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트업 5년차의 단상ㅣ스타트업에서 일할지 고민되는 당신에게
나는 총 6년의 경력 중 약 4년을 스타트업에서 일했다. 대학교 동기들 중에 스타트업을 선택한 사람은 드물다. 그런데도 나는 그 길을 택했고, 오늘 그 이유가 분명해졌다.
스타트업이란 불확실성, 비체계성, 상대적으로 낮을 수 있는 급여까지 안정적인 성향의 사람이라면 선뜻 선택하기 쉽지 않은 환경이다. 당연히 있을 거라 여겼던 '사수'도 없을 확률이 높다. 반면 장점으로는 자율성, 도전, 극도의 주도성이 있다. 얼마나 주도적으로 일하냐면 내가 일을 하지 않으면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고, 반대로 일을 하면 어떤 성과로 이어졌는지를 명확하게 볼 수 있다.
첫 직장을 스타트업으로 시작했을 때는 꽤나 괴로웠던 것 같다. ‘회사에서의 일’을 하는 방법을 몰랐고, 사수도 없으니 방향을 잡기 힘들었다. 마음만 앞섰고, 원하는 결과를 얻기는 어려웠다.
하지만 7년차에 접어들면서 스타트업에서 일하는 것은 매우 힘들면서도 보람차다. 이제는 할 줄 아는 것이 생겼고, 내 장점도 알게 됐다. 따라서 무엇을 활용해 문제를 풀 수 있을지 고민하고 실천하는 것을 반복하면 된다.
모든 직장인이 힘들겠지만 스타트업에서 일하는 것은 회사의 존속 자체가 불확실한 상황에서 개인에게 꽤나 큰 책임감을 느끼게 하는 구조이기 때문에 괴롭다. 그럼에도 왜 스타트업에서 커리어를 시작했을까, 지금도 일하고 있을까. 결국 ‘자율성’ 때문이었다. 내가 모든 것을 해내야 한다. 물론 다른 사람들과 협업해서이지만 이미 2인분쯤 하는 사람들의 협업을 이끌어내야한다.
그렇다면, 나는 왜 그토록 ‘자율성’을 원할까. 아마도 어린 시절, 수동적인 환경 속에서 자랐기 때문일 것이다. 학교와 학원에서 가르쳐 주는 것을 배우고 읽으라는 책을 읽으며 자랐다. (공부는 내 의지로 했지만 그 수단은 외부에서 제공이 되었다고 봐야한다.)
같은 대학교에 온 친구 중 자율적으로 책도 많이 읽고 깊은 생각을 하며 학창시절을 보낸 친구들도 있지만, 나는 그렇지 못한 편에 속했다. 그래서 늘 뭔가를 '내가 혼자, 스스로 하고 싶다'라는 욕구가 기저에 눌려져 있었던 것 같다.
그 욕구를 해결하기 위해 나는 아직 스타트업에 남아 있다. 내가 한 일이 내 것으로 남는 다는 그 느낌. 나는 그걸 소중히 여긴다. 그랬을 때 진짜 성장할 수 있다고 믿는다.
(당연히 괴롭지만) 돈을 받으며 일을 하는데 내가 해결하고 싶은 욕구를 상당 부분 만족할 수 있다는 건 크게 감사한 부분이다.
스타트업에서 일하는게 맞을지 고민하는 분들이 있다면, 한 번 일해보시라 권하고 싶다. 잘 안맞을 수도 있지만 개인의 성장에 꼭 필요한 경험이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