뇌종양 간호일기 #2
*뇌종양 간호일기 #1 에서 이어지는 글입니다.
*잊고 싶지만 잊지 않을 시간의 기록을 공유합니다.
: 비슷한 상황의 글을 읽고 저도 도움을 받았거든요!
*여행기로도 곧 찾아뵐게요! '◡'
2020. 5.7. 목요일
서울대 병원으로 가는 길에 운전은 내가 하기로 했다. 제이의 눈이 피곤하거나 두통이 오는걸 원치 않았기 때문에. 제이는 평소에 운전을 별로 좋아하지 않고, 나는 운전을 좋아함에도 불구하고, 제이는 나에게 운전을 거의 맡기지 않는 편이다. 내가 운전을 하면 힘들 거라는 단순한 이유 때문이다. 본인이 싫어하기 때문에 갖는 생각이었다. 오늘도 내가 운전하겠다는 것을 한참 실랑이했으며, 돌아오는 길에는 결국 제이가 운전을 했다.
서울대 병원에 도착하여 박철기 교수님이 계신 곳이 ‘암병원’인 것을 알고, 제이는 살짝 놀란 눈치였다. '뇌신경외과'라고만 알고 있었기 때문이다. ('뇌'의 경우, 뇌암이라는 표현을 쓰지 않는다고 한다. 양성과 악성으로 구분하며, 그 정도는 1급-4급으로 분류한다.)
예약된 오전 10:30에 박철기 교수님과 면담을 했고, 교수님은 악성 전문이시기 때문인지, MRI상 양성 소견으로 보이는 제이를 김용휘 교수님께 연결해주셨다. -왼쪽 시신경을 압박하며 뇌하수체 바로 옆에 있는 약 3.5cm의 종양이라고 설명해주심.-
기다리느라 약 2시간을 지체하는 동안 '이렇게 많은 사람들이 뇌에 질병을 가지고 있구나.'라는 사실을 깨달았다. 몇 번이나 눈물이 나려는 걸 참았고, 그 와중에도 제이는 내가 지루하거나 피곤할까 봐 걱정을 한다.
점심시간이 다 되어서야 우리를 마지막으로 진료 보신 김용휘 교수님은 무척 피곤해 보이셨다. 함께 MRI 사진을 보면서 설명을 하시길, “다행히 악성이 아니라 양성이지만 사진에서 보는 바와 같이 뇌가 많이 부었어요. 종양이 왼쪽 눈 시신경을 위에서 압박하고 있어서 눈이 뿌옇게 보이게 된 것이고, 그래서 수술적 제거를 해야 합니다. 그런데 위험요소가 한 가지 더 있네요. 종양이 있는 부분의 뇌가 많이 부어서 오른쪽 뇌가 있는 자리까지 침범했어요. 이렇게 뇌가 부어있으면 혈관을 압박해서 언제 쓰러질지 모르기 때문에 수술(개두술)밖에 답이 없습니다. 수술 자체도 위험하고요.”
“수술을 안 하면, 시신경 부분에 대하여는 눈이 멀게 되겠지만 뇌부종은 수술하지 않으면 죽게 되는 거지요.”
진료실 안에서는 마우스를 클릭 클릭하는 소리만이 허공을 떠다니는 순간이 종종 있었다.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고 생각했는데, 두어 번 질문을 던졌다는 것을 뒤늦게 떠올렸다.
“눈에 증상이 오기 전부터 종양이 있던 건가요?”
“수술하면 이 증상은 좀 나아지는 건가요?”
의사 선생님은 대답과 침묵을 번갈아가며 하시다가, “큰 수술이 될 거예요.”라고 말씀하시고는 한참을 가만히 앉아 우리를 바라보셨다. 우리 역시 한동안 아무 말도 없이 가만히 있었고, 그렇게 얼마간의 적막이 흐른 뒤에 내가 먼저 “그럼 언제 수술을...”이라고 묻자, 나가서 간호사가 하라는 검사를 일단 끝내고 집에 가 있으면 1-2주 내에 입원 수속을 안내하는 전화가 올 거라고, 수술 날짜를 기다리고 있으라고 하셨다.
다른 사람들은 이렇게 교수님과 대화를 하다가 많이 울었을 것이고, 교수님은 오늘 오전 내내 지치셨을 것 같다. 우리는 둘 다 눈물을 참았다. (나는 그동안 미리 울었음에도 삐져나오는 눈물을 계속 참고 있는데, 제이도 계속 눈물을 참고 있는 것일까 하는 어림짐작에 마음이 아프다) 간호사가 일러준 검사받는 과정이 의외로 촘촘해서 잠시 슬픔을 잊을 수 있었다.
