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전시회/박람회 준비 팁 & 후기

Japan IT Week 2025 (일본 IT 위크 춘계)를 다녀와서

by 이레

요즘 APAC 시장을 타겟하는 대부분의 B2B 기업 담당자분들은 일본 전시를 고려하실 텐데요. Japan IT Week처럼 기성 전시회나 박람회에 참여하는 분들께 도움이 될 팁과 후기를 남깁니다. 최근 4/23-25 총 3일간 Japan IT Week에 실제 부스 전시자로 다녀온 경험을 바탕으로, 지리적으로 가까운 나라지만, 막상 비즈니스로 다가가려면 쉽지 않고 정보가 생각보다 많이 없어서 도움이 되기를 바라는 마음입니다.



처음이라면 '참관'부터

한국에서와 비슷하게 전시회에 부스를 낸다는 건 큰 결심이 필요한 일입니다. 2박 3일간 진행된 Japan IT Week의 경우 기본적인 부스 참가비+장치비 (디자인 포함)만 1천만 원이 훌쩍 넘으니까요.



그래서 저는 먼저 항공비+하루 이틀 숙박비 정도만 투자해서 일본 시장의 분위기를 살펴보시길 권장합니다. 부스를 준비한다는 것은 메시지, 디자인, 모객 방법 등 전략적으로 결정해야 할 사항이 많기 때문에 일본 시장에 대한 이해도가 상당히 필요한 일입니다. 온라인을 통해서도 조사할 수 있지만 현장에서 얻을 수 있는 정보가 확실히 있습니다.


IMG_4883.jpg Japan IT Week을 비롯해 다양한 전시가 열리는 '도쿄 빅사이트' 전경



일본 첫 전시회로 Japan IT Week을 가볼 만한 이유


일본 시장이 처음이시고 IT 기업이시라면 일본의 가장 큰 IT/DX (디지털 혁신) 쇼인 Japan IT Week에 가보시면 어떨까요?

크게 4가지 유형의 전시로 구성되어 있어서 (Japan IT Week, Japan DX Week, Sales & Digital Marketing Week, E-commerce & Store Week), 일본 시장의 트렌드를 한눈에 볼 수 있습니다.


KakaoTalk_Photo_2025-05-21-11-25-06.png 출처: Japan IT Week 홈페이지



Japan IT Week 참가 팁 - 교통, 식사

Japan IT Week은 일본의 코엑스라 불리는 오다이바 지역 (장소명: 도쿄 빅사이트)에서 열립니다. 도쿄 시내에서는 거리가 먼 편이며, 하네다 공항이 가깝고 공항에서 바로 오는 버스도 있습니다. 전시회 중 점심은 빅사이트 내부에서 해결할 곳이 많지만, 저녁에는 마땅치 않기에 시내로 이동해서 드시기를 권장합니다.



일본 전시회는 한국과 이렇게 다릅니다


1) 굿즈에 움직이지 않는 일본인

한국에서는 이벤트로 굿즈(기념품)를 제공하면 부스에 관심이 없더라도 안에 들어와서 설명을 듣는 반면, 일본 사람들은 관심 있는 부스가 아닐 경우 굿즈를 준다고 방문하지 않습니다. 그래서 부스 메시지를 정교하게 준비해서 우리의 타겟 고객들이 찾아올 수 있도록 유도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2) 가고 싶은 부스를 미리 정해놓고 오는 일본인

한국에서는 입구 쪽에 있는 부스가 모객 측면에서 확실히 유리합니다. 하지만 일본에서는 꼭 이 공식이 해당된다고 볼 수는 없습니다. 그 이유는 전시회 지도에 가고 싶은 부스를 미리 정해놓고 오기 때문입니다. (한국에서는 입구에서 부스의 위치를 확인하는 반면, 일본 전시회에서는 모든 참관객에게 부스 위치가 상세히 나와 있는 전시회 지도를 제공합니다.) 따라서 전시회에 입장하자마자 원하는 부스로 직진하는 경향이 두드러집니다. 홍보 멘트를 아무리 날려도 눈길조차 주지 않는 경우가 빈번했습니다.


