 초식 동물과 육식동물이 함께 살아갈 수 있을까?라는 질문으로 스토리를 전개해나간다.
다만 주토피아는 좀 더 권선징악의 틀에서 교훈을 주고 싶은 의도가 있고, 비스타즈는 각 캐릭터의 내적 갈등에 초점 맞춰 나라면 어떻게 할지에 계속 물음을 던진다.
육식동물로써 나답게 살아가는 걸 포기하고 본능을 억제하고 살아가는 게 맞는 건지 매번 고민하는 늑대가 나온다. 반대 캐릭터로는 사슴이 나온다. 초식동물로써 몰래 암시장에 거래되는 나약한 존재로 태어나, 오히려 암시장 뒷골목에 폭력조직 내에서 우두머리가 되어 규칙을 정비해 나아가며 그 안에서 정의로움을 실천해나가는 부분도 꽤나 재밌었다.
육체적으로 나약한 초식동물이 오히려 이성적인 판단에 강해 좀 더 우위를 점하고 있는 역설적인 상황은 꽤나 흥미로웠다. 힘만 세고 어수룩해서 매번 불리한 상황에 놓이는 늑대를 응원하게 되고, 뛰어난 언변으로 누구에게나 주목받지만 그 늑대로부터 항상 나약함과 두려움을 느끼며 고뇌하는 사슴을 응원하는 나의 모습이 꽤나 이상하면서도 즐거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