제이는 중증 환자로 등록이 되어 병원비 감면 혜택(?)을 받게 된 듯했다.-이 부분은 다시 찾아볼 예정- 대학병원 특성상 수납과 진료, 수납과 여러 가지 검사를 반복하는 과정을 겪다 보니, “대학 병원 내가 많이 다녀봐서 아는데~”라고 말하는 라떼 유형의 어른들을 이해할 수 있을 것 같다. 복잡하고 피곤한 과정이지만 익숙해지면 나쁘지 않다.
제이는 지난주에 MRI를 찍기 전에 했던 엄청난 양의 혈액검사를 또 했다. 나이와 상관없이 주사는 기분 나쁜 일이다. 대학병원의 채혈실은 기계적으로 돌아가고 있었다. 채혈관을 이동시키는 기계가 머리 위 천장에서 레일을 타고 끊임없이 움직이고 있었다. 채혈검사 후에 채뇨 검사를 했고, 가슴과 머리의 X-ray를 찍었으며, 심전도 검사까지 마쳤다. 이 모든 검사를 하는 과정에서 매번 접수증과 번호표를 받아야 했고, 기다리는 시간이 있었으며, 기다리는 사람들이 많아서 대기실에 앉아 있을 의자가 모자랄 정도였다.
언제 할지도 모르는 입원 수속을 하러 갔더니 희망 입원실 즉, 1인실부터 6인실까지 선호하는 입원실이 있느냐 물었고, 선호한다고 해서 다 되는 건 아니고 기본적으로 선호도를 조사하는 것뿐이라고 했다. 제이는 나를 만나기 전에 부모님이 오래 병원에 계신 적이 있어, 2인실이 굳이 좋지 않다는 것을 깨달았다고 했다. 2인실에 배정받는 상대방에 따라 오히려 더 시끄럽고 스트레스가 될 수 있으니 6인실이 좋겠다고 하였지만, 내 생각에는 4인실쯤 되어야 하는 게 아닌가 한다. 뇌종양 수술 후기 수십 개를 찾아 읽어보니, 수술 후에 두통이 심해 주변 소음에 민감해질 수 있다고 했기 때문이다. (바뀐 의료 정책 이후, 1인실을 제외한 입원실의 비용은 크게 차이 나지 않는다. 실비와 회사 지원등이 있기 때문이다.)
우여곡절 오늘의 할 일을 끝낸 시간은 오후 2시쯤. 아침 식사도 제대로 못한 걸 깨닫고, 병원 식당에서 식사를 하기로 했다. 나는 이상하게도 평상시에 잘 먹지도 않던 치즈 돈가스가 먹고 싶어서 주문했다가 역시나 기름기가 많은 튀김 부분은 거의 다 떼어내 버렸고, 제이는 주꾸미 덮밥을 시켜 얼마 있지도 않은 주꾸미 다리를 자꾸 내게 나눠 주었다.
약 한 달 간격으로 제이는 뿌리 염색을 하러 미용실에 가는데, 특히 제이는 시기를 놓칠 경우에 새치가 두드러져 보인다. 뭐, 외모가 중요하냐 같은 질문을 한다면 할 말은 없지만 나이에 비해 젊어 보이는 스타일인데 새치 때문에 훨씬 나이 들어 보이면 약간 억울하지 않은가. (사실 본인은 아무 상관없다는데 내가 신경 쓰는 것 같다.)
게다가 한 달쯤 지나 뿌리 염색을 할 즈음엔 머리도 많이 자라서 덥수룩한 상태이기 때문에 -그는 머리숱이 굉장히 많다- 이러나저러나 머리도 다듬을 겸 미용실을 갈 시기는 항상 돌아온다는 말을 하는 거다.
그런데 이번에는 병원에 다니다가 그 시기가 며칠 지나가버렸고, 그래서 더욱 부하고 덥수룩해 보이는 머리 때문에 고민을 하는 중이었다.
‘어차피 수술을 하면 머리를 밀어 버릴 텐데 굳이 염색할 필요가 있을까?’
제이는 진심인지 거짓이지 헷갈리는 말투로 말을 건넸고, 그 말을 들은 나도 처음에는 ‘그런가!?’ 했지만, 수술 날짜가 아직 잡히지도 않은 데다 그렇다고 예쁜 모습으로 살아가는 방법 중 하나인 미용실을 잠시 포기할 이유도 없다는 생각이 번쩍 들었다.