IMG_4644.jpg 전시회 지도 중 일부


3) 일본어가 가능하다면, 세미나는 선택이 아닌 '필수'

한국에서도 부스 모객의 방법으로 세미나를 하는 경우를 꽤 볼 수 있긴 하지만, 일본에서는 많은 부스 방문자를 유치하고 싶다면 세미나는 꼭 준비하세요. 예를 들어 Japan IT Week에서 구글 클라우드는 하루에도 세미나를 15번 진행하기도 했습니다. (물론 구글 클라우드 관계자들만 연사인 건 아니고, 부스도 그렇고 세미나 연사자들을 고객사들로 구성했기에 가능했을 것입니다) 그곳에 사람들이 자연스레 몰려들었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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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탠바이미에 보이는 미니 세미나 일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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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니 세미나 모습 & 장소


4) 굉장히 모객을 열심히 하는 일본 참가업체들

한국에서 열리는 전시회에서도 룰렛 돌리기, 키오스크를 활용한 퀴즈 등 다양한 모객 방법을 시도하지만, 모두가 부스로 들어오라고 유도하는 장면은 상상하기 어렵습니다. 반면 일본에서 느낀 분위기는 상상 초월이었습니다. 사진에서 보실 수 있듯이 부스 앞에 모든 사람들이 나와서 굿즈를 들고 우리 부스로 들어오라고 유도합니다. 굿즈로 유인이 크게 되진 않더라도 메시지를 던지지 않으면 아무도 들어오지 않을 것이기 때문에 덩달아 모객을 열심히 해야 하는 분위기입니다. (저희 부스 앞에는 훈남 일본인들이 오로나민씨를 제공하며 모객을 했고 꽤나 효과가 좋아 보이기도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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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스 앞에 나와서 적극적으로 모객하는 모습



5) 도표가 먹히는 일본

굿즈에는 멈추지 않지만 도표를 보고는 일본 참관객들이 멈추고 알아보기 위해서 부스로 들어가는 모습을 많이 봤습니다. 이미 수치적으로 제품 도입 시 고객이 얻을 수 있는 비즈니스적 성과가 있다면 도표를 눈에 띄게 부스에 배치하시기를 추천합니다. 우리나라에서는 고객사 로고를 보통 강조하는데 일본은 이런 도식이 의사결정자에게 신뢰를 주는 것 같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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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기업이 일본 전시회 참여 시 꼭 기억해야 할 5가지


1) 전시회 참여 목적을 분명히 하세요

전시회에서 부스를 낸다는 것은 큰돈이 드는 일이기 때문에 참여 목적을 분명히 하는 게 좋습니다. 시장 분위기를 읽기 위함이라면 먼저 참관하는 것이 좋고, 고객을 찾는 건지, 파트너를 찾는 건지에 따라서 우리가 고객에게 건네는 메시지도 달라집니다.


2) 부스 내 모든 메시지와 자료들은 일본어로 준비해야 합니다

부스 메시지는 물론, 제품 브로슈어, 세일즈덱, 제품 소개 영상을 모두 일본어로 준비해야 합니다. 해외시장 진출 시 로컬라이제이션 (현지화)은 당연하다고 생각하실 수 있겠지만, 일본에서는 필수입니다. (아직 본격적인 진출 결정 전 단계라면 제품 현지화까지는 시기상조라고 생각합니다) 전시회에 오는 분들 중 영어권 외국인을 빼고 영어를 하는 사람이 손에 꼽을 정도였습니다.


3) 일본어 번역은 상황에 맞게 전략적으로 준비하세요

이번 전시회를 준비하면서 가장 어려운 것이 자료를 일역하는 것이었습니다. 일본어 구사가 가능한 비즈니스 담당자가 있다면 좋겠지만 아직 시장 진출을 타진할 경우에는 담당자가 저처럼 일본어를 못하는 경우도 있을 가능성이 높죠.

제가 추천드리는 방법은 챗GPT를 활용하는 것입니다. 특히 저희 회사처럼 기술 집약적인 제품이라 번역 난이도가 높거나 일본 시장을 '타진'하는 초기 단계에서는요. 아니라면 홈페이지 일역 등 계속 일역에 있어서 호흡을 맞출 번역 업체를 찾고 그 업체와 충분한 시간을 가지고 주고받으면서 우리가 자주 쓰는 단어 등을 지속적으로 교육하면서 진행하면 좋을 것입니다.