단골 미용실에 예약을 했다. 당일 저녁 7시에 방문한 것은 처음이었고, 제이의 머리는 예쁘게 되어 만족스러웠다. 마지막에 우리 담당 디자이너 실장님이 “자꾸 짧게 잘라 달라고 하시던데 이 길이가 딱 괜찮아요.”라고 내게 말해서 울컥했다. 평소에 제이는 '제이를 가장 많이 봐주는 사람이 나이기 때문'이라는 이유로 나에게 본인의 스타일을 맡기곤 했는데, 이번에는 곧 머리카락을 자를 거란 생각에 그런 말을 했나 보다.
머리를 하는 동안 우리와 친한 지인인 L언니(쿠바댁 린다 언니)에게 카톡으로 사실을 알렸고, 언니는 깜짝 놀라서 눈물이 났다며 나는 오죽하겠냐며, 둘 다 마음 다잡고 건강 음식을 먹으라는 조언을 주기 시작했다. -실제로 언니는 몇 해 전부터 건강식으로 식단을 바꾸고 건강해졌다.- 진심으로 다독여주고 걱정해주는 언니는 그 뒤에도 자주 안부를 물어주었다.
뇌종양으로 투병하는 사람들의 후기를 읽다 보면, 다른 사람의 관심도 싫고, 병자 취급받는 것도 싫고, 보호자에게 하는 위로도 싫다는 사람들이 간혹 있더라. 나와 제이는 그렇지 않다. 가까운 사람이 주는 위로와 관심에 더욱 힘이 나고 그들에게 살아오면서 느낀 감사에 몇 배가 더해져 감사함을 느낀다.. 고 서로 대화했다.
그런 의미에서 “언니, 고마워.”
그리고 안부 물어주시는 지인분들께 진심으로, 진심으로 감사드린다.
2020.5월. 8일. 금요일
어버이날이지만 부모님과 5일에 미리 식사를 했던 이유는 오늘 나의 촬영 스케줄이 있기 때문이다. 내가 책을 출간한 지 한 달이 채 되지 않았을 때 그러니까, 4월 중순쯤에 인터파크 공원 생활(인터파크 공식 유튜브) 제작 관계자님께서 ‘작가와의 만남’ 코너를 새로 론칭할 예정이라고 촬영을 의뢰하셨다.
한 달 전에 미리 약속한 촬영이라 취소하기에 무리가 있어 그대로 진행하였지만, 사실 어젯밤까지만 해도 ‘지금 이 기분으로 어떻게 촬영을 한담. 사정을 말하고 이제라도 취소할까.’ 하는 생각을 수십 번 했다.
“어떻게 하지?”
“나 말도 잘 못할 것 같아.”
“우황청심환이라도 사 먹을까?”
‘갑자기 눈물이라도 나면 어떡하지?’
제이는 예정되어 있던 인터뷰 촬영을 나와 함께 가기 위해 미리 하루 휴가를 내놓았던 상태였다. 이 스케줄은 뇌종양 진단을 받기 전에 짜여진 일이다. 충분히 혼자 갈 수 있었지만 제이는 이럴 때 같이 가서 도와주고 싶어 했고 실제로 그것은 힘이 된다.
이번 조지아 여행책, <대체 조지아에 뭐가 있는데요?>를 소개하기 위한 인터뷰를 위해 조지아 기념품 와인, 조지아 여행 기록 파일까지 챙겨갔다. 꼼꼼한 포장은 역시 제이 몫이었다.
책을 읽고 오신 담당자분께서 “이 분이 혹시 책 속의 제이...?”라고 물으셨고, “네.”라고 대답한 이후에 촬영은 화기애애하고 즐거운 분위기 속에서 진행되었다.
나는 유튜브 개인 채널을 가지고 있긴 하지만 여행 영상은 대부분 음악에 맞춘 편집본이지, 내가 이런저런 설명을 쫑알쫑알하는 그런 스타일의 영상이 아니다. 아무리 오랫동안 학생들 가르치는 일을 해왔지만 카메라 앞에 대고 자연스럽게 말하고, 행동하는 '끼'는 없기 때문이다.
이렇게 분위기 좋은 스튜디오 소파에 앉아, 반사판 아래 카메라 두 대 앞에서 대본 없이 대답을 한다는 게 쉬운 일은 아니었다. 테이블이라도 있을 줄 알고 대답을 위한 메모를 이것저것 해왔는데 백 퍼센트 즉답이나 마찬가지라 뒤죽박죽이었다.
총 촬영 시간은 두 시간쯤 되었고, 중간에 한 번쯤 집중력을 잃어 미소도 함께 잃었던 기억이 난다. 두 시간 촬영을 했지만 약 10분짜리 영상 두 개로 나눠 나갈 것이라고 했는데, 당최 조지아에 관해 제대로 다 말하지 못한 것만 같아 아쉬움이 가득이다.
중간중간 바깥에서 비행기 소리가 날 때마다 촬영은 멈추었고, 에어컨 소리 때문에 에어컨을 껐기 때문에 점점 더워졌고, 점점 잃어가는 집중력과 멀리서 나를 바라보는 제이를 흘끔흘끔 바라보다가 내 시선을 갈 곳을 못 찾아 결국 시선 처리가 불안한 영상이 나올 것이 뻔해서 엉망이 되었다는 생각이 들었지만 제이는 잘했다고 잘했다고 해주었다.
촬영장이 송파구 방이동이어서 근처 서울 나들이를 할까 했지만 역시나 피로감을 누적시키면 안 될 것 같아 집으로 돌아왔고, 저녁 식사로 엄마가 갖다 주신 삼계탕을 데워 먹었다. 엄마가 간은 따로 하라고 하셨지만 우리는 둘 다 싱겁게 먹는 타입이라 그 맹맹한 삼계탕을 깍두기와 함께 먹으며 “맛있네.”를 연발했다.
참, 뇌종양에 좋은 음식이 표고버섯이라는 후기를 보고, 표고버섯을 사다가 매 끼 데워 먹고 있다. 린다 언니가 야채는 쪄서 먹는 게 가장 좋다고 하여 없던 찜기마저 구입했다. 표고버섯의 식감도 쫄깃하고, 맛이 좋다.
*알고 보니, 표고버섯은 수술 직전에는 먹지 않는게 좋단다. 혈관이 깨끗해지고 피가 잘 돌게 되면 수술 중 과다 출혈에 있을 수 있기 때문이란다. 수술이 끝난 후부터 잘 챙겨 먹도록 해야겠다.
2020년 5월. 9일. 토요일
왠지 수술 전에 자유롭게 나들이가 가능한 마지막 주말이 될 것 같아서 근교 잔디가 있는 카페라도 갈까 했지만 비가 내린다. 28층에 살고 있다 보니 빗소리가 잘 들리지 않아 아쉽다. 베란다 창 앞에 빗소리가 도드라지게 만들 수 있는 플레이트? 같은 것을 장착해야겠다고 생각한 지 일 년이 흐르고 말았다.
비가 내리는 하늘은 흐리기만 하고, 너른 창 너머 회색 빛 하늘을 바라보고 있자니 쳐지는 기분이 들어 외출하기로 했다. 둘이 큰 우산을 함께 쓰고 비를 맞는 기분도 나쁘지 않을 테니까. 아니, 시원한 바람을 맞으며 빗소리 들으며 허리에, 어깨에 손을 두르고 걷는 기분은 더없이 좋을 테니까. 싱그럽고 로맨틱한 이런 일상을 우리는 자주 향유한다.
오후에는 집에서 넷플릭스를 보다가 책을 읽거나 블로그를 했다. 나는 진작 뇌종양에 관한 카페에 가입하고, 정보를 찾아보고, 이렇게 기록도 하며 제이의 기분이나 건강 변화를 살피고 있는데 제이는 어떤지 모르겠다. 관심사를 돌리려 그런 건지 평소와 다름없이 책을 읽고 블로그를 한다. 회사 다니며 하는 취미생활 치고는 꽤 열정적이다. 생각해보면 제이는 뭐든 열심히 하는 편인 것 같다.
나는 제이와 서울대병원을 다녀온 이후 블로그와 인스타그램에서 손을 떼었다. 하지만 나에게는 SNS가 그저 일상 기록이 아닌, 일과 직결될 수 있는 발판을 마련하는 도구이기 때문에 마냥 손을 놓고 있을 수는 없을 것이다. 인스타그램 속에서 일상을 살아가는 사람들을 보며 함께 웃다가도 이유 없이 괜히 짜증이 나기도 하는 건 자연스러운 감정이니까 이겨내기로 하자. 제이가 아프다고, 그래서 우리가 극복해야 할 슬픔이 있다고 해서 그 슬픔을 세상에 퍼뜨리려고는 하지 말자.