4) 일본어 가능한 인원이 최소 2명은 필요합니다 (부스 크기 8 제곱미터 기준)

직원 중 일본어 가능한 인원이 있다면 가장 좋고 (이 경우에도 일상 일본어와 비즈니스 일본어는 쓰는 언어가 다르다 보니 미리 훈련해 오시는 걸 추천드려요) 아닐 경우 현지에서 유학생을 구하거나 기관을 통해 통역원을 구하시길 바랍니다. 어떤 경우든 사전에 제품에 대해 교육하는 것이 제일 중요합니다. 제품에 대한 이해는 물론, 어떤 일본어 단어를 활용해 소개할지까지 소통이 이루어져야 합니다.


5) 부스에 찾아오기를 기다리지만 말고, 먼저 찾아가세요

부스를 진행하는 이유는 우리 부스에 온 사람들에게 회사와 제품 설명을 하기 위해서입니다. 하지만 인지도가 없고 심지어 외국인이 하는 부스라면 많은 사람들이 찾아오기는 어려울 거예요. 전략을 거꾸로 바꿔보세요. 관심 있는 부스에 찾아가서 우리 회사를 소개하고, 파트너십에 관심 있다면 관련 담당자를 연결해 달라고 요청해 보세요. 부스에서 고객을 맞이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우리가 생각하는 프로필의 사람이 오지 않는다면 이 전략을 꼭 활용해 보세요. 이를 위해서는 사전에 타깃 기업을 추려두면 좋습니다. (물론 사전 미팅을 잡아서 현장에서 진행하는 것이 좋겠지만, 콜드 메일의 성공률을 생각해 보면 현장에서 움직이는 게 더 현명하기도 합니다.)



그 외 부스 참가 팁


1) 한국정보통신기술산업협회(KICTA) 공동관 참가도 추천해요

직접 전시회에 신청하는 방법도 있겠지만, 저희는 이번에 한국정보통신기술산업협회(KICTA)를 통해 나갔고 꽤나 준비 과정이 만족스러웠습니다. 가이드 주시는 것에 맞게 입금하고 디자인을 준비하면 됐고, 물류, 항공/숙박 등도 협력 업체를 통해 진행을 할 수 있었습니다.


2) 와이파이는 유선 구매를 추천하나 비싸요
원활한 현장 데모를 위해서는 유선 연결이 필수이고, 무료 와이파이도 조금 불편하긴 하지만 쓸만합니다.

무료 와이파이를 쓸 경우 끊길 가능성이 높고 노트북마다 호환이 되는 정도가 다를 수 있기에, 데모용 노트북을 최소 2개 준비해 두기를 권장합니다.


3) 반한 감정? 생각보다 크진 않아요

일본 시장에서 한국 기업을 기피하는 분위기가 있다고 하셔서 회사 이름, 부스 디자인 등 한국 기업임이 드러나지 않도록 유의했습니다. 하지만 공동관에 한국 부스가 몰려 있기도 하고 설명하다 보면 본사가 어느 나라에 있는지를 물어보기 때문에 숨기기는 쉽지 않습니다. 그래도 다음번에도 참가한다면 여느 일본 기업과 같이 보이도록 신경을 여전히 쓸 것 같아요.


4) 전시자는 모두 VIP 배지로 신청하세요

전시장 출입구에 미팅을 할 수 있는 VIP 룸 공간이 별도로 있습니다. 이곳은 원칙상 VIP 배지 소지자만 들어갈 수 있기 때문에, 회사 내 직급과 상관없이 VIP 배지로 신청하세요.


VIP 룸


그 외 일본 비즈니스 예절은 꼭 인터넷에서 검색하고 가시기를 바랍니다. 한 예로, 일본 사람들은 처음부터 명함을 건네지 않고 어느 정도 이야기를 나눈 다음에 명함을 건네는 것이 예의라고 합니다.


일본 시장은 긴 호흡으로 접근해야 하고 미팅에서 긍정적인 반응을 얻었다고 본격적인 PoC 등으로 이어질 거란 보장이 있진 않다고 합니다. 전시회에서 얻은 이메일로 주기적으로 연락을 하며 신뢰를 쌓는 것이 중요하다고 하는데, 이 부분에서 성과를 얻게 되면 한번 더 글로 남겨 보도록 할게요.





그 외 일본 시장 진출 과정에서 궁금하신 점이 있다면 댓글로 남겨주시면, 아는 선에서 답변을 드리도록 하겠습니다. 제가 준비하면서 도움을 얻었던 뉴스레터 링크도 아래 남겨놓을게요.


지팡 일본사업 레터

https://maily.so/zipa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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