2020년. 5월. 10일. 일요일
제이의 식단에 신경을 쓰기 시작해야겠는데 어디서부터 손을 대야 할지 모르겠다. 우리는 둘 다 혼자 (바쁘게) 살아온 시간이 길었고, 그래서 인스턴트식품에 자연스럽게 노출이 되어 있었기 때문에 ‘대충’ 챙겨 먹는 것에 익숙하다. 엄마가 음식을 해서 냉동실에 채워 넣어주신 것을 먹을 때도 있지만 제이는 이러나저러나 음식 자체에 큰 기복이 없다. 본인이 요리하는 법도 없지만 내게 절대 요리를 강요하지도 않고, 아무거나 먹자고 말하곤 한다.
이젠 가공식품과 당, 탄수화물을 멀리하고 자연식품에 신경 쓸 때가 왔다. 아직 본격적으로 찾아보지 않았지만 표고버섯과 브로콜리가 좋다고 하여 데워먹기 시작했다. 찜 용기를 사용하면 쉽게 요리할 수 있고 맛도 좋아 이 쉬운 걸 진작 할걸... 하는 생각을 한다.
제이는 음식의 효능 따위에 부정적인(?) 생각이 많던 사람이라 이것저것 먹자고 하는 내게 그럴 필요 없다고 말하지만 사실은 내가 해주면 잘 먹을 거라는 걸 안다. 뇌의 종양 크기를 조금이라도 천천히 키울 수 있다면, 그게 무슨 약제나 약품이 아닌 자연식품인 이상 안 먹을 이유가 없지 않을까!
오늘도 뒤적뒤적 정보를 찾다 보니, 뇌종양에 현미차가 좋다는 말을 읽었다. 뇌종양 중에서도 교모세포종이라는 것은 악성 중에서도 악성이라 예후가 좋지 않은 경우가 대부분이다. 그럼에도 치료가 잘 끝나 정상적인 삶을 살고 있는 경우가 있는데, 그중 시한부 선고를 받았다가 현재 4년 이상 잘 살고 있다는 분의 후기였다.
모든 병에 중요하게 작용하는 것이 바로 ‘면역력’인데 이 면역력이라 하는 것은 우리 몸에 있는 장기 중, ‘장’이 큰 역할을 한다는 것이다. 즉, 장 건강을 지켜야 면역력의 기초가 바로 서는 것인데 이를 위해 챙겨 먹어야 할 것이 바로 ‘현미차’라는 것. 이 분은 4년간 현미차를 하루 2L씩 마시며 건강을 유지하고 계시단다.
찾아보니 별거 없다. 현미를 사다가 프라이팬에 살짝 볶아 물에 넣고 끓이거나, 끓인 물에 한 두 스푼씩 넣어 우려 마시면 된다. 현미를 적당히 볶는 게 관건일 텐데, 며칠 전 마트에 갔다가 유기농 볶은 현미를 팔고 있는 것을 기억해냈다. 볶은 현미 겉포장이 기억나서 내일은 제이랑 마트에 가야겠다고 생각했다. 여기저기 몸에 좋은 음식이야 많겠지만 지금은 뇌와 면역력에 집중하자.
*오늘은 마트 문 안 여는 일요일이다.
제이와 보드게임을 했다. 카르카손이라는 간단한 게임 하나를 새로 들여 단판 승부를 정하는 동안은 둘 다 게임에만 집중할 수 있던 것 같다. 둘이 함께할 수 있는 것들이 많아서 좋다.
밤이 되니 린다 언니가 밥은 잘 챙겨 먹고 있냐고 안부를 물었다. 아무것도 아닌 안부에도 고마움이 느껴진다.
*제이의 뇌종양 전조증상??
: 자고 일어나도 개운하지 않음.
: 잦은 두통 - 타이레놀 자주 먹음.
: 가끔 (자주) 소화불량 (이나 밀가루 과자 초코 좋아함)
: 인공눈물이 필요한 정도의 안과 처방
: 진단 5개월 전부터 한쪽 눈이 뿌옇게 보이기 시작
*보통 사람들의 뇌종양 전조증상
: 아침에 일어날 때 두통
: 이명현상 (청신경 근처 뇌종양일 경우)
: 한쪽 눈 뿌옇게 보이는 현상 (시신경 근처일 경우)
: 팔이나, 다리 저림
: 잦은 어지러움 + 헛구역질, 구토
: 물건을 잘 떨어뜨리거나, 자주 다리에 힘 풀림 (운동신경)
: 단어가 잘 생각안나서, 말로 안나오거나 글로 잘 안 써짐.
: 무증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